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가 5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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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보이는 이 04년생들의 표본 분포도는 단순한 점수 데이터가 아니다 이건 한 세대의 멸망과 탄생을 보여주는 요한계시록이다 내 친구 창식이, 창식이 지금 강원도 철원에서 K2 소총 들고 나라 지키고 있을 텐데 여기 상담 신청서에 창식이 이름이 있다 창식아 너 전역 언제 하냐? 군수 하는 거냐? 미쳤냐? 아니 미친 건 나다 이 나이에 남의 인생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내가 더 미친 건가 아니면 아직도 수능특강 펴놓고 올해는 다르다고 중얼거리는 너희들이 미친 건가
세상이 요지경이다 내가 04년생들 원서를 써주면서 느끼는 건데 우린 저주받은 세대다 코로나 때 학교도 안 가고 롤 하다가 수능 말아먹고 재수하고 삼수하고 군대 가고 군수하고 오수까지 왔다 근데 그 5수생들의 대장이 지금 누구냐 바로 나다 너희가 수능 공부할 때 나는 진학사 표본 분석을 수능 공부하듯이 했다 너희가 사탐 인강 강사 커리큘럼 짤 때 나는 입학처 정시 요강을 파고들었다 이게 바로 입시 자본주의의 잔혹 동화다
지금 모니터 화면 속에서 04년생들이 만들어내는 그래프 파동이 마치 늙어버린 우리 심전도 같다 다들 지쳐 보인다 야 얘들아 제발 올해는 가자 나도 이제 내 친구들 대학 보내주는 거 지겹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5수? 그거 별거 아니다 나이 23살, 24살? 인생 길다 마라톤이다 근데 그 마라톤 코스를 왜 내가 짜주고 있냐고 나도 같이 뛰어야 되는데 나는 지금 감독관 완장 차고 "어이 김 군! 페이스 늦어! 더 뛰어!" 이러고 있다 내 또래들이 늙어간다 독서실의 쩐내와 함께 늙어간다 나도 늙는다 모니터 전자파에 내 안구건조증이 5수생의 불안감처럼 심해진다
가자 올해는 다 보내버린다 내 손끝에서 너희들의 20대가 다시 시작된다 04년생들이여 일어나라 너희들의 5수 짬바가 헛되지 않았음을 내 마우스 클릭질로 증명해 보이겠다 나는 전설이다 아니 나는 04년생이다 친구야 합격해라 제발 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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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5수생이라고?
04 포문은 내가 열거다
정시컨설팅해주세여
뭐야 크럭스됐네용
"TEAM 04"
하
아니 님 04였음? 개젊네 나랑 동갑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