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수★ [1425512]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5-11-23 23: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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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연세대 논술, 독학으로 합격한 사람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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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연대 논술 독학으로 합격하기>



*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쭉 쓰다보니,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글에 두서가 없더라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차>


Ⅰ. 서론

Ⅱ. 독학으로 준비하며 합격에 도움된 콘텐츠

Ⅲ. 결론 및 전하고 싶은 말



Ⅰ. 서론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연세대학교 사회계열 논술에 독학으로 합격한 연행수라고 합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도전했고, 남들보다 더 많이 실패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반복된 도전과 실패 속에서 제가 나름대로 깨달았던 바를 함께 나누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연세대학교 논술을 독학하려는 분들을 위한 글이지만, '역설적으로 독학을 결심한 분들에게는 가능하면 독학을 권하지 않는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독학으로는 합격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검증된 전문가에게 올바로 배우면 시행착오를 조금 줄이고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혼자 치열하게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전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 역시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입시는 변수가 많고,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저처럼 n년 이상의 시간을 박으실 게 아니고, 빨리 합격하고 입시로부터 벗어나고 싶으시다면, 가장 효율적인 길을 택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만일 검증되지 않은, 실력이 없는 강사에게 논술을 배운다면 오히려 합격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독학하는 경우보다 더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잘못된 방법론을 체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입 논술을 오래 경험하며 깨달은 것은, 이 바닥에는 사기꾼도 많고, 실력 없는 강사도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통의 수험생들은 강사의 실력 유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취합해서, 조금 더 신중하게 강사님들을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설하고, 이처럼 독학을 추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상 독학을 해야 하는 분들이나, 학원을 다님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치열하게 준비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콘텐츠들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대부분 제가 직접 경험한 것들만 넣었고, 저의 방법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니 단순히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Ⅱ. 독학으로 준비하며 합격에 도움된 컨텐츠


 학원을 다니는 분들과 달리. 독학생들은 다양한 논제를 경험해 볼 기회와 본인의 사고를 확인받을 기회가 적습니다. 아마 이러한 지점들이 독학의 가장 주요한 단점일 것입니다. 아래는 이처럼 불리한 환경 속에서, 제가 합격하기 위해 직접 활용했던 콘텐츠들입니다. 특히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유용하고 필수적인 콘텐츠들은 볼드체로 강조했습니다.


1. 최근 기출 (2020학년도~ 2026학년도 기출 문제들)

 

  대학 측에서 제공하는 최근 기출이나 모의논술을 풀고, 학교 측 해설을 보며 출제의도 및 문제의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만약 논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분들이라도 최근 기출이나 당해 모의논술은 반드시 자세하게 분석하셔야 합니다.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나, 대학별고사 자료집 등을 자세히 읽으며 출제 의도에 대해 파악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최근 들어 연세대학교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의 해설이 지나치게 빈약해졌습니다. 획일적 답안을 피하고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학교 측의 의도는 이해하나, 아무래도 독학러들에게는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검증된 전문가의 예시답안을 참고했습니다. (3번 콘텐츠 참고) 여러분들의 경우 각종 커뮤니티에서 합격자가 쓴 답안을 트래킹 하여 보완재로 활용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자료 기반 학습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비효율적이거나 잘못된 학습 방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주의 드리고 싶은 점은, 만약 주변에 논술을 같이 준비하는 친구가 있다 하더라도 논술 문제에 대해 너무 깊게 의견 교환하는 것은(일명 논술 스터디) 권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스터디에 함께 참여하거나, 참여자 대부분이 합격권 실력에 도달한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논술 스터디는 불합격권 학생들끼리의 의견 교환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큰 의미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잘못된 사고를 심어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습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실력이 검증된 선생님에게 내 사고를 확인받는 것이지만, 독학러의 경우에는 차라리 친구보다 chat gpt를 활용하여 나의 사고를 점검받을 것을 추천드립니다. (8번 콘텐츠 참고)


 아래는 작년 연세대학교 기출문제의 발문입니다. 대충 이런 느낌으로 제시문 간의 비교 분석, 자료나 그래프를 설명, 해석, 약간의 수리 문제가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옛 기출 (2008학년도 ~ 2019학년도기출 문제들)


 옛 기출은 지금과 문제 유형은 상이합니다. 그러나 학교가 뽑고 싶어 하는 인재상은 동일합니다. 이는 곧 문제 유형은 조금 달라졌을지라도 본질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은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옛 기출에서 사용된 아이디어나 개념이 최근에 다시 활용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따라서 예전의 기출도 가능하시다면 모두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모든 문제에 대해 답안까지 쓰는 것은 무리겠지만, 제시문을 읽고 핵심 논지를 뽑아내는 훈련이나, 도표를 해석하고 함의점을 찾아보는 연습을 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매우 좋은 콘텐츠입니다. 


