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람은 바뀐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543449
지친 하루 끝에 하교하는 길에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들고
눈 감고도 정확히 입력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선 늘 보던 사이트를 연다
릴스, 쇼츠, 각종 커뮤니티들...
엄청나게 재미있다고는 말을 못하겠으나, 시간이 나면 습관적으로 들어가 있는 사이트들이다
거대한 데이터의 바다 속에서 우리는 쉽게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접근한다
흔히 올라오는 커뮤니티 싸움 썰들, 자극적인 이야기와 잘잘못을 가려내는 이야기들
댓글창을 키면 당연하다는 듯이 욕이 올라와 있다
어쩌면 거기에서부터 우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편견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각종 사이트들에선 사람들의 분풀이로, 멋대로 이야기의 선악을 판별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그 안에서 우린 멀리 떨어져서 남을 판단하는 재판관이 되곤 한다
여기에선 얘가 잘못했네. 아니야, 여기에선 얘가 더 잘못했네. 이런 애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걸까?
극단적인 사례들에 대한 접근이 늘어나면서 점점 우리의 무의식에는 혐오의 싹이 트고
다른 이들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대신 포기하고 수용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이성적이라고 여겨지게 되었다
어디에서 고민 상담을 하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별과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무시해, 선생님께 신고가 답이야.
학교에서 선생님께 무례하게 구는 애들을 보면?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지? 저런 애들이랑 같이 있고 싶지 않아.
이런 이들과의 관계에서의 답은 늘 "손절", "포기"라는 단어들로 완성된다
그들에게 다른 답안, 예를 들어 "경청", "이해", "노력"이라는 단어들을 내놓으면
도리어 "고구마"가 되고는 한다
어린 시절, 사람이 바뀌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기던 때
그때의 나는 중학생, 고등학생의 시기를 거치고
여러 방법으로, 소문으로, 인터넷으로 이야기들의 홍수에
지워지고 말았다
우리는 어쩌다가 타인을 포기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되었을까
커뮤니티에 아무 생각 없이 잘잘못을 가르던 댓글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왜 고민상담 유튜버들은 타인을 바꾸려고 하는 이들에게 "쓴소리", "팩폭"을 날리게 되었을까
역설적으로 그건 그들도 다른 이야기에서 노력에 대한 결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타인에 대한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 누적되고
인간에 대한 불신,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대물림되어
늘 존재해왔던 것처럼 존재하게 된다
노력의 배반을 피하기 위해 절망을 택한 자들
그것이 일상적인 우리였다
그런 우리도 꽤나 간과하는 것이 있다
사람을 바꾸려면, 자기 자신도 자신을 지탱하던 신념이 바뀔 만큼 고통스러워야 한다
다른 사람을 구하는 것은 당연히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 한 노력이 보이지 않더라도
다른 이들의 내면 어딘가에 쌓여서, 분명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무척이나 잊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의 "빌런"들은 이런 사회에서
대화의 기회, 생각의 기회, 반성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바뀔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작은 관심, 노력
우리가 포기해버린 이런 미덕들이 계속 유지되는 것에는
그 작은 가치들이 피워낼 수 있는 싹이, 그 싹이 자라서 피워낸 꽃이
너무 찬란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이들
어쩌면, 또 어쩌면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며 몸부림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댓글과 댓글 사이
적히지 못한 그들의 속이야기들
사정없는 악인은 없다만
우리도 그 이야기를 한 번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우리의 작은 관심, 작은 노력
어린 시절의 나로의 회귀가
어떤 이들에게는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구출이다
이런 구출은 행위 자체가 화려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그들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
그들이 바뀔 수 있는 사람이며
그들 또한 사랑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
사실 사람은 바뀐다
우리는 사람에게 너무 인색하게 생각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일
그들을 믿어주고, 그들이 바뀔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
그들이 스스로 바뀔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일
그걸 통해서 사람은 바뀐다
0 XDK (+1,000)
-
1,000
-
근데 고시는 최소3년잡으면서 6 3
수능은 올1컷받으면 약대가는데 왜 1컷까지 1년만에길려고함 물론 고시는 바로일하긴하지만..
-
반도체 산업 자체가 Ai 때문에 떡상하는데 하닉 계약 입결 더 오를듯한데
-
공룡은 멸종되었는가 의견은 댓글로
-
진학사 업뎃 몇시에 됨? 1 0
정해진 일정이 있음?
-
여자친구가 사랑한다고 하는데 7 1
이거 플러팅인가요
-
불안심리<< 새벽만되면 ㅈㄹ 3 0
스트레스받네 아 순위가 왜 계속내려가 ㅅㅂ
-
제가 최초합으로 뜨는데 390이 넘는분들(최소 컷보다 5점up)이신분들은 여기 등록...
