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훈수강생(수학5등급) [1240239] · MS 2023 · 쪽지

2025-11-26 1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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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컨설팅의 실체 (꼭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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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지난겨울 시작된 의문, 정시 컨설팅은 과연 그 돈값을 하는가?

모든 의문은 지난겨울, 구체적으로는 2025년 1월 4일에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활동하던 커뮤니티에 "정시 컨설팅, 그거 돈값 하긴 함?"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화두를 던졌습니다.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조회수는 1만 5천 회를 훌쩍 넘겼고,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이 공감을 표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러분은 지금 그 글을 찾아보실 수 없을 겁니다. 해당 커뮤니티 측에서 제 계정에 소위 '쉐도우 밴'이라 불리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별다른 규정 위반이 없었음에도, 제가 쓰는 글이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차단해버린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던 걸까요?

제가 던진 질문의 핵심은 '통계적 유의미성'이었습니다. 흔히 '진학사 칸수'라고 불리는 합격 예측 서비스를 보면, 4칸(불합격 예상) 구간이라 해도 통계적으로 약 35%의 합격률을 보입니다. 즉, 입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침팬지가 무작위로 찍어도 3명 중 1명은 붙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60만 원에서 많게는 80만 원을 호가하는 정시 컨설팅이라면, 적어도 이 자연 발생적인 확률보다는 월등히 높은 적중률을 보여주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소위 '전문가'라 자칭하는 팀들이 체계적인 교차 검증 시스템 없이 컨설턴트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복불복'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고, 실패한 사례는 감춘 채 우연히 성공한 몇몇 사례만을 부풀려 마케팅에 활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보였습니다. 침팬지가 던져도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본인들의 실력이라 포장하는 행태, 이것이 제가 바라본 시장의 첫인상이었습니다.

II. 직접 발로 뛴 데이터 수집과 검증의 과정

의문을 해소하는 방법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업체가 홍보용으로 편집해 내놓는 '성공 신화'가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제 비용을 지불하고 컨설팅을 받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수능 과목별 표준점수, 컨설턴트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파이널 콜' 조합, 당시의 진학사 칸수, 그리고 실제 합불 결과까지 낱낱이 수집했습니다.

검증의 기준은 명확했습니다. 단순히 합격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첫째, 컨설팅을 받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합격했을 안정권이었는지.

둘째, 반대로 컨설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합격 가능한 다른 선택지들이 있었는데 이를 놓치고 불합격으로 이끌었는지.

즉, 진학사가 제시하는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컨설턴트의 개입이 유의미한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맛집 주인이 직접 쓴 홍보글이 아니라, 손님들의 영수증 리뷰를 모아 분석한 셈입니다.

III. 데이터 분석 결과와 충격적인 인사이트

총 36명의 응답자 중 신뢰할 수 있는 유효 데이터 32건(피오르, 크럭스, 시대인재 등 주요 업체 포함)을 분석한 결과, 저는 꽤나 충격적인 사실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첫 번째로 발견한 사실은 '무의미한 컨설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입니다. 컨설팅 결과 합격한 학생들의 다수는 굳이 컨설팅을 받지 않았어도 해당 라인에 무난히 합격했을 성적대였고, 불합격한 학생들 역시 애초에 확률이 희박한 곳을 지원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시 말해, 수십만 원의 비용이 합불 결과를 바꾸는 '신의 한 수'가 되기보다는, 그저 심리적 위안을 얻는 비용으로 소모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이자 가장 심각하게 느꼈던 점은 '일관성의 부재'와 '성적 역전 현상'입니다. 분석 과정에서 동일한 대학의 상향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 A와 B의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객관적인 성적은 A학생이 B학생보다 높았습니다. 상식적인 컨설팅 팀이라면 성적이 더 높은 A에게 합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학과를 추천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B에게 합격 가능한 학과를 추천하고, A에게는 불합격할 학과를 추천했습니다. 그 결과 성적이 더 낮은 B는 붙고, A는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해당 업체가 팀 차원의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을 공유하지 않고 있거나, 혹은 내부적으로 지원자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학생들을 희생양 삼아 '교통정리'를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합니다. 돈을 내고 상담을 받았는데, 오히려 내 성적보다 낮은 학생에게 자리를 뺏기게 만드는 컨설팅이라니, 이를 어떻게 납득해야 할까요?

세 번째는 이른바 '한 놈만 걸려라' 식의 무책임한 지원 전략입니다. 소신 지원(스나이핑)을 희망하는 다수의 학생에게 특정 몇몇 학과를 동일하게 추천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정밀 분석이라기보다는, 확률 낮은 곳에 여러 명을 지원하게 한 뒤 그중 운 좋게 한 명이 붙으면 그 사례를 '기적의 적중'이라며 다음 해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불합격한 학생들의 간절함은 그들의 마케팅 재료로 소모되고 버려진 것입니다.

물론, 바늘구멍을 뚫고 합격을 시킨 사례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50%가 넘는 합격 가능성을 가진 학생을 엉뚱한 곳으로 유도해 불합격시킨 사례 역시 비슷한 비율로 존재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IV. 불편한 진실을 덮으려는 그들의 대응

제가 이러한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자, 해당 커뮤니티와 업체들의 대응은 해명이나 반박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철저한 '통제'를 택했습니다. 제 글은 검색 결과에서 제외되었고, 심지어 컨설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보냈던 쪽지 기능마저 차단당했습니다. 떳떳하다면 데이터로 반박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입을 막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컨설팅이 '깜깜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립니다. 모든 컨설팅 업체가 사기라고 매도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분명 통계적 확률을 뛰어넘는 통찰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구조는 학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담보로 한 '한철 장사'에 가깝습니다.

이어지는 2부 글에서는 제가 수집하고 분석한 실제 데이터를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공개하겠습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자신 있다면 숨지 말고 나오라는 의미로 컨설턴트들이 본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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