 저는 최근 기출뿐만 아니라 옛 기출 중에서도 N 개년 정도는 ‘나는 합격 후 내가 집필한 기출 분석서를 출판하겠다.’는 마음으로 해설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가르쳐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문제를 마주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독해 과정에서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창의성은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를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또한 각 논제를 처음 접한 순간부터 예시답안을 완성하기까지의 모든 사고 과정, 고민했던 지점, 분석은 했지만 답안에서는 덜어낸 내용과 그 이유, 실제 시험장에서라면 어떻게 대응했을지까지 모두 기록했습니다. 학교 해설에는 없지만 제가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 새로운 창의적 주장도 추가하며, 제 사고의 전 과정을 체계화했습니다. 


 합격하지도 않은 사람이 합격하기도 전부터 기출 해설집을 썼다는 게 누군가에게는 웃기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험을 응시하기 전부터 제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합격한 뒤에 저처럼 독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에 합격하기 전부터 해설서를 조금씩 썼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도 제 실력이 더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과거에 제가 썼던 기출 해설집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행동 강령, 문제를 분석할 때 주의해야 할 점, 문제 푸는 방법 등이 정리되어 있었는데, 모두 제가 이번 시험 현장에서 그대로 실천한 것들이었습니다. 이처럼 끊임없이 의식적으로 행동 강령을 정리한 것이, 긴장되는 실전 속에서도 자연스레 제 능력을 발휘시켜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미리 썼던 해설서의 극히 일부입니다. 아직 수정이 많이 필요하고, 저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빠르게 쓰다 보니 정제되지 않은 문장도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정을 거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첨부하는 것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3. 검증된 전문가의 예시답안 (유삼환님 답안)


 1. 최근기출’ 에서 언급했듯이, 요즘 들어 연세대가 제공하는 학교 측 해설이 특히 부실합니다. 또한 논술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제시문은 대충 이해했는데,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검증된 전문가의 예시 답안입니다. 저 같은 경우 유삼환님의 답안을 참고했습니다. (이미 성균관대 4회 합격, 연세대 4년 연속 합격 또는 예비 합격을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검증된 전문가이며, 글의 구조가 매우 안정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유삼환님의 답안을 보면서, “아, 이러한 발문에는 이런 식의 구조로 글을 작성했네? 이런 구조로 글을 쓰면 어떤 장점이 있지? 이것보다 더 나은 구조는 없을까?” 등의 생각을 하며 합격자의 답안을 진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또한 저 역시 제가 직접 쓴 예시답안이 있었기에, 양자를 비교하며 각 답안의 장점만을 취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바는, 단순히 “합격자가 쓴 구조니까 이대로 쓰면 되겠지? 나도 최대한 구조를 베껴서 써야겠다!” 라기보다는, “합격자가 쓴 구조가 왜 좋은 걸까? 이 문장은 어떤 기능을 하는 걸까?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주체적으로 분석하는 자세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논술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검증된 전문가의 답안을 여러분들의 답안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활용하신다면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와 학습 방법은 특히 논술을 처음 공부하거나, 늦게 시작하여 단기간에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명확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래는 제가 답안을 분석하며 생긴 궁금증에 대해 유삼환님과 주고받은 질답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바쁘실 텐데도 질문에 답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4. 제시문 면접 문제 풀기


