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일 [1322412] · MS 2024 · 쪽지

2025-09-23 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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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어리석은 것을 택하는 자는 오히려 지혜로운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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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 개념을 빌리면 자신의 무지하다고 말하는 자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지각하고)있으며 그렇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무지하지 않다.


그러므로 만약 누군가가 일부러 배움의 기회를 놓침으로써 스스로가 지혜로워질 가능성을 버리고 자발적으로 자신을 어리석게 하였다면, 그러한 결과를 전부 알고도 그것을 택한 자는 지혜로우며, 반대로 늘 배움과 깨달음의 기회를 구하고 선택하고 찾고 듣고 배운다 하더라도 그 기회들과 선택을 근거로 자신을 지혜롭다고 말하는 자는 오히려 어리석을 확률이 높다. 

그가 배움의 기회를 통해 알게 된 것들에 오류가 있을 확률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롭게 배우려는 자는 그 지식을 배우면서 자신의 어리석음에 더욱 주목하는 반면, 이미 꾸준히 배워온 자는 그 배움을 신뢰하고 의존하게 되어 도리어 자신의 어리석음을 잊고 무지의 지를 의식하지 못한다.


모든 반지성주의자는 자신을 반지성주의라 칭하지 않으며, 도리어 자신을 반지성주의자라 칭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가장 지혜로운 자일 것이다.


현대의 학벌주의 또한 이와 같은 무지를 조장하고 무지의 지를 깨닫는 것을 방해하려 든다. 자신의 학벌을 근거로 자신이 엘리트라 주장하는 이나 또 자신의 학벌을 근거로 자신을 무식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은 모두 이러한 학벌주의의 문제를 키우는 데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든지 지혜로워지길 원하는 자는 도리어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더욱 의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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