もりかわさん [1334430] · MS 2024 · 쪽지

2025-11-04 13: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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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문학칼럼1) 선지구성원리와 선지판단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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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유의미한 글로 돌아온 오이카와입니다.

오늘은 수능직전 여러분께 빠르게 체화할 수 있는 수능문학 선지구성원리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항상 수능국어를 대할 떄마다 드는 의문입니다.


왜 수능에 문학을 출제하는가?


문학은 수능에 출제하기 적합한 텍스트 소재가 아니며, 이는 민찬홍 교수님의 논문에서도 지적되는 사안입니다.


민찬홍. (2013). 사고력 시험으로서의 법학적성시험.


하지만 결국 국어국문과, 국어교육과의 밥그릇 싸움 때문에 문학은 수능에 비문학과 같은 비중으로, 또는 비문학보다 어쩌면 더 높은 중요도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퇴보하는 국어교육에 분노하는 오댕이의 모습)


진지하게 대통령이 된다면 국어교육과를 폐지하고 수능에서 문학을 배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출제진들은 "문학의 비문학화"라는 스킬을 개발해냅니다. 그리고 이 문학의 비문학화 덕분에, 저는 다음과 같은 것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감상은 출제자가 하는거고, 너는 그걸 추론의 영역으로 끌고들어오면 된다.




독해 과정에서 감상이나 주관적 감정, 정서에서의 무엇인가를 최대한 배제하고, 선지에서의 언어적 추론을 위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를 파악한다면 문학에서 비약적인 성적 상승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문학의 비문학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선지구성원리의 이해입니다.


추론의 종류와 논증의 구조


잠시 지식적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추론의 종류에 대해 알고 있나요?



추론은 크게 연역추론귀납추론으로 구분됩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연역추론은 전제가 참일때 결론이 항상 참인 추론을 말합니다. 반대로 귀납추론은 전제가 참이라고 해서 결론이 항상 참이지는 않지만, 결론이 참일 가능성이 높은 추론을 뜻합니다.


문학에서 중요한 것은 귀납추론입니다. 모든 선지의 '감상'은 사실 감상이 아니라 추론을 묻는 문제입니다.


즉, 선지에서 무엇이 전제고, 무엇이 결론인지 구분하는 것이 매우 핵심적입니다!


지금부터 전제는 초록색, 결론은 파란색으로 표시해 보겠습니다.


모든 논증은 다음과 같이 이해됩니다.


D이다. 따라서 C이다.


그리고 논증의 부정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전제부정관계부정입니다.


전제부정: 논증의 전제가 틀렸다!

관계부정: 논증의 전제는 참인데, 그것으로부터 결론을 도출할 수 없거나, 도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결국 우리는 수능 문학을 풀며, 선지의 주장을 전제부정하거나 관계부정하면 되는 것이죠.


수능 문학 선지구성원리: 무엇이 전제이고 무엇이 결론인가?

문제풀이원리: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그렇다면 실제 선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작년 수능 현대시 기출을 함께 보며 생각해봅시다.


그 유명한 킥킥 문제입니다. 선지별로 뜯어서 생각해볼까요?


① '킥킥'은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웃음의 의성어로서, 사랑과 슬픔이 내재된 화자의 복합적인 정서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표현이겠군.


이 선지를 분석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킥킥'은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웃음의 의성어로서, 사랑과 슬픔이 내재된 화자의 복합적인 정서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표현이겠군.


전자, "'킥킥이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웃음의 이성어이다."라는 진술은, 객관적으로 정오판단이 가능한 진술입니다. (물론 '반복적'이라는 말이 다소 애매할 수 있지만, 일상언어적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전자를 판단할 때, 우리는 제시문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면 됩니다. 


반면 후자 "'킥킥'은 사랑과 슬픔이 내재된 화자의 복합적인 정서를 생생하게 드러낸다."는 객관적 정오판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문학을 읽고 가능한 해석은 무한하기에, 그 누구도 저 해석이 항상 옳다고도 항상 틀리다고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자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를 갖춰야 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 판단의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1) <보기>의 단서 2) 허용가능성입니다.


1. <보기>의 단서


<보기>는 강력한 해석의 도구입니다. 특히 현대문학의 경우 해석 자체가 난해할 수 있는데, 그 해석의 길잡이 역할 역시 <보기>가 담당합니다. 이 문항의 ①번 선지에서는 <보기>의 "(나)에 나타나 있는 독특한 발화 방식 즉 ... 어휘의 반복적 표현 ...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 시적 장치들이다."라는 문장이 강력한 판단의 근거가 되죠.


2. 허용가능성


논리학적으로 "P이면 Q이다."라는 진술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P가 참인 가능세계의 집합은 Q가 참인 가능세계의 집합의 부분집합이다."


이와 비슷하게, 논리학적으로 개연적 서술 "D이다. 따라서 C이다."가 참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이 이해됩니다.


"D가 참인 가능세계의 집합에서 C가 참인 가능세계들이 C가 참이 아닌 가능세계들보다 현실 세계와 유사하다."


또는, 조건부확률론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이건 생략)


2-1. 조금 더 연역에 가까운 기각의 근거 찾기


이러한 접근은 학술적으로 타당하지만,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시험장에서 적용하기엔, 조금 더 기계적인 방법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문학의 허용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실전이론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문학의 선지를 "D이다(전제). 따라서 C이다(결론)."의 구조로 이해할 때, D가 참인 상황에서, 해당 선지가 허용가능하다는 것은 다음을 의미합니다.


