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7번 이의제기와 관련하여 - 1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5698908
원래는 이해황 강사님의 이의제기글에 대한 반론을 목적으로 기획된 글입니다만, 쓰다 보니 저의 논증과 관련된 몇가지 전제에 대해서 예비적으로 의견을 받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글을 줄여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이의제기글에 대한 본격적인 반론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가 정리한 내용, 그리고 이로부터 이끌어낸 내용에 대해서 오류나, 부적절한 비약이 있다고 생각되면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번째 글은...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습니다. 저가 귀찮아지면 안쓰는거죠 뭐... / 그리고, 이 글에서 논리적 비약이 발견되는 등의 경우에는 이 글이 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
1. 칸트 이전의 견해에 대하여.
- a. 관련된 지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칸트 이전까지 인격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유력한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시간의 흐름 속에 지속한다는 것이었다.
- b. 이를 윤문, 내지는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고 생각됩니다.
i)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에 따르면, '생각하는 나'인 '영혼'은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한다.
ii) 영혼이 있는데, 1) 영혼은 '지속'하고, 2) 영혼은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고 3) 한편으로 '영혼'은 '생각하는 나' 이다.
- c. 위의 내용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i) 영혼이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칸트 이전의 견해에 부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는 '영혼이 (생략) 지속'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ii) 영혼이 '단일한 주관이 아닌 무언가로서'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칸트 이전의 견해에 부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는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iii) 따라서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에 따르면, '영혼이 지속'한다는 것은,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한다는 것을 보장한다. 왜냐하면, 앞서 설명하였듯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는 '영혼이 지속하긴 하는데, 단일한 주관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지속하는 상황'을 상정하지 않거나, 또는 그런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각하기 때문이다.
2. 이의제기의 요지에 대하여.
- a. 관련된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해황 강사님의 글 전문을 - https://orbi.kr/00075669737 - 읽어주십시오)
(핵심 1) 손흥민 선수의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하면, 손흥민 선수와 프로그램으로 재현되어 ‘나는 손흥민’이라고 생각하는 의식 둘 다 존재하게 됩니다. 이때 손흥민 선수는 영혼을 그대로 가지고 존재하고 있으니, 프로그램으로 재현된 의식은 영혼이 없거나 손흥민 선수의 영혼과는 다른 영혼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손흥민 선수와 프로그램으로 재현되어 ‘나는 손흥민’이라고 생각하는 의식 사이에는 ‘생각하는 나’는 지속하지만 영혼이 지속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지 않을 경우, 인격의 동일성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믿는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의하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이 옳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이 점은 사전지식을 사용하지 않고 지문과 보기의 내용만을 사용해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핵심 2) 다음의 문제 풀이는 잘못된 풀이입니다.
이 문제는 ‘a=b이고 a가 C이면, b도 C이다’를 통해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다. “칸트 이전까지 인격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유력한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시간의 흐름 속에 지속한다는 것이었다.”라고 했으므로, 칸트 이전 견해에 따르면 ”‘생각하는 나’=영혼이다. 따라서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면 영혼은 지속한다. 칸트 이전 견해에 따르면, 영혼이 지속하면 동일성이 보장되므로,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면 동일성이 보장된다. 그러므로 ③이 답이다.
(중략)
이는 칸트의 견해이기는 하나 ‘주관’을 ‘영혼’으로 대체하면, 지문에 설명된 칸트 이전 견해의 내용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즉, 선행하는 영혼에서 사유된 내용이 후행하는 영혼에 온전히 전달되고 그 사유가 동일하게 ‘나’라는 이름하에 사유된다면, 복수의 영혼으로 구성된 사유 주체가 이를 동일한 인격을 마주치는 것으로 의식할 수 있고, 이 경우 인격의 동일성, ‘생각하는 나’의 동일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화하면, 손흥민 선수의 영혼이 새로운 영혼으로 대체되면서 손흥민 선수가 사유한 내용이 새 영혼으로 온전히 전달되고 이 사유가 동일하게 ‘나’라는 이름하에 사유되면, 손흥민 선수의 영혼도 ‘생각하는 나’이고 새 영혼도 ‘생각하는 나’이고 그리고 ‘생각하는 나’는 지속하지만, 영혼이 지속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생각하는 나’가 지속한다고 해서 영혼이 지속하는 것이 아니게 됩니다.
