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임즈 [1136344]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5-11-12 19: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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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고 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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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펑크의 원리는 운일까, 실력일까? 혹자는 완벽한 법칙은 없으며 온전히 운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무조건적인 4칸 스나이핑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둘 다 틀렸다.


비유를 들어보자. 수많은 농부가 밭에 열 가지 씨앗을 뿌리면, 확률적으로 그 열 가지 모두 대풍작을 거두는 사람은 반드시 나온다. 하지만 그가 천 명 중 하나의 '농신'인지, 아니면 천 명 중 하나의 '행운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자든 후자든, 정작 본인은 자신의 성공에 필연적인 법칙이 있었다고 믿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원서 지원은 운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심리 게임이다. 개인의 선택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처럼 보이지만, 수만 명의 표본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싸움은 놀라울 정도로 예측 가능하다.


그렇기에 고속성장분석기가 성적 발표 직후 몇 시간 이내 올라옴에도 일관된 예측 모델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분석기가 정확하다는 것이 아니다. 틀리더라도 ‘일관적으로’ 후하고 짜게 잡는 오답지이기에 오히려 강력한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진학사라는 동일한 전광판을 보며 눈치 싸움을 벌이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거대한 집단 심리 또한 일관성을 띤다.


이것은 마치 수많은 공을 동시에 자유낙하시키는 실험과 같다. 특정 공기 흐름이나 개별 공의 미세한 특징 때문에 어떤 곳은 공의 밀도가 낮아지고, 어떤 곳은 가득 차게 된다. 원서 지원이라는 농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떤 학과에 지원자가 몰려 폭발할지(밀도가 높은 곳), 어떤 학과에 구멍이 뚫려 펑크가 날지(밀도가 낮은 곳) 무조건적이 아닌, 확률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결국 펑크를 찾는 것은 밭에 씨앗을 뿌리고 하늘의 뜻에 맡기는 행위가 아니다. 전체의 흐름을 읽고 비어 있는 공간을 찾아 공을 던져 넣는, 개인의 분석과 의지로 성공과 실패를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에 있는 것이다. 수능 끝나고 뇌를 빼놓기보다 원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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