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pond [589969] · MS 2015 · 쪽지

2016-01-14 13:27:29
조회수 514

예비 중1 과외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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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시 접수 이후에 할 게 없어서 작은이모한테 이번에 중1 올라가는 친척 동생을 과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침 10시부터 불러서 1~2시까지 국영수 배치고사(중학교 올라갈 때 뺑뺑이 돌린다음 시험쳐서 반을 배정하나 봅니다)를 풀게 하고 모르는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를 풀어 주는데..

(꿀알바나 다름 없었습니다.. 저 이거 없었으면 상하차할뻔)

첫 째로 문제가 되는 게 공부에 의욕이 없는 것이었네요.. 워낙 땡깡이 심해서 작은이모께서 공부를 거의 못시키다시피 하더니 (태권도, 피아노, 주간 학습지(재X교육) 다 중간에 그만둠.) 완전 속된 말로 머리에 든 게 없고 10분마다 쉬자고, 하기 싫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성적은 바닥이 되어 있었네요.. 알파벳은 f까지밖에 모르니 영어는 거의 0점이고.. 초등생 수준의 단어를 프린트해서 줬더니 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시험보면 베껴서 내고...
수학은 그나마 나은데 분수의 나눗셈을 가르쳐줬더니 자기 방식이 맞다면서 계속 우기더군요..
하긴 저도 수능 이후 머리에 든 것이 없었지만요...

그리고 기어이 오늘 사건이 터졌습니다. 10시에 오자마자 오늘 공부하기 싫다면서 저희 집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네요. 제가 뭐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 '네 맘 다 알지만 해야 할 건 해야..' 등의 논리를 내세워서 한 1시간 동안 달래느라 수업을 날리고.. 결국 생떼를 부리면서 계속 이 과외 안하겠다고 작은이모한테 전화를 수십 번씩 하더군요... 물론 의도적으로 받지 않으셨고..
이 땡깡이 '다 하기 싫다' 식의 노이로제로 이어져서 원래 1시에 가야 하는 드럼 학원까지 안 가겠다고 지금 난리네요. 작은이모한테는 '하기싫다 하기싫다 하기싫다 하기싫다 하기싫다 빨리 빨리 빨리' 라는 뭐... 얀데레 여동생이 계속 '사랑해 죽어' 뭐 이런 식의 글자를 화면에 채우는 것 같이
반복성 메시지를 남발..
그리고 지금 1시.. 드디어 빡침이 한계에 다다른 뒤 고함을 쳐서 겨우 사과를 받고 난 뒤
집으로 보냈네요..

이제 과외가 그렇게 만만한 알바가 아니라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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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트마이너스16 · 600401 · 16/01/14 13:29 · MS 2015

    저때 한창 반항하고 공부하기싫어질때죠 저도 그랬고 초6인 제 동생도 지금 그래요. 그래도 억지로 시켜서라도 해야 하는게 맞긴 한데... 사춘기 말 엄청 안들어요

  • WwsuczSE6oi7Dk · 620778 · 16/01/14 13:31 · MS 2015

    대학이 초4때 수학공부하고 사춘기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 8할은 정해지는듯 해요

  • 루트마이너스16 · 600401 · 16/01/14 13:33 · MS 2015

    네. 사춘기때 공부는 안하더라도 친구 잘못사귀어 놓으면 그게 고등학교 까지, 더 가서는 사회생활하면서도 지장을 받게 되죠. 사춘기잘보낸다는거는 다른게 아니라 사고안치고 좋은친구 잘사귀는거라 생각해요. 공부는 뭐 빡세게하면 커버가능하기때문에

  • WwsuczSE6oi7Dk · 620778 · 16/01/14 13:34 · MS 2015

    그쵸. 나중에가서라도 정신차리기도하고

  • WwsuczSE6oi7Dk · 620778 · 16/01/14 13:30 · MS 2015

    노량진에가서 미래를 함 봐야 정신을 차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