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체언 품사 통용을 다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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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9월 모의평가
2026학년도 수능완성
품사 통용이란 한 단어가 여러 품사로 사용되는 것을 말합니다.(이 시점에 품사통용이 뭔지 모르면 언매러 아니긴 함). 작년 9평에나왔을 때 학생들이 꽤 곤란해했는데 올해 수완에도 한 문제 실렸습니다. 이걸 본 건지 올해 이감에서도 나오고 더프에서도 나오고 오르비든 옆동네든 질문이 꽤 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헷갈려하는 '부사-체언' 품사 통용을 알아봅시다. '부사-체언' 품사 통용은 '부사-명사', '부사-대명사' 이 두 부류로 나뉩니다.
1) 부사-명사 품사 통용
어제, 오늘, 내일, 모레, 그저께, 등등
이러한 품사 통용어의 일반적인 판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용언을 수식하면 부사, 그렇지 않으면 명사 (제일 중요)
2) 주어로 사용될 수 있으면 명사, 주어로 사용될 수 없으면 부사.
3) 격조사가 결합할 수 있으면 명사, 그렇지 않으면 부사
(4) 체언을 수식하면 명사, 그렇지 않으면 부사
대부분 이러한 방식으로 풀립니다. 보통 (3)을 자주 쓸 텐데 좋은 방법이지만 원리원칙을 생각해서 (1)로 푸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 오늘의 날씨는 어떠하니?
2. 오늘이 첫 출근날이다.
3. 그가 오늘 왔다.
4.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
(1)과 (2) 문장에서 쓰인 ‘오늘’의 뒤에 격조사가 실현되어 있기 때문에 명사로 처리하며, (3)과 (4)에 쓰인 ‘오늘’은 격조사 없이 단독으로 쓰였으니 부사입니다.
이렇게 판단해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근데 이렇게 되면 2509 '그저께 낮만큼 더웠다'를 판단하기 까다롭습니다. 여기서는 '그저께 더웠다'가 아니라 '(그저께 낮만큼) 더웠다'이므로 '그저께'는 '낮'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쓰인 것입니다. '의'가 생략되었다고 볼 수 있죠.
비슷한 예시로 '오늘 날씨가 덥다'가 있습니다. 이 역시 '오늘의 날씨가 덥다'와 의미가 같으므로 관형어로 해석됩니다. '날씨가 오늘 덥다(?)'는 아무래도어색하죠? 문맥도 어색하고 '오늘'이 '덥다'를 수식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사의 정의를 생각하셔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3)과 (4)가 부사인 이유는 '왔다', '하다'를 수식하기 때문이고 '오늘 날씨가 덥다'의 '오늘'이 명사인 이뉴는 '덥다'가 아니라 '날씨'를 수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판단을 안 하면 문제가 되는 게
1. 철수가 오늘은 왔니?
2. 오늘은 첫 출근날이다.
이러한 보조사의 결합 시의 품사 문제입니다. 보조사가 결합한다고 그 품사를 확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은 부사, (2)는 명사로 볼 것입니다. 의미를 따지시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참고)
('오늘은 날씨가 좋다' 따위의 문장은 출제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견이 있는 부분입니다.)
2) 부사-대명사 품사 통용
언제
'부사-대명사' 통용은 '언제'뿐입니다(옛날 문법서나 옛날 이론을 따른 책에서는 '여기, 거기, 저기'도 포함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표준국어대사전은 부사 '여기, 거기, 저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최근 이감에 얘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얘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판별 기준은 용언을 수식하느냐의 여부입니다. 그것이 부사의 정의니까요.
1. 뉴진스 복귀가 언제부터지?
2. 뉴진스는 언제까지 활동을 못 하는 것일까...
3. 민지가 마지막 포닝을 한 게 언제였더라.
4. 우리 언제 만날까?
5. 너 언제 왔니?
6. 민지는 언제 봐도 예쁘다.
여기서 (1), (2), (3)은 대명사입니다. (4), (5), (6)은 부사지요. 당연히 정의에 입각해서 (1~3)은 용언을 수식하지 않으니 부사가 아니고 (4~6)은 용언을 수식하니 부사인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는 좀 특이한 체언입니다. 부사임에도 보조사가 결합하지 못합니다. '언제'는 '는'과 결합하면 '과거의 어느 때'를 의미하게 됩니다. '걔가 언제는 제때 왔니?', '언제는 뉴진스가 고트라고 외치더니 지금은 도리어 욕만 한다' 여기선 부사가 아니라 대명사입니다. '언제는'은 부사로 보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위의 (4~6)에 '는'을 붙여 보십시오. (4)와 (6)은 비문처럼 느껴질 겁니다. 어색하죠. (5)는 뭐 붙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원래의 의미 즉 의문의 의미가 사라지고 '과거의 어느 때'라는 의미가 생겨 버립니다.
또, 보조사 '든', '든지', '라도'도 대명사 '언제'에만 결합하지, 부사 '언제'에는 결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오십시오', '언제든지 쓰거라', '언제라도 놀러간다' 등은 대명사 '언제'입니다. 즉 '언제 찾아갈 수 있나요?'는 부사고,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나요?'는 대명사인 것입니다.
