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국어에서 언어는 정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5552822
26학년도 수능 언어와 매체 중 언어.pdf
이전까지는 그렇다쳐도 24학년도, 25학년도 평가원 '언어와 매체'의 '언어' 문제들을 볼 때마다 느꼈던 건, "이걸 정말 고등학생들이 시간 압박 속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이번 수능의 언매 문제들 역시 어렵게 나온 걸 보면 아무리 등급컷 변별을 위해서라지만 정말 선택 과목 체제는 빨리 없어지는 게 낫다 싶네요...
우스갯소리로 현재 '언매'는 그냥 국어 영역의 '과탐'같다고나 할까. 특히 이번 지문형 문법은 '알면 조금이나마 빨리 읽힌다.'를 저격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이건 그냥 제 주관입니다. 국어황분들은 아닐 수 있겠죠.-읽는 텍스트의 양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언매를 선택했던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독서 영역에서나 볼 법한 '질문-응답' 식으로 시작하는 진짜 '지문'형 문법을 보고 있자니 제가 수험생이었다면 정말 머리가 하얘졌을 것 같더라구요. 현대 국어 문법의 여러 이론 중 '언어와 국어'로 시작했다가 중세 국어로 연결짓는 평가원의 유연함은 정말 개인적으로 색달랐습니다. 36번은 23수능 37번의 주제였던 훈민정음의 글자의 운용과 24수능 지문형 문법 속 용자례로 나왔던 '콩'을 그대로 갖고 오는 것까지. 몇 년에 걸친 평가원의 중세 국어 문제가 녹아있는 것 같더라구요. 개인적인 두려움으로 남아있는 건 이제 25학년도 지문형 문법에 언급된 '중세 국어 시기의 사잇소리 표기'나 이번 9평에서 형태소 분석으로 보여준 중세 국어 시기의 음운 현상 중 하나인 'ㄱ-약화' 를 본격적으로 갖고 올까 봐 걱정되네요.
37번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평가원의 무기 중 하나인 '학생들이 모국어 화자인 탓에 어휘의 뜻을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를 이용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만에 하나 '모시다'를 두 자리 서술어로 생각해버렸을 경우엔 틀리게 되는 것이죠. 5번 선지의 '팔다' 역시 세 자리 서술어이지만, 그냥 '(-을) 팔다'식으로 두 자리 서술어로 생각하기 쉬웠을 것 같습니다.
38번은 9평 때도 나왔던 그냥 담화문 읽고 풀기. 언매러들에게 있어 유일한 구원이었죠.
39번은 '조-어-접'을 기본으로 사동, 피동, 이형태와 더불어 '학교 문법'에서 '와/과'가 접속 조사일 때와 부사격 조사일 때를 구분하는 방법을 응용하는 것('랑' vs '이랑')까지 한꺼번에 물어본 고난도 문제였습니다.
긴 감상을 마치고 나서 다시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까지 고여버린 입시를 최전선에서 치르는 수험생분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첨부한 자료는 제 시각에서의 설명을 첨부한 이번 수능 언매 중 언어 파트입니다. 워낙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자료가 넘쳐나기에 제꺼가 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참고용으로나마 올려봅니다. 2026학년도 수능, 다시 한 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언매 미적인데 공통, 선택 중에 뭐 틀리는 게 백분위 유리하나요? 3 0
원리를 모르겠음.. 미적이면 공통 틀린 게 더 이득임?
-
본인 2교시까지 계획 0 0
아 이번엔 메디컬 가겠노 ㅋㅋ 3교시 끝나고 영어가 좆됨을 직감하고 하.. 이번엔...
-
수험생 할인 4 1
영화관 가야지
-
연대식이란게 뭘 보는건가여 3 0
725랑 675가 있으면 725인가요 675인가요..?
-
내 친구 84점인데 얘기 들어보니까 지금 메가가 83-84 2컷으로 잡아서...
