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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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근거 없는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나를 향해 굴러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씁쓸했던 건, 나를 안다고 믿었던 이들조차 확인 한 번 하지 않고 그 눈덩이를 덥석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오래 알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진실보다는 소문에 기댄 판단을 내리며 차갑게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인간관계가 생각보다 얼마나 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믿음이라는 것은 단단한 벽돌집이 아니라, 한 번 비바람이 몰아치면 쉽게 무너져 내리는 모래성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그들의 태도를 보며 마치 전염병을 두려워하는 군중을 떠올렸다 누군가가 감염자라고 손가락질하면, 확인도 없이 발걸음을 떼어내며 거리를 벌리고 심지어 그 두려움에 휩싸여 그 사람을 더 크게 모욕한다 진실 따윈 중요하지 않고 단지 ‘안전하게 남들과 함께 배척했다는 안도감’만이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렇게 손절은 검증 없는 정의감의 가면을 쓰고 사실은 비겁한 자기 보호일 뿐이라는 게 너무도 뻔히 보인다.
침묵하는 것이 인정으로 받아들여지는 요즘 나는 내 침묵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이미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내 말을 듣지 못하고 오해하고 나를 잘못 판단할 거라는 것 또한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침묵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거나,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나는 나의 감정과 생각을 잠시 삼켰다. 내 침묵이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상대에게 더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내 마음을 지키는 방법은 그것뿐이라고 판단했다
날 아는 사람, 나와 친했던 사람들은 들어주길 바란다
내가 한 가지 자부할 수 있는 것은 나는 타인의 이야기를 뒤에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흉보거나 욕하는 것으로 하루를 채우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내게는 올바른 삶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요즘처럼 침묵이 곧 ‘인정’으로 오해받는 세상에서도 내 침묵을 오해하고 떠난 사람들에게 나는 탓을 하지 않는다 그저 내 방식일 뿐이다 나는 내 방식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침묵을 약함이나 무관심으로 오해하지만 사실 침묵 속에는 배려와 책임, 그리고 자기 존중이 녹아 있다 나는 내 침묵을 탓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 선택이었고, 상대를 존중하고 나를 지키는 방식이었다. 누군가 내 침묵을 잘못 해석한다 해도 나는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비판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싶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 이미 머릿속에 그려진다
누군가는 캡처를 해서 단톡방에 뿌리며 낄낄거릴 것이고
누군가는 또 찐따새끼라며 조롱의 거리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이걸 보면서 “하 ㅋㅋ” “지랄한다” 라고 생각할걸 알아.
이 글 한 줄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놀잇감이 될 거라는 걸 모를 만큼 순진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쓴다.
불에 먹힐바에야 차라리 불길 위에 내 목소리를 던져 태워버리는 게 낫다. 그 연기라도 올라가 언젠가 누군가의 폐 속에 스며들어, 이 광경의 절망을 깨닫게 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한가하다면, 제발 그 여유를 남을 짓밟는 데 쓰지 말고, 남을 살리는 데 써라. 누군가를 손가락질하고 배척하는 데 들이는 정성의 절반만이라도, 옆에 있는 친구의 마음을 들어주거나, 부모님의 어깨를 주물러드리거나 아니면 너 스스로의 삶을 단단히 다지는 데 쓰면 어떻겠냐
한가지 생각이 더 드는 것은, 한가해서 남 흉보는 데 시간을 쏟는 줄 알았는데, 혹시 그것도 아니었나. 혹시 하루가 너무 고단해서, 불 꺼진 방 침대에 누워 돌멩이 던지듯 남을 향해 조롱 몇 마디 툭툭 던지는 걸로 피로를 푸는 건가 고작 그깟 같잖은 손놀림과 돌멩이질이 희열로 느껴지고, 그 얄팍한 쾌감으로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면, 당신 하루가 그정도에 풀릴만큼 무가치한 삶이었나 남을 상처 내는 말 몇 줄로 자신을 달래야 한다면, 그 하루는 스스로도 붙잡을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도 연민과 조롱이 동시에 든다 차라리 내 이름을 욕하며 비웃는 그 순간만큼은 당신들이 스스로의 공허와 고단함을 잠시 잊는 듯 보이니까 하지만 그 위안이 얼마나 초라한가. 남의 삶을 발판 삼아 잠깐의 희열을 얻는 것, 그게 하루를 살아낸 자의 위로라면, 그대 하루는 불빛도 없고, 온기도 없는 방 안에서 쓸쓸히 흩어지는 먼지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돌멩이는 나를 스치는 순간보다 당신의 빈 주머니 속을 더 깊이 울릴 것이다 왜냐하면 진짜 공허는 나에게서가 아니라 당신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남을 비판하는 그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 그 안에 비치는 건 대부분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누군가를 조롱하며 던지는 말은 알고 보면 자기 안에서 가장 싫어하는 결핍과 두려움의 반사일 뿐이다. 그래서 그토록 집요하고, 그래서 그토록 열정적이다 결국 타인을 향한 손가락질은 자기 내면의 거울 앞에서 허공을 치는 몸부림일 뿐인데, 정작 그 사실은 외면한 채 남을 흉보는 일로만 하루를 채워간다
그렇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다 그렇게까지 남을 깎아내리는 데 열을 올리느니 차라리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라고 누군가를 무너뜨려 잠깐의 희열을 얻는 대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단단히 세우는 게 훨씬 값진 일이다. ,.
