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을 준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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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 선생님의
"랜딩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싫었습니다.
저는 수능까지 랜딩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선생님의 인생은 본받을만하고, 의미 있지만, 그게 그런 말을 해도 되는 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꼰대에서 벗어나 꼰대로 가시나, 예전 입시대로가 아니라 선생님의 입시 방식만 의미가 있다고 느끼시나 까지 생각했습니다.
선생님의 랜딩과 저의 랜딩은 다르다고 생각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제 보름달이 꽤나 예쁘게 떴길래 밖에서 조금 걸었는데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습니다.
언젠가 선생님이 영상으로 들려주신, 그 소리와 꼭 닮아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외적 고요!'라고 속으로 외치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길에는 정말, 나 뿐이었습니다.
문득 복습편 앞 장에 적힌 글들이 떠오르면서 누군가 입시를 치르며 소중히 느낀 감정들이라는 건 이런거구나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제 시간이 소중히 느껴지구요.
어제까지만 해도 수학 문제를 풀때마다 울었는데, 올 한 해를 성실히 보낸 것 치고 만족스럽지 않은 점수들에 괴로워 하면서 나 자신을 탓하기만 했는데, 그 외적 고요의 시간이 저에게 의미를 준걸까요.
상황을 수용하기 시작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랜딩' 이었습니다. 저는 랜딩을 준비중입니다. 저의 한 해가 가져올 결과가 드라마틱할 거라는 기대는 없습니다. 입시 실패가 이렇게 무던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찾지도 못했습니다. 이미 실패에 뇌가 굴복 당해서 행복회로를 돌리는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올해는 제게 정말 즐겁고 의미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심장이 두근거리고 수능까지 남은 시간을 오늘처럼 차분히 보낼지는 미지수입니다. 공부 안하고 여기 글을 쓰고 있는게 제정신이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수능이 끝나고 정월 대보름 쯤이 되면, 이런 글 하나가 추억이 되어주지 않을까 해서.
모두가 안전한 랜딩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이 만월이라고 하니 귀갓길에 생각나면 달 한번 보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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