-
약간 내가 초딩이미진가 9 2
중딩이미지로 탈바꿈 해야겜ㅅ군 쿄쿄쿄크크크킄
-
1-높3 정도 가챠돌리기임 사탐은 안해봐서 모름
-
다들뭐함 6 0
빨리자라
-
ㅈㄱㄴ
-
세계사 집단은 썩었다 4 0
사탐러중 역스퍼거라는 집단때문에 공부잘하는 애들 안옴+이과들도 역스퍼거때문에...
-
수면패턴 교정 2일차 0 1
https://orbi.kr/00076533174/%EC%88%98%EB%A9%B4%...
-
입시 체제 희대의 개쌍놈
-
요즘 어휘 쉽게 나오지 않나;; 1819난이도면 다틀리는데 ㅅㅂ
-
약대편입 시도많이하나요. 17 0
약대편입이 수능 다시보는거보다 쉽나요
-
푸하하 12 0
왜 안잠
-
회계사,세무사,은행원도 15 0
학벌중요한가요
-
과탐 올리는게 제일 힘들었음 2 2
90/88 -> 96/98 그냥 이 과목이 제일 백분위 올리기 빡셌고 표본 운도 크게 따르고
-
요즘 입시 슬픈 점 3 0
정말 진짜 wwe가 아니라 ufc 야차룰 뜨는 느낌.. 성대 구성식 13개 나오는거...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5 3
현역 수능이 끝나고 처음으로 본 영화였음 이때 수능 좆되고 방황중이었는데 이 영화를...
-
”아 근데 수능에선“ 과탐2컷보다 사탐99가 어려울지도 8 3
“수능에선” = 두과목 다 충분한 공부가 이미 완료된 상태 사탐은 하나라도 실수하면...
-
사실5년사귄장거리여친이있긴한데 9 4
닿으려면Z축을제거해야함
-
와 미치겠네 3 0
(이전 글 참고) 솔직히 되는지 안되는지 잘 몰랐는데 보니까 진짜 뭔가 될거같음...
-
근데 솔직히 과탐 1실력 만들긴 쉬움 11 0
근데 타임어택때문에 수능날 변수가 많은게 문제지
-
이 아이는 커서 고려대 서울캠27학번이 됩니다! 13 1
오늘은 독서실에 짐두고 잠깐 공부했어요 고려대서울 꼭 붙을게요 내일부터 꾸준히 글 써볼게요
-
진심 버섯이 식감 원탑인 것 같은데 16 1
버터 넣고 좀 찌면 걍 야들야들 뽈캉뽈캉
-
솔직히 미적>확통 과탐>사탐 다들 알잖아요? 내가 공부를 못하면 통통이 사탐을 해서...
-
근데 과탐 왜하징? 9 1
설대 + 메디컬마냥 목표때메 어쩔수없이 하는거 말고 2컷뜰거면 걍 사탐 99찍는게 맞지않나
-
마음이 따땃해져 1 1
-
ㅅㅂ 그냥 진학사 비번 바꿀까 5 0
엄마가 자꾸 보면서 훈수 두고 지원대학을 멋대로 바꾸시는데 이걸 뭐라 설명해도...
-
777인데 어디 쓰는게 나을까요 진학사 안삿고 텔그 체험판 ict 돌려보니 불가능같던데 하..
-
프로미스나인 최애 쓰고가줘 15 0
난 이채영
-
대학 작년 변표 보는법 있음? 0 0
그냥 진학사 점수랑 비교해야하나 라인 연고 기계 메가 한지
-
으하하
-
국어 이건 노오력맞음? 7 2
백분위 6x -> 백분위 7x-> 백분위 90-> 백분위 98
-
길감자 드셔보신분있음? 6 0
후기점
-
성대 나군 956.91 잡아주시면 스나영역 성공하심 0 1
한국사 2점감점 바꾼거 개빡치네요 진짜
-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와 고려대학교 반도체공학부를 두고 어디를 갈지...
-
왜 과탐공부보다 사탐공부가 상대적으로 적으니 국어 수학 할 시간이 많아져서 국수...
-
반수안하겠다고 다짐해도 1 2
5할은 6월되면 맘바뀜
-
감동이잏네요
-
통새우와퍼 vs 뼈해장국 8 0
머먹
-
아니 설탭 왜 안물어다주는거야 4 0
도대체 왜 와이
-
햄부기하나먹을까 3 1
버거킹
-
화1화2 모르는데 화생공가면 어케됨 12 1
듣고가야하나
-
전과 실패하면 뭐하지... 0 0
재무쪽을 파볼까...
-
와 근데 진짜로 과탐 2등급을 이렇게 ㅈ으로 본다고? 7 2
이게 맞는거냐;; 솔직히 가나형보다 차이 심함;; 나형 96이 가형 2컷 나올수 있다고? 진심으로?
-
이번 세지 만점이 과탐으로 따지면 어느정도 난이도임? 5 1
ㅈㄱㄴ
-
나름 중산층인데 재수 비용 때문에 어머니가 그냥 지방 가는 게 어떻느냐고 사정하신다...
갑자기 왜 그래 나 무서워
왜케잘써
글 잘쓴다 메인 ㄱㄱ
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