그러니 제발, 그 모든 비판 속에서 비추는 건 사실 당신 자신의 얼굴임을 알아차리길 바란다. 그리고 그 얼굴을 미워하는 대신, 조금이라도 사랑하려 애써보라 조금이라도 스스로에게 사랑을 퍼부어라
누군가를 욕하고 혐오하면서 하루를 보내야 할 만큼, 당신은 결코 무가치한 사람이 아니다 남을 깎아내리며 잠시나마 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하루를 채워야 한다면 그건 당신이 가진 가능성과 가치가 얼마나 얕게 평가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당신 안에는 분명히 더 깊고 더 따뜻하며, 더 단단한 면이 있다 그 힘과 시간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써보라 당신의 하루를 채울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을 향한 진정한 존중과 사랑이라 생각한다.
누군가를 욕하고 혐오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 만큼,
당신은 결코 그 정도로 하찮지 않다.
그보다 훨씬 더 값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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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성도 몰라요~
용기 내 훔친 첫키스
너가 침묵을 택한 이유는 그 무엇도 아닌 나의 이야기를 들은 이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겠지. 결코 나에게 더이상 상처주고 싶지 않은 마음은 너의 그 이유 중 티끌만큼도 없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다가 문득 남을 흉보고 욕함에서 자신의 피로함을 해소했던 과거의 너를 떠올렸고 이제는 화조차 나지 않고 안타깝기만 한 마음이다.
난 이제 너를 놓아주었다. 너가 모르는 척 날 찾아온다면 받아줄 것이지만 나는 널 놓아준다. 나의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기쁜 기억을 함께했고 그 기억을 모두 기쁘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게 만들어버린 너를 놓아주려한다.
내가 좋아했던 너가 그랬듯이 아직도 인스타를 내리다보면 자기계발 릴스에 좋아요를 눌러놓은 너를 발견할 수 있다. 같잖게도 너 또한 언젠가 그렇게 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당화하며 온갖 더러운 짓을 행해온 너를 연민한다.
나는 아직도 너의 꿈을 꾼다. 너를 처음 만난 그때로 돌아가는 악몽을 꾼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짓을 해도 넌 결국 같은 선택을 하고 나는 꿈에서 깬다.
내가 널 오르비에서 발견했을 때는 제발 아니기만을 빌었다. 너가 그런 식으로 날 버렸다면 적어도 노력이라도 하고 있길 원했다. 그럼에도 나는 결코 너라고 볼 수 없는 글에서 널 보았고 슬프게도 널 사랑하는 나의 눈은 언제나처럼 맞았다.
너의 침묵은 나의 말에 대한 인정도, 언젠가 한번쯤은 사랑했을 나에 대한 예의도, 더 큰 갈등을 불러오지 않으려는 생각도 아닌 모든 것에 대한 회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널 안다고 믿었던 이들, 널 오래 안 이들은 내 말 한마디에 너에게 등돌린 것이 아니고 그동안 너의 언행 하나하나를 보았기에 나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른 이들을 멍청한 사람으로 만들고 고고한 척하는 널 보며 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제 난 너없이도 살아갈 수가 있다. 팔 한쪽이 없어도 다리 한쪽이 없어도 살아갈 수가 있다. 기어서라도 살아갈 수가 있다. 난 이제 기꺼이 너없는 삶을 받아들이겠다. 널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넌 나를 계속 두려워해라. 너가 떳떳할 수 있을 때까지 늘 두려워해라. 이제 더 이상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더이상 날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 첫사랑이 되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