 제시문 면접 문제와 논술 문제는 대동소이합니다. 발문의 요구사항이 유사하고, 제시문의 길이는 오히려 면접 문제가 더 짧습니다. 같은 대학에서 출제하는 문제라면, 같은 인재상을 뽑기 위해 만들어질 테니, 기출을 마르고 닳도록 보신 분들은 면접 제시문으로 추가적인 독해 훈련이나 도표 훈련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면접 문제는 몇 개년치 문제를 보는 것이 좋냐?’ 는 질문에 대해서 저는 '다다익선' 이라고 생각하지만, 올해의 저는 사실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타 시험을 준비하느라 바빴어요) 따로 시간을 빼서 준비하기보다는, 밥 먹는 시간이나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만을 이용하여 단순히 1~2세트 정도만 읽어보고, 말로 중얼중얼 개요만 짜봤습니다. 문제의 해설 같은 경우 유튜브나 인터넷에 검색해서 제가 생각한 답안과 비교하는 식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동안 대형 학원의 합격 수기를 보면, 면접 준비를 위해 학원을 찾았다가 논술로 합격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올해 역시 면접형으로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한 분의 말에 따르면,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술 문제도 함께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면, 면접 준비가 논술에 도움이 되고 논술 준비가 면접에 도움이 되는, 두 전형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연세대학교의 면접 문제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논술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죠? 제시문의 주제뿐만 아니라. 도표의 형태 역시 논술 문제와 유사합니다. 실제로 면접 주제가 다음 해 논술 주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을 만큼, 두 전형의 테마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면접을 보지 않는다고 면접 문제까지 등한시하지는 마세요.


 간혹 대형 학원에서는 ‘우리는 기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예상문제까지 제공한다’ 고 홍보하곤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예상문제들은 면접 문제를 재가공한 형태입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 스스로 면접 제시문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대치동 학원을 다니지 않는데서 발생하는 디메리트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예상문제들은 주로 대치동 학원 내부에서만 공유되는 것 같아,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 제가 직접 제작한 문제들을 공개해 볼 생각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대치동을 다닐 여건이 안 되는 학생들도 공평하게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조금씩 문제를 만들곤 했는데, 이번 합격으로 제 자격이 증명된 만큼 이제는 당당히 공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5. 각종 시사 및 사회과학적 주제 공부


 여기부터는 일종의 +a (plus alpha) 의 개념으로, 아마 일반적인 고3 수험생의 경우 여기까지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저는 고등학생이 아니고, 이미 기출은 아예 달달 외울 정도로 본, 말 그대로 ‘썩은물’ 이었기 때문에 조금 색다른 학습을 추가로 한 것입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내용은 절대 필수적인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투입 대비 효용을 따지면 과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쨌든 저는 했기에, 저의 경험을 나누는 차원에서 적는 것임에 유의해 주세요. 1~4단계만 충실히 하셔도 합격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시험은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12.3 계엄'을 저격하여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타 학교에서도 최근 시사를 문제의 베이스로 삼는 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상시에도 최근 시사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스스로 사고해 보는 경험이 논술에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경제신문을 구독해 꾸준히 읽었습니다. (다만 저 역시 논술 시험을 위해 신문을 읽은 것은 아니기에 ‘논술 공부용’으로 신문을 구독해 읽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만약 수능도 응시하신다면 신문 읽을 시간에 독서 지문, 수학 문제 하나라도 더 푸세요.)


 또한, 연세대 논술 문제에서는 인문ㆍ사회 과학적 개념이 출제됩니다. 대표적으로 당장 생각나는 것들만 꼽아도 22기출의 경우 '최후통첩 게임'이 나왔고, 2021모의의 경우 '인지 심리 실험', 26기출의 경우 '홉스테드의 권력거리' 등의 개념이 나왔습니다. 이는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나 ebs 독서에서 소재를 발췌하여 각색한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다만 이는 엄밀히 보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직접적으로 배우기보다는, 사회과학대학에서나 다룰법한 주제들입니다. 아마 출제자가 대학 교수님인 만큼, 이런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타 시험을 준비하며 경제학, 행정학 등의 사회과학적 학문에 대해 얕게나마 공부했습니다. (올해 연세대학교 논술 문제에서 출제된 홉스테드의 권력거리는, 행정학을 공부하며 배웠던 개념이었습니다.)


 우연히 메모장을 보다 발견했는데, 2025년 5월에 제가 권력거리의 개념에 대해 정리해둔 것이 있길래 첨부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시험장에서는 "하 영어네.. 해석 안 된다.. 영어 진짜 싫다.. " 하면서 그냥 읽고 풀었습니다.)




