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으로 지구멸망 [1314511] · MS 2024 · 쪽지

2025-11-21 20:07:56
조회수 50

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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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주디스 허먼은 자신의 저서에서 복합성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c-PTSD)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주장했다. 이후 c-PTSD는 꾸준히 인정투쟁을 해 오면서 ICD-11에까지 입성하는 쾌거(?)를 누렸으나.. 정신의학계 진단의 표준인 DSM에 오르지는 못한 상태다.


이 진단명에 대한 여러 비판 중 핵심적인 것은 경계선인격장애(BPD)에 관한 것이다. Bowlby의 애착이론 등은 BPD의 근원을 생애 초기의 트라우마에서 찾는다. 그러므로 BPD를 외상의 측면에서 포섭하겠다는 시도도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외상적 사건이 반대로 BPD의 핵심 증상인 자아상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불안정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BPD라는 진단이 필요하고, 그 진단에 따라 표준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사람에게서 진단명을 숨기거나 제대로 알리지 않기 위한 용도로 c-PTSD가 활용되고 있고, 그것이 BPD를 둘러싼 낙인을 강화하고 있지 않냐는 논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rare-반클리프아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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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exithymia · 1335942 · 11시간 전 · MS 2024

    Ptsd는 bpd가 쌈뽕하게 섞인 형태가 아닐지...

  • 운석으로 지구멸망 · 1314511 · 11시간 전 · MS 2024 (수정됨)

    근데 다르게 생각해볼 여지는 많습니다. 성격장애 진단에서는 ‘성격’의 결함인 만큼 정신병리가 일생에 걸쳐 일관적으로 나타나야 하는 점이 중요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외상적 사건 이후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BPD에서 트라우마의 역할에 주목하긴 하지만 PTSD 진단에서 필요한 외상적 사건은 죽을 위기에 처하거나, 심각하게 다치거나, 성폭행을 당하거나 하는 major trauma고, BPD에서 주목하는 트라우마는 minor trauma도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