∃C: D&C ≡ ¬(D⟶¬C)


괜히 가오잡으려고 지도 잘 모르는 이상한 기호 남발한다고 생각하면, 정답입니다. 일상언어로 진술하면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해당 선지의 해석이 허용가능하다" iff "선지의 해석을 기각할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해당 선지의 해석이 허용가능하지 않다." iff "선지의 해석을 기각할 근거가 존재한다."


이러한 접근은 논리학적으로 엄밀하지 않으며, 개연적 추론의 타당성을 논하는 학술 세계의 경향과 동떨어져 있음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모든 문학 문제를 다 이거만 가지고 풀자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능 문학의 선지를 실전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제안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 표현을 조금만 다듬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문과 무모순인 어떤 감상이나 해석도 기각하지 않는다."

"틀렸다는 확신이 없으면 지우지 않는다."



이 방법을 통해, 개연적이고 애매모호했던 판단의 기준을 우리는 조금 더 연역적인 사고에 가깝게 바꿀 수 있습니다. 기각할 근거를 찾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는 그 감상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보다 더 유리합니다.


이 세 관점에서 볼 때, ①번 선지의 결론은 전제로부터 개연적으로 도출되는 진술입니다.


한번 이 문제의 정답선지(적절하지 않은 진술)도 같은 방법으로 분석해 볼까요?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는 말줄임표와 쉼표를 사용한 서술로서, 상실의 고통으로 인하여 사랑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화자의 심적 상태를 보여 주는 표현이겠군.


1) 전제는 참인가?

이 선지의 전제는 참입니다. 실제로 말줄임표와 쉼표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2) 추론이 개연적으로 타당한가? 추론이 허용가능한가?

이 선지의 결론은 <보기>의 진술 '사랑의 기억과 함께 상실의 고통을 안고 남은 생을 살아 내야 하는 화자'와 명시적으로 충돌합니다. 가설을 기각할 명시적 근거가 존재하므로 이 선지는 허용가능하지 않으며, 따라서 틀린 진술이고, 따라서 정답이 됩니다.(부정선택형 발문)


수능문학 선지판단표준


다음과 같은 표준행동절차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1) 선지의 전제부와 결론부를 구분한다. 이 때 결론부와 전제부가 깔끔하게 나누어지지 않고, 이리저리 뒤섞일 수도 있습니다. 

2) 전제부가 참인지 확인한다.

3) 결론부를 기각할 근거가 존재하는지 확인한다.

4) 2)나 3)에서 기각되지 않은 선지는  개연적으로 타당한지 고민한다.


실전적용해보기 - 4)에서 정답이 결정되는 경우

부제: 귀납적 언어추리는 어떻게 하는가?


이 원리로 다음 문제도 풀어봅시다. 이번 9평 문제입니다.



2연과 4연을 통해, 1연에서 화자가 자신의 조상을 ‘달의 숭배자’ 라고 생각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군. 

4연을 통해, 화자의 ‘몸 안’에 ‘돌고 있’는 ‘피’의 속성은 ‘일생’ 동안 ‘내 조상’이 ‘원했던’ 것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군.

6연을 통해, ‘그것’이 ‘멀리’ 있음으로 인해 화자가 느끼는 아쉬움이 ‘모체의 태반’을 떠올리는 행위로 해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군. 

2연과 3연을 통해 알 수 있는, 함께하는 대상에 대한 ‘그’의 정서를 바탕으로, 6연에서 ‘나를 끌고 있다’고 생각되는 ‘그것’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짐작할 수 있군. 

6연의 ‘바닷물’과 관련된 자연 현상을 통해, 4연의 ‘달의 자장’과 화자가 맺고 있는 관계의 특징을 알 수 있군.

 

모든 선지가 논증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선지는 사실관계 파악만으로 처리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4번 선지의 경우 그 진술을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2연과 3연에 '달'에 대한 '그'의 정서가 나타난다. 2) 6연에 '그것'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나타난다.

애초에 틀리기 어려운 구조의 선지이고, 추론을 불어보지 않는 선지입니다. 


한편, 1번 선지처럼 아주 포괄적이고 약한 양상의 추론을 묻는 선지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항의 정답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3번 선지를 보겠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제시하겠습니다. 


풀이 1

3번 선지의 진술이 참이기 위해서는, '그것'과 '모체의 태반'이 달라야 합니다. 하지만 본문에 따르면 화자는 '그것'을 '모체의 태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의 행동 자체를 '모체의 태반'의 행동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가설을 기각할 근거가 있으므로, 허용 불가능하며, 정답이 됩니다.


풀이2

3번 선지의 진술이 참이기 위해서는, 화자가 아쉬움을 느끼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상언어적으로 화자는 달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더 개연적입니다. 개연적 추리의 타당성이 떨어지므로, 3번 선지를 정답으로 매우 강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풀이 1의 경우 명시적이고 애매하지 않은 풀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풀이 2보다 좋은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상은 항상 애매하고, 감정은 항상 모호하기 때문에, 최대한 후순위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풀이 2에서도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상언어적으로 판단했을 때, 가설을 기각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개연적 근거가 있다면, 이 역시 우리는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풀이 2풀이 1보다 귀납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매모호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명시적이고 확실한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 문항의 경우, 풀이 2로도 답을 확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가까움과 멂이라는 것은 이항대립적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감상은 출제자가 하는거고, 너는 그걸 추론의 영역으로 끌고들어오면 된다.


제시문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지를 보고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반응이 좋으면 2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수능 잘 보세요!

rare-번아웃신드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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