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러는 늘 혼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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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고2 1학기 초
이미 중2부터 경제정법러의 정체성을 확립한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미쳐버린 경제 표본을 중화해 줄 9000명의 현역 경제러였음
그 첫발을 떼기 위해 당당히 경제 교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전설로만 그 정체가 전해 오는 “경제 선택 여학생”을 발견한 것임…
깜짝 놀란 나는 고민없이 바로 그 학생부터 한줌경제단에 편입하기로 마음먹고 조심스럽게 다가갔음
“나랑 같이 경제 선택할래?” 미친놈이거나 변태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기꺼이 나와 함께 경제를 응시해 줬지,,,
그게 이 넓은 학교에 다섯도 안 되는 한줌경제단의 시작이었음
이후에도 몇 명의 학생들이 경제단에 합류해 주었지만 그럼에도 내게 있어 제일 큰 의미를 가진 건 처음의 여학생이었음
그녀와는 친구가 되고 모의고사 있는 날마다 짧게라도 난이도 갖고 얘기하는 게 일상이 되었음
처음의 목표? 당연히 잃어버렸음
이제는 비록 다섯도 안 되는 허접부스러기한줌경제단이라지만 그래도 칸트 내용 너무 많다는 생윤담요단 옆에서 당당히 경제 얘기할 동지들이 생겼기 때문에,,,
그러나 그 소소한 행복은 얼마 가지 못함
고3 3월 모의고사에서 갑자기 경제 응시자가 1명 줄어버린 것
누가 런을 친 건지 수소문해 보았지만 남학생 반 구역에서는 찾을 수 없었기에 나는 이탈자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음
그녀는 내게 생윤사문으로 갈아타게 됐다고 웃으면서 말했고, 나는 3학년 초입부터 경제단이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음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였음…
이미 누군가는 경제 문제의 악독한 계산량에 당황하고
미쳐버린 24수능의 난도와 1컷에 마음이 썩어가고
이 쓰레기같은 과목으로는 대학에 못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텐데도
오늘 무너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경제단이 굳건하리라는 헛된 생각을 품은 것임
나는 그녀의 결정을 존중하고 생윤사문에서 좋은 결과 얻기를 빌어주기로 했음
어쩌면 나 또한 그때의 그녀를 따라 생윤사문으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르겠음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각각 경제정법과 생윤사문이라는, 사탐의 양극단에 서서 서로를 등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제 곧 도망치지 않은 대가와 도망친 대가를 각각 치러야 함
경제단에 남은 사람들은 수능이 12일 남은 지금도 풀리스트와 씨름하며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과탐 출신 이과들이 대거 합류한 사문 표본에 맞서 평가원은 역사 이래 손에 꼽을 핵폭탄 시험지를 준비하고 있을 거임
도망친 곳에는 낙원이 있을까?
확실한 것은 이 세상에 경제러는 결국 혼자라는 것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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