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노 [1323308] · MS 2024 · 쪽지

2025-11-28 11: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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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보기 내려다보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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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국어, 내려다보라!


올해 이정수 선생님 캐치프레이즈였습니다. 실재로 강의를 들어봐도 이 '내려다보라'는 말을 계속 강조하시고요. 그만큼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건 틀림없지만, 여전히 저 추상적인 워딩이 무얼 의미하는지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름의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본론]

제가 이해한 내려다본다는 것은 다음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우선 비문학만 얘기할게요.


1. 허리를 꼿꼿이 피고 정자세로 앉아 두 손을 모두 책상 위에 올린다. 필기구는 잡아도 되고 안 잡아도 된다.


2. 눈으로 읽든, 필기를 하든, 밑줄을 치든, 거시독해를 하든, 미시독해를 하든, 글을 읽습니다.


3. 이제 문제를 읽습니다. 차근차근 단어 하나도 빼지 않고 읽습니다. 선지도 읽습니다. 보기가 있으면 보기도 읽고요. 마찬가지로 단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습니다. 


4. 그리고 문제를 풉니다.


읭..?


너무 당연한 소리였나요. 근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읽는다는 겁니다. 책 읽듯이. 안내문 읽듯이. 수학 문제 읽듯이요.


그러기 위해선 문장을 끊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문장을 이렇게 끊는 것이/어떻게 읽는 데/도움이 되겠나요.//


다시, 읽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국어 3등급 이상 나오는 여러분들은 생각보다 똑똑합니다. 읽고 풀면 다 풀고 다 맞을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요. 수능은 재능 싸움이 아녜요.


다시, 읽는 게, 훑는 거 아니고 읽는 게, 도식 그리는 게 아니고 읽는게 중요합니다. 



*****사족*****


그러나, 대부분은 빽빽한 지문을 읽는다는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쉽게 읽는 방법, 물 흐르듯 읽는 방법으로 '대화체로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예시로 올해 수능 칸트나 열역학 지문을 들고 싶지만, 제 경험상 칼럼 독자들은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오면 그 부분을 안 보고 넘기기 때문에 그냥 말로 해보겠습니다.



칸트 지문 앞 문단 일부를 발췌해 왔습니다. 읽어보세요.


 철학에서 특정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인격’, 그중 ‘나’를 

‘자아’라고 한다. 인격의 동일성은 모든 생각의 기반이다. 우리는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와 동일한 인격이기에 과거에 내가 한 

약속을 현재의 내가 지켜야 한다고 판단한다. 칸트 이전까지 

인격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유력한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시간의 흐름 속에 지속한다는 것이었다. 

‘주관’은 인식의 주체를 가리키며, ‘인식’은 ‘앎’을 말한다.




아,, 좀 어렵다. 튕긴다 그죠. 그럼 바로 대화체로 바꿔 읽어보겠습니다.


 철학에서, 특정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인격. 인격. 그리고 그중 나.를! 자아라고 하거든? 


인격의 동일성은 모든 생각의 기반인데


우리는 대충 과거의 나랑 현재의 나랑 동일한 인격이니까 과거의 내가 한 약속을 현재의 내가 지켜야한다는거임


칸트 이전에는 생각하는 나, 즉 영혼이 시간 속에서 지속된다는거임.


다시, 주관은 인식의 주체이고, 인식은 앎이다.


,,,


뭐 그렇답니다. 이렇게 만드는거, 대화체로 만들어 이해하는게 아무래도, 훨씬 쉽지 않나요? 그런데, 대화체 변환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이것보다 더 큰 장점이 있죠.


뇌가 문장을 변환하기 위해선 먼저 문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A로 포장된 걸 a로 이해해야 다시 A'으로 바꿀 수 있는 거죠. 미분하고 다시 적분을 생각하면 됩니다.


미분하는 과정에서 함수의 모든 식을 다 읽게 되는 것처럼 문장 변환 과정에서 문장의 모든 단어를 읽게 되고, 그때 이 함수가 뭐 다항함수인지 지수함수인지 합성함수 꼴인지 파악하는 과정처럼 문장의 의미, 적어도 문단 내에서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사족은 마칠게요. 꼭 한번 해보세요.


****사족 끝****


읽는 게 끝나면 그 다음은 관조(?) 혹은 관찰해야합니다. 무엇이 중요한 지문인지 파악하는 겁니다.


흔히 고능아들이 한다는 거 있죠. 지문을 읽으면서 문제에 뭐가 나올지 파악하는 거. 그걸 하시는 겁니다. 놀랍게도, 제대로 읽었다고 해서 그게 바로 되지는 않습니다.


이것도 연습해야 합니다. 피지컬 이전에 순수 지능을 높이는 연습인거죠. 연습용 지문은 문제가 기억 안 나는 옛기출로 해도 되고 24 25 26 수능연계대비 문제로 하셔도 됩니다.


[결론]


1. 읽어라(읽는연습을하라)

2. 읽는 게 어렵다 느껴지면 문장 변환 연습을 해봐라.

3. 읽은 지문을 활용해 관조하고 뭐가 중요한 지문인지 파악하라(파악하는 연습을 하라)


이게 제가 이해한 내려다보기였습니다.


칼럼 처음 쓰는거라 퇴고를 했는데도 엉성하네요.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서 응고시키니까 이상해져서, 국어 칼럼은 사짜가 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 명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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