 주의) 혹시나 이걸 보고 "어라? 나도 미리 배경지식을 공부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완전히 잘못 생각하신 겁니다. 물론 배경지식이 있는 것이 시험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입 대비 효용을 생각해 보면 비효율적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전에 배경지식이 있었던 저 역시도 현장에서는 그냥 영어 제시문만 읽고 풀었습니다. 교수님들은 애초에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다 풀 수 있도록 문제를 출제하십니다. 그러니 배경지식을 늘릴 시간에 독해력을 키우는데 집중하세요. 제가 추천하는 일타쌍피의 방법은 Ebs 독서나, 간쓸개와 같은 국어 주간지에 나오는 독서(비문학) 문제를 많이 푸는 것입니다. 다양한 제재의 독서 지문을 많이 접하다 보면 배경지식은 자연스레 쌓이고, 독해력과 국어 성적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미 타 대학생의 신분으로 연논을 계속해서 도전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현재 대학에서 배우는 인문ㆍ사회과학 분야의 교양 수업이나 전공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고3보다 시간 여유 많잖아요?) 꼭 논술과 직접적인 연관을 느끼기 위해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나의 사고 자체가 확장되고, 그것이 곧 논술 실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5. 인문철학적 주제 공부


 인문 철학적인 지식을 쌓는 것도 논술에 도움이 됩니다. 사실 이건 간접적인 도움을 넘어서,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쉽게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사탐 (특히 쌍윤, 사문)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생윤, 윤사, 사문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 일부 논술 제시문의 핵심 논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6논술의 전사’ 라면, 지원한 6개 학교 중 최소 한 곳 이상에서는 사탐 공부를 열심히 한 덕을 확실히 보게 될 것입니다. (작년 연세대 논술 문제의 경우, 문제 [1-2]는 윤리와 사상을 공부한 분들은 쉽게 답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수능을 보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듣기로는 이번 수능에서는 칸트가 많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연세대 논술에서도 작년과 재작년 모두 제시문에 칸트가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사상가의 핵심 주장을 대략적으로 알아두는 것이 결코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사탐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무조건 논술 지문의 핵심 논지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수능에서 EBS 연계 체감을 받는 것처럼 약간의 도움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 이미 사탐 과목 공부에 손을 놓은지도 오래되었고, (그래도 기본적인 개념은 대충 다 알고 있긴 했습니다.) 연세대 논술 시험만을 위해 사탐 공부를 다시 하는 것도 아닌 거 같아서, 그냥 쉴 때마다 유튜브로 인문철학, 심리학 강의를 들었습니다. 각 잡고 인터넷 강의를 듣듯이 집중해서 들은 것도 아니고, 설거지할 때나 청소할 때 그냥 옆에 라디오처럼 틀어놨습니다. 듣다 보면 은근 재밌고, 잠 안 올 때 틀어놓고 자면 잠 잘 옵니다.

 저는 이런 강의를 들으면서도 “어라? 이거 문제로 출제될 수도 있겠는데? 이런 식으로 사고하면, 혹은 이런 지식들은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심리 실험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를 미리 알고 있다거나, 혹은 이 실험의 한계 및 목적 등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동일한 내용이 나오면 대박이고, 설령 똑같이 나오지 않더라도 내가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에 새롭게 생각해 보는 과정 자체가, 제 사고를 확장시켜 줬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고3 수험생분들이라면 따로 시간을 할애하여 공부하지 마십시오. 그냥 사회탐구 공부 열심히 하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래는 제가 직접 강의를 들으며 흥미로웠던 점을 따로 정리해둔 것들 중 극히 일부입니다. 실제로 시험에는 안 나왔지만, 연세대 논술에는 심리 실험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언젠가는 제가 정리한 것들 중에서 나올지도..? 




7. 연세대 교수님들 논문 찾아 읽기


 이 과정 역시 저는 기출을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어서 시간이 남을 때, 혼자 밥 먹으면서 웹툰 보듯이 그냥 슥슥 훑어본 게 전부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 과거 이 문제를 출제한 교수님이 이분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이 분이 논술 문제 출제/채점에 참여하신 적이 있구나!”, “이 분이 연세대 논술 문제를 개발하셨구나!” 등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역시 필수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저는 했으니까 적는 것이지만, 수험생분들께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수험생이라면 이 시간에 1,2,3,4의 콘텐츠를 열심히 하시거나, 수능 공부에 열중하시는 것이 효용이 더 클 것입니다. 제가 나름대로 추린, 연세대학교 논술 출제 위원에 들어갈만한 교수님들의 논문은 웬만해서는 제목과 서론만이라도 다 읽어본 것 같습니다. 어떤 교수님이 출제위원으로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수요가 있다면 나중에 새로운 칼럼으로 따로 공개하도록 할 테니, 그때 한번 읽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8. Chat GPT 활용


