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파리, 날다!』 요약편 (2)- '빛을 찾아서' (시립대 반수~삼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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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온 것을 보고 엄마는 공식적으로 반수를 허락해주셨고
마침내 학교를 자퇴하고 쌩재수로 들어갔다.
6월 평가원에서 전국 0.3%정도의 성적을 찍었다.
너무 기뻤다.
그런데 또다시 자만에 빠졌다.
6월 평가원 이후로 공부를 "전혀" 안 했다.
그러고도 9월 평가원에서도 0.3% 정도의 성적이 나오니 더더욱 방심했다.
결국 2010 수능에서는 언수외+사/2 기준으로 전국 백분위 1.34%가 되어 훅 밀려나버렸다.
정상적인 배치표상으로는 한양대 인문밖에 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열심히 할 자신도 없으면서 무모한 도전을 했던 것이었다.
시립대 세무로 돌아갈 성적조차 안 되었다.
이것저것 보니 시립대 자전이 빵꾸가 날 듯해 보였다.
그래서 시립대 자전 신입생으로 들어간 뒤 세무학과로 전공진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내 자신이 너무 못나 보여서, 최초합격을 하고도 입학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내 생에 가장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 나는 이카로스를 본래 동경하였다.
후대는 그저 그가 무모하게 만용을 부린다고 매도했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용감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고로 항변했다
이카로스는 무죄다 이카로스는 무죄다
하지만 이카로스는 유죄였다
항공법 위반이었다
면허도 없었다
그러므로 나도 유죄였다.
2010년, 그 해 겨울은 가장 추운 겨울이었다.
유난히 폭설이 많이 내리던 그 겨울 하늘의 뚫린 구멍은
마치 우수에 차 초점을 잃고 눈물만 쏟아내는 나의 눈 같았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도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결국 1월 2월 3월 4월 이 4달 내내 나는 놀았다.
강남대성 야간반을 다녔지만 사실상 수업들으러 몸만 다닐뿐
예습도 복습도 없이 학원가기 1~2시간전에 급하게 날림으로 숙제를 해가는 정도였다.
5월에 학원을 자퇴했다. 그리고 열심히 독학삼수를 시작했다.
6월 평가원에 언+수+외+사탐4+제2외 전 과목을 다 합쳐서 딱 6개를 틀렸다.
외국어를 제외하고는 난이도가 쉬운 시험이라 아쉽게도 원점수가 저 정도인데도
백분위 추정치는 0.3%밖에 되지 않았다. 딱 에피 컷에 걸렸다.
그래도 나는 기뻤다.
그런데 또 게을러지기 시작했다. 월드컵이 있었고, 이어 폭풍같은 무더위가 나를 휩쓸었다.
6월, 7월, 8월 이 3달간 피씨방에 처박혀 지냈다.
설상가상으로, 9월 평가원 때 시험 전날 잠을 전혀 못 잤다.
잠을 1분도 못 잔 채로 시험을 쳐서 정신이 몽롱했고,
그로 인해 나는 평가원 시험을 심하게 망친 줄 알았다.
6,7,8월 세 달 간은 자만심으로, 9월 한 달 간은 절망감으로 놀며 지냈다.
당시 나의 정신상태는 수갤의 대법이란 사람 못잖았을 것이다.
그러다 10월에 9월 평가원 성적표가 나왔는데, 놀랍게도 사탐 4개, 제2외국어까지 합쳐서 전 과목이 1등급이었다.
여름방학 시즌 내내 놀았고, 심지어 시험 전 날 잠을 한 숨도 못 잤는데 이 정도 성적이라니!
나는 직감했다. 지금 나의 이 정도 실력에서, 노력만 보태면 분명히 잘 될 것이다.
10월 11일 성적표를 받은 뒤부터 나는
결심했다.
이제 비록 1달 밖에 안 남은 상황이지만,
정말 열심히 해서 1년 가까운 시간을 날린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기로.
집과 도서관을 오가며 하루 16시간 이상 공부를 했다.
가장 많이 했을 때에는 하루에 18시간을 한 적도 있다.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미숫가루로 끼니를 2분만에 헤치우고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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