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inson [1405655]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5-12-14 18: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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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수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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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째 수능때부터 나는 서울대, 연세대 의예가 미치도록 가고 싶었다


모든 수험생들 사이에서 탑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역시 수시는 

수많은 전국의 별들의 전쟁 속에서 

택도 없는 수준이었고


정시도 역시 1번으로는 무리였다.


2번째 수능때는 갈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



그러나 불국어, 불영어 속에서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점수도 현역때랑 다를 바가 없었다.




3번째 수능때는 자포자기 상태였다.


이미 실패한 수많은 과거로 인해


목표랑 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많이 낮췄고


매일매일 자괴감과 열등감 속에 나 자신을 밀어넣으며 


공부도 하는건지 안하는건지 모르겠는 상태로


하루하루 폐인처럼 힘겹게 살았다.


결국 3번째 수능때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고, 나 자신도 심하게 망가져있었다.





4번째 수능 응시를 결정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수능을 준비할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고, 아무것도 할 의지가 안나서 


대학도 다니지 않는 상태였고


 그렇다고 수능 공부를 하는것도 아니었고


짬짬이 알바만 하면서 



의미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나태한 일상속에 무기력해지기만 점점 무기력해지고 


결국



남자라면 한번쯤은 해야하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훈련소에서 매일 몸을 단련하면서 나의 멘탈은 차츰 나아졌다.



우선 훈련소에 있는 동안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개선하고자 했다.



작년까진 거의 하지도 못했던 푸쉬업을 70개까지 끌어올렸고


저질 체력이었는데 뜀걸음을 중대 내 14등 실력까지 끌어올렸다.


이걸로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라는걸 깨닫고 위로가 되었다.



그러고는 군대에 있는 동안 제대로 수능 공부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자대 배치를 운좋게 편한 곳으로 받았다.



자대에 오자마자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수능 공부에 전력을 다했다.



그러고는 4번째 수능이 찾아왔다.




 


내가 목표했던 대학이랑 "7점"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고,



이마저도 면접을 준비하면 뒤집을 수 있는 확률도 있는 상태였다.



나는 그동안 시험이나 외부 환경 때문이 아닌, 나의 마음가짐 자체 때문에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는 그동안의 내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5번째 수능이 남았다.


이쯤되서 내 주위 친구들을 둘러보았다.


다 수능하고는 관련없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돌이킬 수 없는 먼 길을 걸어왔다.


물론 여기서 멈춰도 여한은 없다.


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멀리 온거, 끝까지 쇼부를 보고 싶다.


그러고 그래야 성공하든, 실패하든 미련 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내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것 같다.



마지막 1년동안 후회 안할만큼의 노력을 하고, 2026년이 끝날 때쯤 후련한 느낌을 받고 싶다.


수능 공부 뿐만 아니라, 군생활을 하면서 나 자신 또한 더욱 성숙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본인과 남아있는 TEAM 04의 건승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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