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 [1413208]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5-10-07 18: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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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이 풀어본 어좃모 후기 (언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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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에서 어좃모 얘기 많이 나오길래 시간 내서 풀어봤습니다.

우선 좋은 문제 만들어 주신 출제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22 수능이나 2024 수능과 같이, 한쪽은 힘을 주더라도 다른 쪽을 풀어주던 평가원과 달리 모고 전체가 힘를 빡 주어서 시간 관리가 특히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대충 훑어보면 악의가 담겨져 있다 해도 믿을 법한 낚시 선지들까지…

정확하게 컷이 어느정도일 것이라고 단정은 못지어도 최소한 80점대는 아닐 것이라 확신합니다. 확실히 어려웠어요.


우선 문제는 처음 독서론부터 언매까지 순서대로 풀었고, 문제풀이 순서대록 후기 남길께요.


우선 독서론부터 들어가자면 1,3번의 경우 지문만 충분히 이해하면 답에 접근하기 쉬운데, 2번의 경우 3번 선지와 4번 선지 사이에서 꽤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문 다시 읽으면서 ‘인과 관계’라는 말을 보고 3번 찍었습니다. 이때부터 선지가 쉽지는 않겠구나 생각하고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다음에 만난 것이 비문학…이 모의고사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비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문학에서 시간을 벌어서 문학에 바치는 저같은 사람들에겐 재앙과도 같았습니다. 보통 비문학 20분 컷 내고 문학에 40분 정도 쓰는 타입인데 이 모고는 그게 안되더라고요.


우선 비문학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난이도를 자랑한다고 생각하는 덴노 지문입니다. 헤겔 지문이랑 leet에 나오는 이기론 같은 거 풀어보면서 이제 인문 지문은 웬만하면 5분컷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던 저에게 다시 벽을 선사했습니다. 비문학에서 쓴 31분 중 이 지문에 쓴 것이 19분 정도 됩니다. 일단 7번 틀린 이유는 ‘다이쇼 데모크라시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는데 데모크라시면 천황 반대한다는 느낌 같으니까 이건 아니겠지’하고 그나마 애매한 2번 찍어서였고, 8번은…할 말이 없습니다, 선지 더 잘 보라는 교훈을 얻어갈 수 있는 문제였고 1번 5번 선지 제외한 선저 3개 다 애매했어요. 앞으로는 선지들 각각에 대해서도 쪼개서 분석하는 연습 더 하려고 합니다.


원자로 지문은 개인적으로 화학, 현대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배경지식 가지고 지문 읽는 시간 최대한 단축하고, 내용 기억나는 거 가지고 최대한 빨리 문제에 때려박은 것 같아요. 보기 문제도 그냥 최대한 대충 읽고 대조시키면서 푸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은 것 같아요. 문제는 12번인데…leet 풀때 시간 오래 걸리고, 정답률도 낮았던 거 생각나서 대충 ㄷ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아서 버리고 남은 3개 중 하나 찍었는데 틀렸습니다. 옛날에 풀어봤던 충전지 지문 31번 이상으로 지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동맹이론 지문은 그냥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요즘 나오는 사회 지문들이랑 비슷하거나, 살짝 어려운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브레턴우즈 지문 이후로 사회 지문은 전체적으로 할만 한 지문으로 출제된 만큼, 다른 지문들에 비해서는 힘이 빠진 것이 느껴졌어요. 쉽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이 모의고사 전체에서 봤을 때는 충분히 할 만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은 문학입니다. 고1 모고 풀었던 것들 생각하니까 언매 풀기 위한 최소 시간이 15분 정도라고 봤는데 그거 벌기 위해 너무 급하게 풀다가 많이 날려먹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고전시가랑 고전소설을 많이 못하는 편이라 이 점 감안해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초한가렁 여장계곡서, 이 둘이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었습니다. 여장계곡서 같은 경우 그래도 한국사에서 얼마 전에 배운 내용이라 보니 배경지식 튼튼해서 할 만 했는데, 초한가가 말이 안되게 빡셌어요. 애초에 지문 자체를 이해 못하고 문제 들어가서 한문제 한문제 넘기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19, 20번 문제가 시간 잡아먹는 귀신이었어요. 22번의 경우 아예 틀려버려서 할 말이 딱히 없는데, 보기가 매우 어렵고, 또 잘 만들어졌다 생각했습니다. 해설 돌아보면서 덴노 지문이랑 장끼전과 같이 가장 많이 얻어간 지문들 중 하나였어요.


다음이 장끼전…지금까지 본 고전소설 통틀어서 가장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설 초반부의 경우 내용을 아예 이해를 못할 정도였어요. 23번과 25번과 같은 기초적인 문제들부터 약간 어렵게 다가왔고, 특히 26번의 경우 많이 어려웠어요.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고 해도 전 이거 4번 찍었을 것 같아요. 고전 문학 작품에서 내용 해석이 매우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 준 지문이었습니다.


판문점이랑 오장군의 발톱, 현대 소설들이죠. 앞서 말했듯 현대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 보니까 글에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고, 그런 만큼 딱히 문제에서 막히는 것 없이 쉽게쉽게 넘어간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 자체는 난이도랑 관계 없이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iyeu도와 같이 욕나오는 문제들 내던 과거와 달리 현대 소설은 욕 안 먹을 정도로 적절하게 내는 평가원스러움을 잘 살리신 것 같아요.


문학의 끝을 장식한 것은 윤동주 시인의 병원과 이육사 시인의 절정이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스팔트 같이 내용 자체가 난해한 것에 비해서는 할 만 했고, 문제도 전체적으로 쉬웠습니다. 그나마 어렵다고 할 게 33번이었는데 명확한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여태까지 기출에서 낸 기조들을 생각하고 풀면 어느 정도 확신 가지고 치울 수 있는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언매입니다. 원래 모고 풀 때 언매 안배워서 감으로 풀면 어느정도 풀리는 화작만 했었는데, 이번 내신 범위에 언매 내용 나와서 이번에는 언매 풀어봤어요. 38번의 경우는 아직 학교에서 안 배운 내용이고, 문제도 길어 보여서 그냥 던졌고 나머지는 다 풀어 봤는데…와 함정이 말이 안되게 많았습니다. 특히 36번이랑 43번의 경우 운 없으면 틀렸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언매 시험지 많이 풀진 않아서 딱히 뭐라 평가할 수는 없긴 하지만 시험대비 하면서 교육청 것들 풀었을 때 생각하면 이정도면 제가 풀어본 언매 통틀어서 압도적으로 난이도 1위라고 생각합니다. 39번 정도 제외하면 시간을 그렇게 탁탁 칠 수 있는 문제가 없었어요. 특히 문법보다도 매체가 지옥도였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그리고 매우 어렵게 만들어진 모의고사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수능이 어렵게 나올 것 같다는 말이 많은 만큼 80분 정도 시간 내서 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수열이랑 통계 공부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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