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가 '바래'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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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ㅏ로 끝나는 용언이 ㅐ가 되는 경우가 종종 보임
오라다>오래다
보차다>보채다
보타다>보태다
ᄂᆞᆯ나다>날래다
'바라다'를 '바래다'로, '놀라다'를 '놀래다'로, '나무라다'를 '나무래다'로 쓰는 것 역시 이와 같은 변화로 보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변화의 기제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임. '오라다'는 '오래'라는 부사의 영향으로 볼 수 있겠지만, 나머지가 좀 곤란함. '하다'의 활용형에 유추된 것이라는 설이 있지만 위들 예들은 '하다'가 '해'로 쓰이기 전부터 나타나서 그렇게 보기 어려움. 그래서 그냥 아직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ㅣ 첨가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곤 함.
'바라다'의 '라'가 '래'로 쓰이는 건 초기 문헌에서는 <念佛普勸文(1704)>에만 집중적으로 보이는데, 다른 문헌에서는 주로 '라'로 쓰인다는 점에서 경상방언이 시작으로 보임. 20세기 기록을 보면 '바래다'가 없는 건 아닌데(방언 자료일수록 '바래/바ᄅᆡ'가 많음), 중앙어 즉 서울 자료는 주로 '바라'형이 많음. 조선어사전(1920)이나 Underwood(1890), Alévêque(1901) 등의 사전류와 독립신문 등의 신문에서도 '바라'가 압도적임. 1950년대부터 '바래'가 좀 보이기 시작하더니, 1988년 한글맞춤법이 제정될 때는 기어이 '바램'이 비표준어라는 주석을 달아줘야 할 만큼 서울에서도 '바램'이 꽤 쓰였다는 걸 알 수 있음.
아마 '바래'형이 남부 방언에서 시작되었기에 이런 개신형들이 서울까지 침투하기 오래 걸렸기 때문이겠지. 서울말의 내적 변화라기보 이미 다른 지역 방언에서 진행되던 변화가 서울로 유입되고 확산된 것 즉 방언 차용이라 볼 수 있음. 대중 화자들에게 친숙한 구어체에선 방언을 흔히 접할 수 있으니. 뒤늦게야 'ㅣ 첨가'형이 서울에 들어온 거지
마냥 근본 없는 음운 변화라고 보기는 어려워서 언젠가는 표준어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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