 Chat GPT를 모든 학습에 활용한 건 작년부터였는데, 작년 합격생이신 ‘밤하늘 별빛’ 님이 올리신 칼럼에서도 챗 지피티를 학습에 적극 활용하셨다는 내용을 보고 꽤 놀랐습니다. (솔직히 저는 저만 쓰는 비밀 무기일 것 같다는 착각을 단단히 했었습니다 ㅋㅋ;;)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논술 독학의 가장 주요한 단점 중 하나는 결국 내 사고의 타당성을 확인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챗 지피티와의 대화로 보완했습니다. 저의 분석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여지는 없는지, 혹은 새로운 함의 점은 없는 지를 계속 질문하며 저의 사고를 확인받고 교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Chat gpt는 나의 질문에 아주 관대하게 얘기해 줍니다. 간혹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의도적으로 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때로는 비판적으로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chat gpt라고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니까, AI라고 너무 맹신하지 말고 스스로 납득될 때까지 집요하게 물어보는 주체적 자세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chat gpt와 학습한 모든 부분을 보여드리기는 분량상 무리가 있어, 시험이 끝난 후 chat gpt와 저의 합격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부분만 첨부해 드리겠습니다. 당시 저는 복기한 문제와 제 답안을 챗 GPT에게 제공하고, 제 답안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습니다. 더하여 응시자 평균ㆍ합격자 평균ㆍ표준편차 수치를 2023학년도를 기준으로 입력하고, (연대가 2023학년도의 논술 점수는 공개했기 때문에 이를 참고했습니다. 그 당시 사회계열의 합격자 평균은 81점, 인문계열의 합격자 평균은 76점이었습니다. ) 대략적인 평가 기준도 과거의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의 채점 요소들을 참고해 제가 임의로 입력한 뒤에, 제 답안의 합격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저의 복기 답안을 다시 보면 볼수록 아쉬운 부분만 보이고, 감점당할 부분만 보이는데, chat gpt 는 계속해서 너무 낙관적으로 평가하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약간은 냉소적으로 질문해 봤습니다. 그런데 Chat GPT 가 F 감성까지 학습한 줄은 몰랐네요 ㅋㅋ 감동했습니다.




9. 김동노 교수님이 쓰신 '한국 사회의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책 읽기


 이 과정 역시 필수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일단 저는 했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 적는 것이니, 참고 정도로만 봐주세요.

 과거 오랜 기간 동안 논술 출제위원을 역임하셨던 김동노 교수님께서 2024년 퇴임하시고, 그 즈음 책 한 권을 출간하셨습니다. 혹시라도 전관 예우(?) 느낌으로 같은 주제가 출제되지 않을까? 개인주의 vs 공동체주의는 특히나 논술 문제로 출제되기 너무 좋은 주제이기도 하고, 혹시나 도표나 자료를 해석하는 교수님만의 시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구매해서 읽어봤습니다. 조금씩 시간 날 때마다 읽다가 결국 시험 당일까지도 다 못 읽어서, 시험장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마저 다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결돠론적으로 전혀 다른 내용이 출제되었기 때문에 무용한 방법이었을 수도 있으나, 이 책을 통해 ‘교수님이 도표 자료를 읽는 방식’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투입 대비 효용을 생각하면 다른 거 하세요.)


