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수생, 도전의 끝. (정승제 하숙집 출연자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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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년 입시철에 등급컷만 보다가 처음으로 글을 적어보네요ㅎㅎ.
지금도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누군가가 있겠지요.
그런 분들에게, 이렇게 부족한 나도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가는데를 보여주고 싶어서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부족한 청년인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항상 말하고 싶었던 말이지만, 비웃지 않아요, 절대.
누구 하나 주목해주지 않아도, 어두운 무대의 뒷공간에서 땀 흘리는 당신이 챔피언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누군가에게 손 내밀 수 있는 청년이 되었다면, 성적을 떠나서 후회는 없습니다.
[9번째 시험이 끝나고 스스로에게 적었던 일기]
솔직히 엄청 어렵더라.
9년간 모든 시험중에 제일 어려웠던 거 같아.
마지막 교시 생명과학.
우리가 선수로 뛰며 상대하는 마지막 상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인생의 마지막 타석.
매 교시가 힘들었는데 사실 얘가 제일 어려운 상대였어.
10분 남았는데 3,4페이지 7문제를 못 풀었거든.
펜을 잡은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더라고
그 마지막 순간에, 지난 모든 시간이 허탈하게 느껴지더라.
내가 지금껏 흘린 땀과 헌신과 노력이 이토록 허망한 것인가
우리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렇게 무력하게 쓰러지기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하고 달려온건가?
마치 인생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그 때, 내게 손을 내밀어 준건, 쌓아올린 알량한 지식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날의 모든 순간들. 그게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어.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어제 못 풀었던 문제를 풀고 세상을 가진 것 마냥 신나했던 날.
남들은 비웃을지언정, 소년 시절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무대의 뒷공간에서 발버둥쳤던 나날들...
어찌되었건 지금 이 순간의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맏형이니까 정말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자.
정말 바보같은 말이지만
여전히 할 수 있고, 아직까지도 할 수 있다.
근거는 없어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속는 셈치고 한 발자국 내딛어 봐.
항상 그래오지 않았더냐, 언제는 근거가 있어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던가...
그 한 문장을 위해서
지난 십여년간 고군분투 해온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미칠 수 있었던 건, 그 답을 찾기 위해서였어.
어떤 곳이 아니면 안되서라기 보다
나 자신에게 있어서, 마지막을 보고싶어서 여전히 펜을 잡았고
마지막 시험, 마지막 교시의 마지막 10분을 위해서
그렇게도 바보같이 달려왔구나 싶다.
살며 앞으로, 내가 이뤄낸 결과와 대학도 값지지만
그 이상으로, 모든 인생이 부정당하는 것 같은 순간속에서도 다시금 일어났다는 것
그 진실된 경험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결과가 아쉬운 날들도 있었고
바보같이 OMR을 잘못 적은 날도 있었지만
어느 시점의 나를 대입한다해도
그 모든 순간 속에서, 그것이 우리의 최선이었으리라
또한,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여전히, 스무 살 시절에 본 필적 확인란 문구를 기억한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앞으로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이겠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전히 가슴 뛰고 설레일 것이라고
또한, 세상 어디를 가든 너보다 잘나고 날고 기는 사람은 많을거다.
그렇지만, 또한 여기까지 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을거라 미소지어본다. (그런 또라이가 잘 없긴해 )
애초에,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쓰고 살았냐?
꿈을 위해 달려오면서, 얄팍하게 남과 비교하며 살아온 적 없다.
그런 태도로 공부할거라면, 그렇게 간절하게 살아오지도 않았을거다.
언제나 진심으로 웃고 울고불고 할 수 있었던 건, 너만을 바라보면서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지.
그거면 됐다, 그 단단함으로 너의 생을 살아가라.
아직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기에
정시 원서 접수까지 마무리 잘하고
다시 웃으며 만나자.
그럴 자격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과정을 달려오면서, 힘들어도 기꺼이 죽어주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줘서 고맙다.
정말 수고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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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각자의 이유와, 조건과, 상황속에서 목표를 향해 달려오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공부를 하며, 아무도 볼거라 생각도 안 했던 공스타그램으로 방송 출연 섭외가 왔고
시기가 시기인지라 정말 고민도 많이 하고 출연 제의 거절도 했었는데요.
그래도 방송에 출연하게 된 건, 전국에 있을 수 많은 바보들에게 바보가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고.
세상의 기준에선 그대에게 무어라 무어라 하겠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저같이 그릇이 부족한 사람도, 소중한 무언가를 위해 이렇게 간절하게 살아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의료인이 되고자 한 것도, 부끄럽지만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되고 싶은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네요.
누구 하나 인정해주지 않는, 어두운 무대의 뒷공간에서 땀 흘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날으듯이 달려가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미, 그대는 멋진 사람이라고.
어쩌면, 외롭고 고달픈 수험생활동안 누군가가 제게 해주었으면 하는 말들이었을테지요.
조금은 자라서, 누군가에게 제가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사실 위에 적은 말들 전부 방송에서 했던 말이지만 방송지면상 다 편집되었네요 ㅎㅎ.
(ㅠㅠ 이것말고도 사실 엄청 많은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해봐요 ㅎㅎ)
아니아니, 그냥저냥 고생했다는게 아니라.
정말로, 말해주고 싶었어.
이미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그러니, 고개숙일 필요 없다고.
주저앉아 울고만 있기에는, 그대는 아까운 사람이라고.
비웃지 않아, 절대.
그 누가 감히, 젊음을 걸고 싸우는 전사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만일 그런 머저리가 있다면, 그냥 제가 대신 혼내드리겠습니다?)
챔피언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 건강하게 지낸다면 그게 최고라 생각하거든요.
누군가 저에게 목표를 묻는다면, 항상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언젠가 이 시절을 돌아봤을 때, 웃으며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돌이켜보면,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부끄럽지않고 행복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선배로서... 힘든 시간을 걷는 후배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방송에 나갔기에
살며 가끔씩 고민있거나 하면 연락주십쇼
크게 대단한 조언은 못 해드려도, 뜨겁고 단단한 응원은 넘치게 드리겠습니다.
웃길 수 있어도, 우습지 않게 살아왔기에 저는 이 이야기를 웃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던 일기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그래도 흔적은 남겠지.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다.
그 흔적위에 흔적을 덧대서 그려나가는 것이 나의 삶.
남들이 보기에는 결코 합리적이지 않고 고급져보이지 않겠지만,
내가 가진거라곤 그런거 밖에 없거든.
멍청하고 세련되지 못 해서
언제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발버둥쳐왔다.
구차하고, 보잘 것 없지만 그것이 나의 길이다.
수 없이 많은 나날을 무대의 뒷편에서 바라만 보았다.
그럼에도 좋다.
2999일을 내리 진다해도 좋다.
어떻게 되어도 좋다.
그 날, 단 하루 만큼은 내가 온 우주의 중심이 될테니까.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또 다시 언제나 몇 번이라도
기꺼이 불길속으로 뛰어드는 그대여
자신의 등을 스스로가 떠민 자만이 볼 수 있는 풍경
소년이 꾸던 현실성 없던 꿈을
여전히 바보같은 청년이 되어 현실로 이루리라.
내가 그렇게 만들어내겠다.
여전히, 아직까지도 우리들은 뜨겁다.
'나의 믿음이 당신의 의심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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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뜨겁고 단단한 응원 보내드립니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배부른데요? ㅎㅎ 감사합니다!
쪽지 드리면 답장 해 주시는지 궁금해요
그럼요 ㅎㅎ.

아직도 동갑이 남아있구만승제쌤 실제로도 요리잘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