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베이스독재충 [1400448] · MS 2025 · 쪽지

2025-10-14 18: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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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비공개 실전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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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면 1 — 엄마의 결심

퇴근 후, 손목에 파스 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비공개 실모, 평가원 뺨치는 퀄리티.”

댓글엔 ‘수능장에서 기시감 느꼈다’는 글이 줄줄이 달려 있다. 화면 속 홍보글을 몇 번이고 읽는다.

가격은 15만9천 원.

한숨을 내쉬다, 결국 ‘결제하기’를 눌렀다.

— “얘 지구과학이 약하니까… 이거라도.”






2. 장면 2 — 선물

며칠 뒤, 택배 상자를 들고 거실로 들어온다.

“철우아, 엄마가 네 지구과학 잘 보라고 좋은 모의고사 샀어.”

아들은 귀찮다는 듯 이어폰을 뺀다.

“또 이상한 거 산 거 아니야?”

“아니야, 이건 비공개야. 아무나 못 구한대.”

엄마는 웃는다.

아들은 무표정하게 말한다.

“비공개면 뭐가 달라? 그런 거 다 낚시야.”

“그래도 좋은 거라더라. 다들 풀고 감 잡았다던데.”

엄마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박스를 내민다.

손톱 밑엔 아직 편의점 포스기 잉크가 남아 있다.






3. 장면 3 — 아들의 반응

아들이 문제지를 훑다가 콧소리를 낸다.

“이게 뭐야. 지문 폰트도 이상하고, 오타 투성이야.”

“그럼 좀 어렵니? 그럼 좋은 거지.”

“좋긴 개뿔. 해설도 오류고, 문제도 말 안 돼.

이거 그냥 누가 만든 쓰레기야? 버릴래.”

말끝에 아들은 문제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진다.

“이딴 걸 왜 돈 주고 사? 오리온이나 사주지.”





4. 장면 4 — 쓰레기통 앞에서

엄마는 말없이 쓰레기통을 본다.

구겨진 종이 위로 ‘비공개 실모 2회차 한정판’이라는 글자가 삐죽 나온다.

잠시 뒤, 그걸 다시 꺼내 펼친다.

구겨진 종이엔 연필로 ‘1번 ③’이라고 적힌 아들의 필체가 희미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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