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x] 투타임즈 [1136344] · MS 2022 · 쪽지

2025-12-09 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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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어둠의 원서스킬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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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영역 시즌이 도래하면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건 정교한 엑셀 파일이나 입시 사이트 유료 결제가 아니라 약간의 자기애와 메소드 연기다 나는 이걸 골방의 현자 빙의라고 부르는데 듣기에는 3류 무협지에나 나올법한 개소리 같겠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기가 막히게 먹혀드는 생존 전략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원서 접수 사흘 전부터 방문 걸어 잠그고 거울 보면서 스스로에게 강력한 최면을 거는 건데 너는 지금 수능 망친 재수생 김아무개가 아니라 대치동 음지에서 30년간 원서 뚜껑만 따온 전설의 입시 헌터 박소장이라고 주입하는 거다


이게 진짜 골 때리는 게 사람은 자기가 쫄아있다고 인정하는 순간 판단력이 마비되고 아이큐가 두 자릿수로 떨어지는데 스스로를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전문가라고 기만하는 순간 뇌가 착각을 일으켜 공포심을 분석의 대상으로 내려보게 된다 원래 같으면 진학사 4칸 불합격 빨간불 뜨는 순간 손이 벌벌 떨리고 엄마 부르고 싶고 안전빵 찾아서 도망가기 바빴겠지만 30년 경력의 박소장 자아가 장착되면 태도부터 아주 오만방자해진다 모니터를 보면서 어이 김팀장 이것 봐라 J사 놈들이 또 표본 분석을 발로 했구만 여기 구조적으로 빵꾸가 날 수밖에 없는 시그널이 대놓고 떴는데 대중들이 겁먹고 빠지는 꼴이라니 쯧쯧 혀를 차면서 남들 패닉셀할 때 뒷짐 지고 유유히 들어가는 미친 깡다구가 생긴다


사실 원서 영역은 확률 싸움이고 그 확률을 갉아먹는 건 정보 부족이 아니라 과도한 공포심인데 내가 30년을 이 바닥에서 굴러먹었는데 고작 기계가 뱉어낸 칸수 놀음에 속겠냐는 그 근거 없는 망상과 자의식 과잉이 역설적으로 가장 이성적이고 차가운 배팅을 가능하게 만든다 남들 다 엄마 바짓가랑이 잡고 울면서 6칸 쓰네 마네 할 때 골방에 쳐박혀서 이쑤시개 하나 물고 판 전체를 조망하는 그 건방진 마인드셋이야말로 피 튀기는 입시판에서 멘탈을 지키고 무모해 보이는 승부를 성공시키는 유일한 필승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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