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델리만쥬 [1416729] · MS 2025 · 쪽지

2025-10-22 1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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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이 시기, 지하철역의 델리만쥬처럼 당신을 매혹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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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하철역 델리만쥬입니다.

수능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저도 수험생 시절, 수능과 달력 종이 한 장을 사이에 둔 이 시점에 제일 공부가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불안해서 공부도 안 되고 잠도 잘 안 와… 나만 그런가?’

‘아직 하지 못한 게 너무 많은데, 어디서부터 해야 하지?’

‘그냥 내년 수능을 준비할까?’

지금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차 있다면, 잘 오셨습니다.

오늘 준비한 글은 작년까지의 저와 같은 수험생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부족한 글 솜씨 탓에 머리를 학대해 가며 다듬은 글이니, 다 읽으신 후 도움이 되셨다면 팔로우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우선 가장 근본적인 불안의 시발점 (욕 아닙니다.), ‘나만 그런가?’ 라는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합시다.

옆 자리에 있는 전교 1등 친구, 학원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수학황 친구, 또 뉴스에서 수치로 간접적으로 만나는 메디컬 반수생들. 

위에 나열한, 여러분보다 조금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 놓인 사람들도 지금 시기엔 불안과 조급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러하듯 그 불안을 입 밖으로 내지 않을 뿐입니다.

평균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시점에 완벽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우선 나만 그런가, 하는 생각에서 나오는 불안은 지우도록 합시다.


하지만 이정도로 여러분의 불안이 잠재워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장만 하더라도 폰 너머 시야에 어른거리는 탑처럼 쌓인 교재와 모의고사들이 불안의 불쏘시개가 되어 내 마음 속을 활활 태웁니다.

존재만으로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녀석들이지만, 오늘은 책상 구석에 박혀 있는 것까지 그 몹쓸 녀석들을 모두 꺼내어 봅시다.

그리고 우선 순위를 정합시다.

메타인지가 부족한 사람이라도,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10월인데 아직 이것도 안 했어?’

‘수험생이면 이건 하고 수능 봐야지.’

이런 타인의 말 때문에 구매한 교재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명심합시다. 지금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런 말을 한 타인들이 나 대신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 시험을 봐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내 등급에 적합한, 그리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교재를 솎아내어 그 교재들을 모두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합시다.

그렇다고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우선은 과목당 딱 한 권씩만 골라내 봅시다.

저는 작년 D-30에 다른 교재 없이 오직 각 과목의 기출 문제집과 미리 분석해둔 문학 수능특강을 1회독 하고 가는 것을 목표로 했었습니다.


저는 N수생이었음에도 늘 이맘때면 아직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으며, 과거 조금이라도 나태했던 순간들을 자책하고 스스로 불안을 키웠습니다.

대학생인 지금도 얼마 전 예고 없이 차가워진 아침 공기에 뒷골이 서늘했을 정도니 말 다했죠. 

아마 몇 년간 학습된 불안이 특정 계절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낳은 것 같습니다.

그정도로 저는 불안에 취약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게 우리내 인생이기에, 불안할 때마다 소.확.뿌 를 챙기려 노력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뿌듯함. (젊어 보이고 싶어서 둔 무리수 맞습니다.)

하루 공부하는 모습을 타임랩스로 찍거나, 플래너를 촘촘하게 짜 지우는 빈도 수를 늘리거나, 얇은 기출 교재를 구매해 단기간에 교재를 끝내는 등

하루를 마쳤을 때 객관적인 지표 (긴 타임랩스 영상, 여러 개의 밑줄이 그어진 플래너, 다 풀어진 교재..) 를 통해 다 했다 라는 느낌을 자주 느낄 수 있게 유도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부족해진 분들에게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수능을 노릴까?’ 하는 그 마음, 당장 버리시길 바랍니다.

그런 태도라면 내년에도 그 마음이 들 것이 분명합니다.

저도 인생 풋내기에 불과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우습지만, 세상엔 마냥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 문제가 더 많습니다.

수능은 당장 피하면 피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문제입니다만, 그렇다고 대학이, 사회가 그런 여러분을 이해하고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런 마음은 접고, 남은 날들에 진실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고등학생 때가 좋았다고 하고, 사회인이 되면 대학생 때가 좋았다고 한다는... 그렇게 돌아 보면 우리 인생에서 좋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는 말이요.

몇 주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여러분이 그리워 하는 수능 D-100, D-50… 그때도 여러분은 그보다 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던 과거를 그리워 하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수능 전날은 아직 몇 주의 시간이 남아 있던 오늘을 그리워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꽤 좋은 시절임을 되새기며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맑은 햇살이 되어, 아침 안개처럼 뿌옇게 껴 있던 잡념을 흩어내었길 바라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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