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학사 표본분석으로 대박을 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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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는 본질적으로 불완전 정보 게임이면서, 군중 심리가 빚어낸 거대한 희비극이다.
대다수 수험생들이 진학사 칸수 놀음에 빠져 오늘은 후하네요 같은 뻘글을 올리길 반복할 때, 판의 설계자가 되어 숫자의 이면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니체는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너를 들여다본다고 했으나, 이 입시판에서는 심연을 먼저 응시하고 이용하는 자만이 원서 영역을 통해 라인을 올리고 입시판을 뜰 수 있다. 진학사와 대중의 공포가 빚어내는 이 기이한 현상을 해체해 보자.
수험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폭발'은 뇌 빼고 혼자 진학사 칸수에 원서 오마카세를 맡기지 않는다면 실재하지 않는 허상에 가깝다. 상식적인 행동을 통해 3칸 펑크를 주워먹는 경우는 거의 없어도 7칸떨은 상식적으로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23 한양대 7칸떨은 사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당연한 결과였고 4칸 받고 신나게 쓴 표본은 예비 20번을 받을 때 나는 2칸으로 다른 학과를 널널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당시 막날 예측컷은 914, 최종적으로 918이 떨어졌다.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는 입시 업체, 특히 시장 지배자인 진학사는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다. 예측 실패로 인한 신뢰도 하락은 곧 매출 타격이기 때문에 컷을 '보수적'으로, 즉 실제보다 높게 잡는다.
작년 쓰면 주워먹는 판이었던 연세대학교 문과에서 누가 경영, 응통, 정외 등을 붙을 점수로 영문학과를 써서 떨어지는 바람에 '폭발'했다는 낭설이 돌았으나, 실상은 영문학과 컷은 누백 1.2%에서 형성되었고 이는 바로 직전 해 2024학년도 입시였으면 신학과 추합 30번 이상을 받고 광탈할 성적이었다. 즉 엄밀하게 따지면 상대적으로 나머지 학과들이 ‘펑크’가 난 것이라 높아보일 뿐, ‘폭발’은 없었고, 오직 진학사의 공포가 만들어낸 심리적 저지선만이 존재했을 뿐이다.
이 구조적 괴리는 펑크라 불리는 필연적 기회를 창출한다. 4칸 이하 표본은 실지원에서 급감하지만, 5칸을 쥔 표본은 거의 잔류한다. 실제로 내가 3칸이라고 치면 진학사 표본에서 내 위에 수십명이 있고 얘네는 일단 다 들어올거같고 거기에 진학사 안 쓰는 표본도 들어오면 나는 택도 없겠네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실제로 5칸 이상은 5칸 끝자락 아닌 이상 망설임없이 다들 쓰긴 한다. 그런데 막상 4칸 이하 표본은 실지원에서 급감한다.
오징어 게임은 현실이 아니다. 보통 자기가 죽을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거의 다 튀어버린다. 지금 당장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너무나 당연해보여도 당장 접수 날에 누백 0.6%와 영어 1등급을 들고 서강대 파관에서 뜨는 해를 볼 생각을 하면 제대로 된 판단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아이러니하게도 3, 4칸의 불안정 표본들이 대거 빠져나간 그 틈새야말로 과감한 베팅이 적중하는 텅 빈 서부 개척 시대가 된다. 3칸을 뚫고 입시판을 뜨는 케이스가 속출하는 건 운이 아니라 이러한 표본의 생리를 읽어낸 결과다.
대학 간의 반영비 상관관계는 게임 이론의 정수다. 대표적으로 문과 최상위권 풀에서 서울대식 환산 점수와 연고대식 환산 점수의 상관계수가 높아질수록 서연고를 아우르는 실수요 인원의 총합은 압축된다.
말이 좀 어려워서 그렇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수영 실력로 대학을 결정하는 비키니 시티에 3000명의 수험생과 정원이 각각 1500명인 A, B 단 두 대학만이 있다고 하자. B 대학은 A 대학보다 서열이 낮아 모두 A대를 1순위로 지망하고, B대를 2순위로 지망하는 이상적인 원서를 쓴다. 이 때, A 대학과 B 대학의 반영비가 같다면 B 대학의 추합은 정확히 1500명이 돌 것이다. 반대로, A 대학은 수영을 잘 하는 순, B 대학은 수영을 못 하는 순으로 학생을 뽑는 완전한 역수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면 1500명은 A, 1500명은 B로 완전히 나누어질 것이다.

