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정원 [1412859] · MS 2025 · 쪽지

2025-12-21 21:33:03
조회수 207

고정 미적 만점이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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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긴 한데

고3 내내 교육청, 평가원 시험에서는 미적 만점을 받음

다른 과목도 사실 학교 내에서 최상위권이긴 했는데

수학 하나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음

24 5모, 25 6모 같이 빡빡한 시험도 100은 안 놓치고, 웬만한 적당한 시험들은 50-60분이면 다 풀었음


그렇게 되니까 모고 때 수학 시간이 끝나고 점심 시간이 되면

교실 이곳 저곳에서 친구들이 와서

답을 비교해봄

좀 잘하고 친한 친구들이 답이 다를 때

"그거 이렇게이렇게 해서 나오는데, 너 이 부분을 깜빡한 것 같음"

하면 머리를 탁 치면서 "아 맞네 ㅅㅂ" 하면서 돌아감


그리고 평소에는 말도 안 하는 반 친구들이

"혹시 답 한 번 봐도 될까?" 라고 하며

내 자리를 찾아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음


사실 내 수학 실력에 자부심도 있었고

그 친구들도 굉장히 궁금할 거고

이런 기회로 자연스럽게 친해지기도 하는 거라 생각해서

딱히 부정적으로 생각하진 않음

다만 모고 날 다음 날부턴 다시 한 마디도 없었던 건 조금 아쉽긴 했음


더군다나 타 반에서도 애들이 파견 와서

"구름아 안녕... 혹시 너 꺼 답 한 번 봐도 될까?" 라고 함

이름도 잘 모르는 친구들도 꽤나 보였음


내 자리의 순간 인구 밀도는 15명/제곱 미터를 초과하고

점심을 먹고 돌아와 보면

내 수학 시험지가 학기말 롤링페이퍼 마냥 되어버리거나

미적 마지막 면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실사 주인공이 되어 버림


당시에는 꽤나 당황스러운 경험이긴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즐거웠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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