한양성균관숭실 [1432440]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5-12-24 02:32:27
조회수 167

성균관대 정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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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이미 나왔다.이제 와서 더 잘 볼 수 있었을까, 덜 실수했을까를 따져봐도 의미는 없다.할 수 있는 계산은 다 해봤고, 가능한 경우의 수도 머릿속에서 수십 번은 굴려봤다.
결론은 하나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

그래도 성균관대를 정말 가고 싶다.

처음부터 확고한 1지망이었던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대학 라인을 찾아보다가,
성적을 기준으로, 분위기를 기준으로, 그리고 막연한 동경 같은 걸 기준으로
조금씩 마음이 기울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되면 좋겠다”가 아니라
“여기였으면 좋겠다”가 되어 있었다.

성균관대라는 이름이 특별해서라기보다는,
그 학교에 다니는 나를 상상했을 때
이상하게도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설렜다.
괜히 캠퍼스 사진을 찾아보고,
학과 커리큘럼을 읽어보고,
합격 후기보다 불합격 후기를 더 많이 읽어봤다.
떨어졌을 때 덜 아프기 위해서.

공부를 하면서 늘 완벽하진 못했다.
열심히 한 날도 있었고,
핑계를 대며 흘려보낸 날도 있었다.
그래서 더 욕심이 생기면서도, 동시에 겁이 난다.
‘이만큼 하고 바라면 너무 뻔뻔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균관대를 정말 가고 싶다.

원서 접수 버튼을 누르기 전,
괜히 한 번 더 성적표를 보고
괜히 한 번 더 계산기를 두드린다.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는데도 말이다.
이건 아마 미련이라기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다.
합격시켜 달라는 기도라기보다는,
내가 이만큼 바랐다는 사실만이라도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기도에 가깝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마음이 부끄럽지는 않다.
어디든 가면 잘해야겠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성균관대를 정말 가고 싶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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