(후략)
- b. 이의제기의 요지, 그리고 전제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고 생각됩니다.
i)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는, '생각하는 나'는 지속하지만 '영혼'은 지속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
ii) 따라서,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에 있어서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지만, '영혼'은 지속하지 않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는 것만으로는 '영혼'의 지속을 보장할 수 없고, 따라서 《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에 있어서는, 영혼이 지속하는 것)은 보장되지 않는다. 》 는 갑의 견해는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와 충돌하지 않는다.
iii) 한편, 이에 대한( = 생각하는 나가 지속되지만, 영혼은 지속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예시를 들자면, 복수의 영혼에 대하여 선행하는 영혼에서 사유된 내용이 후행하는 영혼에 온전히 전달되고 그 사유가 동일하게 ‘나’라는 이름하에 사유된다면, 이는 '생각하는 나'는 지속되고, '영혼'은 지속되지 않으며, 인격의 동일성은 확보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는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와 충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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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식의 지속이 가능한지 여부는 잘 모르겠고, 논자께서 이 부분을 강조하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용 자체는 맥락상 수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의아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논자께서 정리하신 아래 문단에서, 생각하는 나는 지속되지만 영혼은 지속되지 않으면서 "인격의 동일성이 확보되는 경우"라고 정리하신 부분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의제기는 3번 선지(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반대할 것이다)가 틀렸다고 보는 입장(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있다)이고, 결국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지만 인격의 동일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례로서 해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3번 선지의 반례). 영혼의 단일주관 지속과 인격의 동일성도 1문단을 보면 같은 의미로 보입니다. 결국 해당 반례는 생각하는 나는 지속하지만 영혼이 지속되지 않고 <인격의 동일성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를 말하고(아래 문단과 다름), 이의제기자는 해당 내용이 (비록 수특 자료에서는 칸트가 말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칸트 이전의 견해와도 충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이에 대한( = 생각하는 나가 지속되지만, 영혼은 지속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예시를 들자면, 복수의 영혼에 대하여 선행하는 영혼에서 사유된 내용이 후행하는 영혼에 온전히 전달되고 그 사유가 동일하게 ‘나’라는 이름하에 사유된다면, 이는 '생각하는 나'는 지속되고(O), '영혼'은 지속되지 않으며(O), 인격의 동일성은 확보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는 칸트 이전까지의 견해와 충돌하지 않는다(O)." [위 본문에서 발췌]
칸트가 위와 같이 말했으니 칸트 이전은 그에 반대되는 결론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즉, 칸트 이전 유력한 견해는 (칸트와 마찬가지로, 그러나 다소 다른 방식으로) 인격의 동일성이 보장된다는 갑의 입장에 반대할 것이라는 게 교수님의 견해라고 생각됩니다. 2문단 처음에 '그러나'라는 표현이 있어서 칸트의 입장과 무언가 차이가 있기는 하겠으나, 정확히 해당 대목에서 칸트 이전과 칸트가 달라져야 한다고 볼 만한 표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칸트 이전의 견해에는 해당 대목에 수긍하거나 반대하는 견해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칸트의 견해는 해당 대목에 반대하는 견해를 배제하면서 논의를 계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사견). 이러한 경우에도 칸트 이전의 견해는 해당 대목에 반대할 것이라고 단언(3번 선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래 내용은 "칸트가 위와 같이 말했으니 ~ 없을 것입니다." 에 대한 답변입니다.
네, 그 부분은 저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추후에 (아마도) 있을 글에서도 해당 논지는 최대한 배제할 계획입니다.
물론 저도 해당 부분(그러니까, 해당 예시를 인격의 동일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로 설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어찌되었든 간에 이해황 강사님이 '수특 자료를 변형한 예시'를 설명하시는 부분에서 "즉, 선행하는 영혼에서 사유된 내용이 후행하는 영혼에 온전히 전달되고 그 사유가 동일하게 ‘나’라는 이름하에 사유된다면, (중략) 이 경우 인격의 동일성 (중략) 이 확보될 수 있다"고 하셨기에 이 부분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 확실히 그렇게 기재되어 있네요 맥락상 그 부분은 반대로 해석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것 같고 교수님의 견해와도 일치하는 듯 합니다
넵, 참고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식의 지속이 가능한지 여부'를 강조하였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혹시나 모를 시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물론 이후의 본격적인 논증에서도 사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아마도요) 중간에 글을 줄이다 보니 모양새가 조금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처럼 되었네요...
'혹시나 모를 시비'가 무엇인가 하면, 이를테면 저가 '생각하는 나'의 지속이 '영혼'의 지속을 보장할 수 있음(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루려 하였습니다)을 주장하였을 때,《 '영혼'이 '단일한 주관이 아닌 무언가로 지속'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으니, 칸트 이전의 견해 역시 '영혼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 와 같은 주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게시글을 몇몇 보기도 하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