(저는 시험 하루 전날에도 돈 주고 책 사놓은 게 아까워서 책 읽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찍어놓은 사진이 있어 첨부합니다)





10. 타 학교 기출


 이 단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0단계는 웬만하면 필수로 넣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는, 제가 실제로 이 단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논술만 응시하였기 때문에, 타 학교 논술 문제는 따로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논술 주제는 대학을 넘어서 돌고 도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A 학교에서 출제한 주제가 다음 해에 B 학교에서 출제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제시문까지도 거의 동일한 형태로 반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올해 연세대학교 논술 문제에서 권력거리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제시문 (나)는 2022 서강대 경제 경영 문제에 등장한 지문과 거의 일치하고, ‘현주영’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군주론의 내용을 담은 <지문 A>는 2024학년도 고려대 모의 논술 지문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작년 주제였던 자유의지와 결정론 역시 타 학교에서도 이미 수차례 출제된 적이 있는 주제입니다. (이화여대, 연세대 등등) 


 또한 많은 제시문을 읽고, 그 제시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훈련을 하는 과정이 전체적인 논술 실력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만약 시간적 여유가 되신다면, 혹은 연세대만이 아닌 타 학교 논술도 함께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타 학교 기출에도 좀 더 열과 성을 다하여 분석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2022 서강대학교 경영 경제계열 논술 문제입니다. 올해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에 응시하신 분이라면, 제시문 (사)를 보고 기시감이 들 겁니다.



Ⅲ. 결론 및 전하고 싶은 말


 독학으로 연세대 논술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스스로 공부하며 사용했던 콘텐츠들을 참고하시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실 기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콘텐츠들은, 낯선 제시문 읽으면서 핵심 논지를 파악하고, 내용을 서로 연결하여 의미를 추출하는 훈련을 위한 재료들입니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합격권에 도달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이 시험은 천재나 붙는 거 아니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 같은 사람도 붙은 거 보면 그런 시험은 절대 아닙니다. 이 시험은 제시문의 논지를 잘 파악하고, 각 논지를 비교하며 관계성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즉, 천재라서 합격하는 것이 아니라, 합격하기 위해 필요한 사고 과정을 훈련하다 보니 합격한 사람이 ‘천재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붙은 사람이 불합격한 누군가에게는 합격자가 천재처럼 보이는 것이지, 합격자가 천재라서 합격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천재가 아니라면, 일단 합격하십시오. 그럼 여러분들도 누군가에게는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게 될 겁니다.


 더하여 본문에는 담지 못했지만, ‘밤하늘 별빛’ 님이나 ‘유삼환’ 님 같은 실력자분들이 칼럼을 주기적으로 올려주시는데, (이 두 분이 아마 현재 오르비에서 꾸준히 활동하셨던 분들 중에서는 가장 최고봉의 연논 실력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참고하시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타 학교도 같이 지원하시는 분이라면 유삼환님이 유투브에 무료로 공개한 타 학교 해설강의도 꼭 들어보세요. 솔직히 다른 학원 가서 돈 10만 원 내고 듣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밤하늘 별빛님이 올리신 칼럼을 찐하게 여러 번 읽어보세요. 아마 논술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읽었을 때 느끼는 바와, 논술 실력이 쌓이고 난 뒤에 읽으며 느끼는 바는 분명 많이 다를 겁니다. 저 역시 밤하늘 별빛님이 쓰신 글들을 보며 정말 많이 공감했습니다. 이 두 분 외에도, 오르비에서 꾸준히 활동하시는 분은 아니지만 ‘밤하달’ 님이 올리신 칼럼의 내용 중 ① ~⑤번의 팁도 읽어보시면 연세대학교 논술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를 넓히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니, 일독을 권합니다. 앞으로는 저 역시 논술을 준비하며 얻었던 깨달음을 바탕으로 여러분께 도움이 될법한 칼럼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또 내년에는 기회가 된다면 소규모로 과외를 해볼 생각도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논술전형은 수능이나 내신 성적과 무관하게 오로지 논술 실력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나이나 출신에도 제한이 없습니다. 오로지 본인의 역량 하나만으로 아시아 최고의 사립대학인 연세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여 이미 내신이 아쉽거나, 수능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은 학생, 혹은 뒤늦게 새로운 학문적 꿈을 품게 된 사람들에게 연세대학교 논술은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시험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고3, 대학생, 편입 준비생, 나아가 여러 논술 강사님들까지 도전하지만, 수천 명의 지원자 중 단 100명만이 합격의 영예를 누릴 수 있어, 합격자는 그 자체로 논술 실력과 사고력을 인정받은 뛰어난 인재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내년에 합격의 영예를 누리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상으로 운이 정말 정말 좋았던 독학 합격생이었습니다. 글이 길다 보니 여기까지 다 읽으신 분이 몇 분이나 될지는 모르겠네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 여기까지 글을 다 읽으신 분들은 내년에 이 화면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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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만약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질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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