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파닥몬 [1391783] · MS 2025 · 쪽지

2025-11-23 01:25:28
조회수 307

혜화역 4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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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침대에서 자고

나는 바닥에서 잔다

그애는 몸을 바꾸자고 하지만

내가 널 어떻게 낳았는데. . . .

그냥 고향 여름 밤나무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바닥이 편하다

그럴 때 나는 아직 대지의 소작이다

내 조상은 수백년이나 소를 길렀는데

그애는 재벌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한국의 대 유럽 경제정책을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보다 부리는 걸 배운다

그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우는 저를 안고

별하늘 아래서 불러준 노래나

내가 심은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알겠는가

그래도 어떤 날은 서울에 눈이 온다고

문자메세지가 온다

그러면 그거 다 애비가 만들어보낸거니 

그리 알라고 한다

모든 아버지는 촌스럽다


나는 그전에 서울가면 인사동 여관에서 잤다

그러나 지금은 딸애의 원룸에 가 잔다

물론 거저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아침에 숙박비 얼마를 낸다

나의 마지막 농사다

그리고 헤어지는 혜화역 4번출구 앞에서

그애는 나를 안아준다  아빠 잘 가


갠적으로 좋아하는 시 중 하나

혼자 상경해서 대학 생활할 때 읽으면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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