-
하진심눈물나오네 3 2
걸을땨통증개오짐 월욜에병원가야겟다
-
메가 설대식 399.7인데 4 1
23 24수능 백분위로 환산해보면 높과 좀 모자른 점수같던데 대충 이정도 라인이라...
-
성적 이따군데 재수해도 되나요 1 0
국어 9평은 98점이고 수능날에 언매를 3개 틀려서ㅠㅠ 수학도 84인줄 알았는데...
-
난 수시라서 너무 다행임 0 1
모의 수능 봐보니까 알겠음 정시는 할 게 못되는 거 같음 지금 아무리 탐구를 안해서...
-
영어 노베 공부법,커리 시기 1 0
녕하세요 이제 고3 올라가는 예비 고3인데 정시 수학,국어는 어느정도 했는데 영어를...
-
강사들 27커리 언제 나오나요 1 0
빨리 해야되는디
-
익숙한거 하세요 익숙한거 1 1
근데 국어는 도통 익숙하지가 않네요
-
정작 그렇게 나와준걸 병신같이 못받아먹었음
-
김재훈 문학 단과 기원 ㅅㅅㅅ 0 0
ㅈㅂ요
-
.
-
독해문제2개랑 칼뱅문제..처틀려서 2뜬다 시바아아아아아알시발진짜 ㅋㅋ
-
님들아 물리 등급 좀 8 0
38점에 표점 61 뜨는데 3 가능하냐? 하.. 이거 4뜨면 걍 뒤도 안 돌아보고...
-
6평 생1 vs 수능 생1 2 0
뭐가 더 어려움?
-
지금 왜 아무도 손뽕 안빠냐 1 1
내가 축알못이긴 한데 볼리비아는 원래 별거아닌가
-
진지하게 생삼수 삼반수어떤가요 3 0
작수 올 6 올 9 올수능 원점수 언매 60 85 82 73 미적 84 88 92...
근데 이제 장지문은 정말 무슨 주제가 나올지 감도 안 잡히네요
만약 내년에도 지문형에 중세 낸다고 칠 때 훈민정음 지문 속에 있는 중세 시기 파생적 사동, 통사적 사동이나 2학년 모고에서 2번 정도 물어보긴 했었던 1인칭 주어 선어말 어미 '-오-', 진짜 죽으라고 내면 동격 관형절을 이끄는 대상법 선어말 어미 '-오-' 정도가 훈민정음에서 더 나올법도 싶지만... 진짜 너무 투머치인데 어찌될까 싶어요 정말
선어말어미 -오-는 교과서에도 있으니 지문형으로 인칭/대상법 vs 의도법 이런 식으로도 낼 법하긴 한데 훈민정음 기출이 죄다 교과서에 없던 내용이라서 중세는 그냥 교과서 있든 없든 신경 안 쓰고 교수님들이 내고 싶은 거 내는 듯한
'여린히읗'의 기능이나 '동국정운식 23 자모 체계' 내도 "우리 평가원 하고 싶은 거 다 하는구나"로 감상하게 될 듯한 느낌? 15교육과정엔 "국어사적 지식을 세세하기 학습하기보다는"라는 말이 남아있지만 이건 그냥 무색무취해졌다고나 할까 아니면 진짜로 저 말 때문에 아무도 예상 못할 주제를 갖고 와 놓고 "시험장에서 피지컬로 읽고 정보 습득하고 적용해서 풀어내라."를 몸소 보여주는 것인지 나 원
그냥 참ㅋㅋㅋㅋ 언매 뒤지게 암기한게 막상 현장가면 많은 도움을 못주는느낌이라해야하나... 지문형이랑 담화는 결국 잘 읽어야하고... 하...
ㅈㄴ 계륵임 언매 다맞기는했는데.. 걍 올해 언매 너무힘들었음 6,9,수능 다
언어를 이렇게 어렵게 낼거면 매체라도 쉽게 주지.. 하..
고작 기간, 시간 차이로 답갈리게 하는 건 좀... 매체 42번이 9평 때도 그랬고 그런 더러운 포지션으로 갈 거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