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룽 [1414834]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5-12-08 16:27:08
조회수 198

삼수했는데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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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역때 흔히 말하는 ‘회피성 정시파이터‘였습니다. 1학년때 내신공부를 미친듯이 하면서 1~2를 오가는정도의 성적을 받았었지만, 시험에대한 강박, 한번 삐끗하면 쌓아온것을 망칠수 있다는 중압감에 결국 그냥 놓아버렸습니다.


지금 보면 그냥 미친짓이죠 앞으로가 무섭다고 냅다 다버리고 책임을, 부담을 미래로 떠넘긴 것 이니까요. 그렇게 대충 공부하고, 나중엔 그조차 안하면서 현역때 44455를 맞고 그대로 재수를 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도 별 생각 없었습니다. 재수는 다 하니까 뭐. 어느정도 하면 가겠지. 이따위의 안일하고 멍청한 마인드로 설렁설렁 하며 일년을 다시 날려버렸습니다. 결국 받은 성적은 23455. 현역때보다는 올랐기에 이정도면 한번 더?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탐구만 끌어올리고 수학도 아깝게 틀렸기에 이정도면 올2는 받겠다 싶었습니다. 삼수때는 나름 최선을 다했습니다. 딴짓 안하고 계획짜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 봄이 되었을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허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아팠던적이 없던부위라 너무 놀라 병원 순회를 돌며 이곳저곳 검사를 받았죠. 결과는 이상 무. 살짝 디스크에 팽윤이 있지만 이정도는 아플수가 없다는게 결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팠습니다 꾀병을 부리는것도 아니었고 심할때는 30분조차 앉지 못할정도로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게 거의 반년에 가까운 시간을 날렸습니다.


급했습니다 이제는 2시간정도는 연속으로 앉을수 있게 되었을때쯤 다시 시작했습니다. 팬을 잡았고 책을 펼쳤고. 그대로 집중을 못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이지만 이때의 기억이 가장 없는것같습니다. 앉아서 공부는 하지만 머릿속에 들어오는것은 없었습니다.


이러다 국영수를 망칠까봐, 탐구를 잠깐 내려놨습니다. 현역 재수때도 망친주제에 국영수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뒤로 미뤘습니다. 그렇게 모의고사에서 받은 성적은 22343이었습니다.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그래도 ㄱ모의고사가 잘나와서 나름 안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능을 치뤘고 그 결과는 33354. 처참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었습니다.이제 도망칠곳도 없고 받아들일수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멘탈이 좀 나간상태라 횡설수설하게 글 적어봅니다. 약간 고해성사하는 기분으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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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응응응 · 1432802 · 2시간 전 · MS 2025 (수정됨)

    힘내세요 수고하셧어요 ㅠㅠ
    혹시 한번 더 도전하게 되면 몸관리부터 철저히 하시길 ㅠㅠ

  • 메룽 · 1414834 · 2시간 전 · MS 2025

    감사합니다ㅠㅠ 건강이 이렇게 중요하단걸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 흥헹 · 1301131 · 2시간 전 · MS 2024

    님 저도 3수입니다 같이 힘내보아요

  • 메룽 · 1414834 · 2시간 전 · MS 2025

  • 카키색무브 · 1204784 · 2시간 전 · MS 2022

    군대 가서 도전ㄱㄱ

  • 06메디컬고시파이터 · 1248000 · 2시간 전 · MS 2023

    와 저랑 똑같으시네요. 저도 고등학교 2학년 중간고사 한달 전에 스카에서 공부하다가 갑작스럽게 허리뼈 아래쪽에 송곳을 찌르는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는데 파스, 찜질을 며칠간 계속 해도 증상이 나아지질 않아 정형외과를 가보니 4,5번 디스크 사이가 좁아져있다고 하더군요. 물리치료 계속하면 나아질거라 했지만 물리치료, 한의원 등을 계속 가봐도 통증은 하루도 없어지는 날이 없이 지속되었습니다. 항상 디스크방석과 복대없이는 살 수 없었고, 그것들이 있더라도 한 자리에 30분 이상 앉아있기는 힘들더군요. 그 때문에 슬럼프가 길게 왔고 내신점수가 꽤나 꺾여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반수를 했는데 반수 한달차에 다시 처음 그때와 같이 찌르는 듯한 통증이 심해서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신경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하고 한 달 반동안 집중적으로 치료했는데도 별로 나아지질 않아 다른 병원으로 옮겼더니 허리 신경에 아무런 이상이 없고 그저 운동 열심히 하라는 말만을 들었습니다.

    허리디스크가 아닌데도 허리가 계속 아프니 이건 치료도 불가능하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는가 싶은 생각에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의사선생님 충고대로 운동을 시작하니 디스크 방석이 있으면 그래도 앉아있을 수는 있을 정도까진 회복이 됐습니다.

    2년 넘게 아직도 파스와 디스크방석 없이는 앉을 수도 없어 정상인에서는 많이 떨어진 허리 건강 상태를 가지고 살고는 있지만 운동 꾸준히 하면 그래도 나아지는 부분이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처럼 허리디스크는 아닌데, 허리에 이상은 없다고는 하는데 원인 모를 요통에 계속 힘들어하시는 분이 또 있었음에 반가워 조금 글을 길게 썼네요. 님도 운동 꾸준히 하시고 같이 허리 건강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메룽 · 1414834 · 2시간 전 · MS 2025

    감사합니다.저희 둘다 건강을 회복해서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