이처럼 좀 지엽적인 면이 상당하기 때문에, 최근 이감 문제처럼 '언제'를 품사 통용으로 내는 건 수능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낸다면 '언제'는 그 구별법을 보기에서 상세히 얘기해 주지 않을까 싶네요. 혹은 내더라도 보조사가 결합한 경우를 출제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 왜 이런 품사 통용을 하는가
그렇다면 왜 품사 통용을 할까요? 체언-부사 품사 통용어를 관형격조사가 생략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 왜 부사격조사는 생략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걸까요?
그건 애당초 부사격조사가 결합하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제 집을 갔다', '나는 오늘 집을 간다', '나는 내일 집을 갈 거다'를 '어제에', '오늘에', '내일에'로 바꿔 보십시오. 그게 자연스러운신가요? 아마 그렇다면 좀 특이한 한국인이실 겁니다. 일반적인 쓰임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애당초 부사격조사가 생략된 것이 아니고 부사격조사가 붙지 않으니 그냥 부사로 보는 것이지요.
즉 부사어로 쓰이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부사격조사의 생략이 아니고 그냥 부사인 것입니다.
혹시 더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립니다. 이건 어원과 관련된 문제라 그렇습니다. '언제', '어제', '그저께'는 기원적으로 부사격조사가 통합된 구성이라서 '그저께에', '언제에', '어제에' 따위의 조사 결합은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고 심하면 비문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애당초 '에(그 당시는 특이처격 의)'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라 그 뒤에 또 '에'를 붙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죠. 중세국어 화자에게는 '언제에'는 마치 '그곳에에'처럼 불필요하게 부사격조사를 두 번 쓰는 것처럼 인식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쓰임이 계속되며 '언제에, 오늘에' 등이 잘 쓰이지 않은 것이죠. 또, '오늘' 역시 기원적으로 날짜를 의미하는 단어가 결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부사격조사가 결합하는 것을 꺼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
관련 논문으로 "박진호.황선엽.이승희(2001) 어말 ‘C+ᆡ/ᅴ’에서의 ‘C+ᆞ/ᅳ’ 탈락 현상에 대하여"가 참고됩니다.
번외) 수능에 안 나오는 내신틱한(공시틱한) JOAT같은 품사통용
1. 민지는 역대 아이돌 중 외모 순위로 첫째이다
2. 첫째, 민지에 대한 욕을 해선 안 되고, 둘째 '칼국수'라는 좆같은 말을 써선 안 된다.
3. 민지의 오라버님은 그 집안의 첫째이다.
4. 아이돌은 첫째로 외모가 예뻐야 한다.
5. 배가본드의 첫째 권을 잃어 버렷다.
이 문장에서 '첫째'의 품사가 같은 것끼리 짝지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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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1, 2
명사: 3, 4
관형사: 5
2번선지가...
선생님, 부사-명사 품사통용 정말 이해 잘 되었는데요..
관형사-명사 품사통용이 헷갈립니다.
이번 더프 "스무-스물"도 그렇고 (이건 품사통용 아니긴 함)
9평 "세계적"도 그렇고요..
제 지식에 "하루 만에 숙제를 다 했다." "시골 풍경이 아름답다." 같이
"하루" "시골"이 관형어로 쓰였지만 명사로 취급하는, 관형사로는 인정을 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기에
이번 더프로 "스무"가 아마 "스물"의 이형태이자 관형어로 쓰인 명사이겠거니 했는데 관형사라길래요..
이런건 어떻게 해야되나요..? 사설이 사설했다 라고 하면 될까요?
수사와 수관형사 정도는 알아두면 좋습니다. '한-하나', '두-둘', '세-셋', '스무-스물' 등등 수(數)와 관련된 말은 품사통용의 대상입니다. 만약 체언 관형어라면 '한, 두, 세, 스무'가 체언으로도 쓰이는 예가 확인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섯, 일곱, 열, 서른 등 이런 단어는 수사와 수관형사가 형태가 동일하니 역시 체언 수식 여부로 따지면 됩니다
여섯 사람이 있었다 --> 관형사
서른 살이다 --> 관형사
읽을 책이 서른이나 된다 --> 수사
있는 게 여섯도 안 되네 --> 수사
그리고 수사≠명사입니다
'-적' 파생어는 정말 쉽습니다. 얜 그냥 기계적으로 조사 여부로 보시면 됩니다.
관형사에는 격조사든 보조사든 조사라면 붙는 것이 불가능하니, 조사 붙으면 무조건 명사고, 아니라면 관형사입니다
아 그러네요..ㅎ 수사를 자꾸 간과하네요.
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또 하나 궁금한게요.
그는 세계적 선수이다. / 그는 세계적인 선수이다.
아버지는 모레 오실 것이다. / 아버지 모레에 오실 것이다.
처럼요 전자의 문장들이 각각 관형어,부사어에 조사를 붙혀도 맥락상 '가능'한 상태이잖아요..!
근데 안 붙혀서 출제한 경우 교육과정 상 그냥 각각 관형사/부사 로 취급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은 아예 '판단불가'로 해야될 거 같은데 그냥 조사를 안 붙혀서 출제하면 못 붙는 거 처럼 해설하더라고요.. 기출이든 사설이든
품사통용이라서 그런 겁니다
만약 '세계적 선수', '모레 오실 것이다'의 세계적, 모레를 체언으로도 볼 수 있다면 애당초 품사통용을 하지 않고 체언으로만 등재했을 겁니다
기출이든 사설이든 학계에서든 품사통용을 긍정하면 그렇게 처리합니다
품사통용을 하게 되면 나올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도움 많이 되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