대형 입시기관이 이를 무시하고 단순 합산 논리로 컷을 잡을 때 괴리가 발생한다. 가령 고려대 경영을 보자. 기관들이 보수적으로 잡은 높은 컷을 본 수험생들은 패닉에 빠져 차상위인 사과대로 하향 지원을 택한다. 그 결과 사과대의 컷은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반면, 경영은 최상위권의 서울대 이탈과 차상위권의 하향 지원 사이에서 허리가 끊겨 무인지경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모두가 이를 간파하고 역으로 행동하면 사과대가 펑크 나는 시소게임이 벌어진다.
셋째, 메이저 의대에서 시작되는 '낙수 효과'를 무시하지 말자. 고속성장분석기는 감정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전국 등수대로 표본을 줄 세우는, 다소 플라톤적인 이데아의 세계다. 모두가 고속성장분석기를 보고 쓴다면 꽤나 이상적인 진학이 가능할 것이지만 문제는 다들 진학사를 보고 원서를 쓴다는 것에서 발생한다. 진학사는 인간의 공포와 허수를 포함한 현실 세계다. 의대 정원에서 서울대 이탈, 수시 이월을 고려하면 논리적으로 정원보다는 여유가 있는 인원의 의대 진학이 가능하다.

그러나 진학사가 메이저 의대 컷을 빡빡하게 잡으며 공포를 조장하는 순간, 시장은 왜곡된다. 겉으로는 꽉 막힌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메이저에서 빠져나가는 표본이 연쇄적인 구멍을 만들어낸다. 그 공백은 인서울, 삼룡의를 거쳐 저 멀리 지방 거점 국립대까지 도미노처럼 확장된다. 특정 해에 예년보다 몇 배의 추가 합격자가 쏟아지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위에서 쫄아서 내려온, 혹은 위로 튀어버린 허수와 실수의 뒤엉킴이 만든 통계적 필연이다.

결국 입시는 단순한 성적순 줄 세우기가 아니다. 입시 기관들의 보수적인 컷 세팅이 만들어낸 공포를 걷어내고, 그 너머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표본의 흐름을 읽는 심리전이다. 모두가 진학사 칸수만 맹신하며 "이 점수로 될까요?"라고 묻을 때, 통계의 오차와 군중심리가 만든 빈틈을 타격해야 한다. 안정적인 카드 하나로 방어하고, 나머지 두 장은 과감하게 지를 수 있는 실력을 갖추자. 남들이 보지 못하는, 혹은 보고도 쫄아서 가지 않은 길 끝에 합격증이 있다.
'언제나 입시는 크럭스입니다.'
'작년도 올해도 CRUX TIME'
본예약은 11월 28일 금요일 오후 2시에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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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고경은 성불했을까
낙지 표본분석 이런건 어케 하는건가요
to be continued..
그냥 설대 농경제 질러야겠다
사과대나 심리로 간보다가 설떨할 가능성이 높겠네
크럭스가 컨설팅중 제일 유명함?
좋은글이네요. 근데 다 똑같이 이래 생각하면 또 펑크 안남.
머리로는 알아도 접수 당일 못쓴다
늘 드는 의문인데
1. 다들 펑크를 찾으려고/방어하려고 혈안인데 어떻게 펑크가 늘 생기는지
2. '보고도 쫄아서 가지 않은 길 끝에 합격증이 있다.' << 보통 안쫄고 가면 원서비 날린 멍청한 바보 되는 엔딩 아님? 입시판에 오래 있으면 특별한 감각이 길러지나?
1. 다들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왜 5등급 컷이 ~점일까와 마찬가지인 이야깁니다. 보통 수능 끝나고 대다수는 머리를 비워서 누백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컷은 그런 사람들이 쓰는 원서들로 결정나죠. 2. 가지 않은 길이라는게 오답지에 막 찍어라가 아니라 압도적 다수가 오답을 찍는 판에서 혼자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는 것이죠..
아 직관적으로 이해되네요. 보통 펑크 스나를 노리려면 본인보다 1~1.5급간 위를 노리는 게 타당하겠죠? 건동홍 하위과 라인인 것 같은데 중경외시 하위과 스나를 노릴 수 있을까요?
정시 원서접수에 '보통' 이 없다는 건 잘 압니다만...
네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매년 중경외시에서 몇 학과는 거기까지 내려갔으니 올해도 있다고 보아야겠죠, 대신 반드시 찾을 수 있냐? 는 다른 이야기..
이번에 크럭스 정시컨설팅을 예약하고싶은데요... 제 성적이 이번에 좀 어이없는 극단적인 조합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컨설팅을 예약하는게 유리하겠죠? 그리고 한과목을 말도못하게 조져놔서 상위권대학은 불가할것 같은데 이래도 받아주시나요?
네 가능합니다
한과목이 폭망해서 다른 과목들이랑 차이가 많이 나는데 (15212 ㅇㅈㄹ입니다)
이 경우에 컨설팅 받는게 효과적이겟죠...? 혼자 수학 반영비 낮은거 찾아보겠다고 허우적대는데 이게 될지도 모르겟고...
골고루 망한거보다 더 머리가아프네요...
작년 현역때도 컨설팅 다른곳여서 받아봣는데 진학사 딸깍딸깍 너무대충하셔서 걱정두되고요
농어촌도 컨설팅해주시나요??
저 봤으니까 이제 내려주세요.
크추
항상 느끼지만 글 정말 잘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