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운 사람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52306
몇 해전 사병들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에서 합헌이 결정되었다
의식주에 필요한 비용을 이미 국고에서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 소식을 듣고 사병들이
'아하! 국가에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최저임금을 받지 않는게 마땅하구나!'
라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순진한 마음에서 그런 말을 한걸까?
그냥 국가가 사정이 안되서 사병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사병들이 이해해줬으면 정말 고맙겠다고,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 한 마디 해주면 되는걸,
왜 사병들의 사기를 더 꺾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다
지난달 세월호 청문회에서였다
학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어떤 관계자가
"어린 학생들이 철이 없어서인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라는 식의 망언을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어휴 학생들도 참.. 말좀 듣지ㅉㅉ"
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긴 할까?
구조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먼저 해야하는것이 아닐까..
지난 수능에서 모 인터넷 강사가 알려준 잘못된 내용이
수능 문제에 그대로 나왔고,
그 강사가 알려준 내용대로 답을 쓰면 바로 틀리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해당 강사는 사과 한 마디 없는것도 모자라
오히려 학생들의 탓으로 몰고 가는 태도를 보여 학생들이 크게 실망하였다
"아 선생님은 맞게 가르쳐주셨는데 내가 잘못 적용했구나!"
라고 학생들이 생각해주길 바란걸까?
처음부터 깔끔하게 사과를 하면 될텐데 왜 일을 더 키우는것인지 모르겠다
이들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정말 어렵나보다
뭔가 그럴듯한 핑계를 찾으면 잘못이 사라지거나 조금이라도 희석될 거라 생각하는걸까?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도, 강산이 바뀌는걸 수 차례 본 어른들도
그 순간에는 단순한 아이가 되는 것 같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 자신 혹은 자신의 잘못이 숨겨지는 줄 아는가보다
물론 이들이 각자의 잘못을 인정하면 난처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다
사병들의 월급을 최저임금까지 맞춰주면 현재 사병월급의 예산의 10배이상으로 늘려야한다
세월호 학생들의 구조과정에서 미흡한 점을 인정하면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큰 비난을 받고 큰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자신이 잘못된 내용을 가르쳐줘서 많은 학생들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더이상 강단에 서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핑계를 대서라도 숨어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이런 사람들의 다급함을 이해해주자
하지만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을 인정했을 때 이정도로 큰 일이 처해지는것이 아닌데도,
사과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
어렸을 때 가정에서나 친구들 관계에서 사과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의 잘못을 알아도 자존심에서든, 익숙하지 않아서든 사과하지 못하는 성격일 수도 있겠다
그래.. 이런 사람들까지도 품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다른 좋은 점들이 많은데 유독 사과에 인색한 사람이라면
옆에서 좀 챙겨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최악인 경우는..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는 사과를 곧 잘 하지만,
나에게 아무런 해를 가하지 못하는 약자 앞에서는 뻔뻔해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가면을 쓴 채 별 문제 없이 살아가다가 약자 앞에서는 본색을 드러낸다
나를 포함해 대부분 사람들도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물론 저런 사람이 나와 별 관계가 없는 스쳐지나가는 사람이라면
그냥 상종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한 상황도 있다
그 사람과 돈이나 권력으로 관계된 경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보통 알바를 하면서 겪는 사례가 많은데,
사장이라던지 자기보다 높은 사람이 실수를 했을 때
그걸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에게 뒤집어씌운다는 이야기는 꽤 자주 볼 수 있다
여기서 반항하면 앞으로 알바를 하면서 더 힘든 상황으로 몰리거나
심지어는 알바를 잘릴 수도 있기에
이런 약점을 이용한 이들의 만행은 지속된다
(얼마전 오르비에도 어떤 학생이 알바를 하며 이런 비슷한 일을 겪어서 고생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려서 무척 안타까웠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허술한 점을 보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또 사과를 하는 것 자체도 가오가 살지 않아서인지..
이들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반 오십년동안 살아오면서 목표가 생겼다
이렇게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선은.. 근묵자흑이라 했다
최소한 나부터 사과에 인색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적은 없는 지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을 했을 때 정중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곤란해질 수 있을만큼
내가 힘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훗날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내 가족이나 친구들 역시 그런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제곱근함수 미분가능성이라... 1에서 미분안되길래 의심점 0만 미가로 만들고 답...
-
궁금..
-
( 현역병 입대 의대생 1052명,,, "군 의료체계 붕괴 우려" ) 1
https://m.edaily.co.kr/News/Read?newsId=0161704...
-
2026은 언제나오죠?ㅜㅜㅜ
-
야나미 안나 vs 야마다 안나
-
6모2 9모1 오늘 임정환 하트 1회 풀었는데 35점 짝 3컷인데 뭐가 문제인가요..?
-
폴로 어릴적에 지겹게 입어대서 그 형광빛 노랑 느낌의 카라티나 이상한 말 패턴 바지...
-
수학공부를 올해 처음 시작했습니다 거두절미 하고 작년 마지막 학평 백분위...
-
공부하기싫다 0
하지만해야하는걸
-
국어 노베고 기본적인틀을잡은뒤 최대한 독학할생각입니다
-
오프 한 회차에 보통 얼만가요 모고만 하면 12000원 정돈가 한 회당 2만에 파는...
-
이런이런 2
오늘 탐구실모는 망했습니다..
-
일찍 자야쓰것다 7
-
미적 공부 으악 1
힘듦... 미적미적 해야겠다
-
지금 탈출할가요 5
지금 독서실 왔는데 티원전 보러 다시 집갈까요 티원전은 못참는데
-
자존감 이슈.. 그걸 넘어선 자괴감 이슈
-
연세대 홍대 실내건축학과는 정시로 2과탐 선택 할 필요 없는건가요? 지나가다 아시는...
-
어마어마하게 어렵네요,, -a의 범위를 따지는게 중요한가요? 범위 안따지고...
-
그냥 요새 공부끝나면 머리가 ㅈㄴ 띵함
-
아직 기출을 못돌렸는데 ebs문학 할까요?기출할까요? 다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요…
-
드릴드 0
4규 시즌1 이해원 시즌1 문해전 드릴5 드릴4 드릴3 풀었는데 드릴드를 할까요...
-
영어 모고 시간 3
모고를 집에서 풀려고하는데 듣기 음원이 틀어지자마자 70분이 카운트 되는건가요?...
-
그런 가능세계가 있음? 불안감 조성이라면 미안함..
-
김승리 왜 6,9평 대비 실모 끼워팔기 하는거임?? 5
이거 이대봉전 블록체인지문 등등 그대로 나오는데 이걸 수능 한달남은시점에서...
-
국어 인강 0
고2고 국어 공부를 제대로 진득하게는 안 했음 고2모고 2등급 아슬하게 걸치는데...
-
이미 30분 쉬었는데..
-
코막힘 0
에휴다노
-
휴대폰 기종 1
투표
-
디질것가틈 크악 피곤하네요...근데 내일 시험이라 쩔수없음 어케 사람이 일요일에 시험 ㅋㅋ
-
이 비문학 3점처럼 보이는 문제는 정치에 관심 많은 내가 만든 문제이다. 배경지식이...
-
저 당시에 혼잣말로 탐구 실모 풀면서 c발 c발 이게 진짜 수능에 나올까 아니 이거...
-
수능 대비가 안 될 정도로 쉬운 것 같은데
-
지금이 딱 인생 리셋할 타이밍이다
-
등급 상승과 하강을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시험지 (4/5) -...
-
드릴 1
2022드릴 푸는거는 너무 투머치인가요
-
수능이 진짜 얼마 안남긴 했구나
-
미안하다
-
인스타 보다가 본건데 궁금하네요... 유럽쪽인가?
-
한의학과 태권도학과 Hospitality경영학과 회계세무학과
-
24도 그러더니 아오 ㅅㅂ 19 20회같은 평균회차보다 오히려 빡센데?
-
앱으로 채점 딱 하고 한줄평 정독하면 ㅈㄴ 웃김
-
진짜 아무거나 다 가능.
-
제시문이 필요 없는 로만 풀 수 있는 3점 문항입니디. 근데 어렵네요 ㅠㅠ 많은...
-
노베)제주도 사는 지방러인데 서울 학원이 좋을까요? 3
2월 전역하는 군인인데 본가가 제주 입니다 제주도에는 오름학원이라고 재수 종합이 단...
-
실모 커하 찍을 때보다 메인 이륙했을 때 더 도파민이 터짐
-
동기부여 당했다 3
단어장 노트사러 다이소갔다 고대 과잠 입은 여성봤는데 등뒤에 있는 한자보니까 뭔가...
-
투표좀
-
결국 신의 원리 이런거 증명하다가 현상계에서 벗어나 이데아로 가버린거임? 증발하셧군..
-
44모정도면 23수능급인가요?
-
컴공 관련 무물 4
아무거나 해주세요. 아는 선에서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사과한다는건... 그런 용기가 나온다는건... 존경받아 마땅할 일입니다 사과한다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것같아요...
쯔위 사태를 보면서 느낀 건데 비단 속도뿐만 아니라 그 내용, 접근 방식도 중요한 것 같네요
2z0??
볻
유키 지켜주고 있나요
??
유키가 절지켜야죠ㅋㅋ
추천글로
공감합니다.
좋은말씀입니다
사과는 사태무마가 아닌 공감인데 공감이 안되서 그런가보군요.
공부해서 달은 직함에 인성을 바라는건 무리인가요.
근래 들어 본 글중에 가장 의미있는 글이네요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누구나 반성해야 될 필요가 있을거같네요
저도 많이 찔렸고요
적절한 예인진 모르겠지만, 일본가면 정말 살짝만 스쳐도 스미마셍 스미마셍..
하지만 일본 내각은...?
국화와칼
오랜만입니다 칸타타님 모의고사 도움 정말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깊은생각 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사과 안하면 앵간해선 감춰지는게 현실인걸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입니다 칸타타님. 히든카이스 정말 잘풀었습니다 ㅠㅠ 인생의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살겠습니다.
저도 히든카이스 정말 잘풀었습니다
삽자루쌤 파이널 교재였던가요 아마?
진짜 저는 수학없었으면
최저조차 못맞추고 재수할뻔 했어요ㅠㅜ
좋은 실모 만들어 주셔서 너무감사해요!
삽자루 파이널은 일ㄱ필...아닙니다
삽쌤이 ㅇㄱㅍ...말고도 히든카이스도 풀여주셨어요ㅋㅋ
N제 언제 나오는지... ?
진짜 글 잘쓰신다.....평소에 스쳐지나가면서 잠깐잠깐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평소 친구들과 지내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말 군더더기도거의 없이 가독성 좋게 쉽게 풀어쓰신거 같아요.....정말 글 잘읽었습니다!!!!!저는 평소에 사과를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글을 계기로 제 자신에 대해서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께요.....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