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아진화시켜줘 [1325791] · MS 2024 · 쪽지

2025-09-06 23:34:15
조회수 106

재밌는 어원 이야기: 부랴부랴는 불이야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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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야~ 불이야~가 줄어든 말이 '부랴부랴'임 


  • 모다 소ᄅᆡ 디ᄅᆞ고 불이야 불이야 웨거ᄂᆞᆯ 모ᄃᆞᆫ ᄂᆡ인은 다 와 보ᄃᆡ

  • [모두 소리 지르고 불이야 불이야 외치거늘 모든 내인은 다 와서 보되] 서궁일기 60(16XX)


  • 그는 불이야불이야 구두를 닥기 시작하얏다. <지새는안개(1923년),53>

  • 「… 여보세요 난 갑작이 오늘 집을 옮길 사정이 생겼어요」그는 주인에게 인사를 던지고 불이야불이야 짐을 다 싸 놓고 나서 <파종(1935년),177-181>

  • 마츰 세 시 오 분에 떠나는 급행이 있으므로 나는 불이야불이야 가방 한 개를 얻어 들고 입든 옷 그대로 남편과 같이 정거장으로 내달리었습니다. <기괴한유언장(1936년),283>

  • 그러면 가뜩이 급한 그 행동이 더욱 불이야불이야 한다. <따라지(1937년),288>

  • 그러기 때문에 늦잠이 깨여 불이야불이야 아침 먹고 학교로 떠나가든 아침결에는 다시 그 소리에 대해서 귀를 기우릴 여가도 없었든 것이다.<탑(1942년),423>





놀랍게도 진짜임. 불이 나면 본능적으로 ‘불이야 불이야’를 외치는데 불이 난 사실을 주변에 알려야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이는 원래는 위험 상황임을 알리는 급박한 외침이었는데, 불이 났다고 소리치면서 내달리듯 매우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지시하는 부사로 굳어짐. 아무래도 “불이야! 불이야!”라는 외침이 지니는 ‘급박성’이란 속성이 매개가 되어 ‘황급히 서두르는 모양’을 지시하게 된 것



‘불이야불이야’가 ‘불야불야’로 줄고 이게 연철된 것이 ‘부랴부랴’임. 20세기 전반기 문헌을 보면 ‘불이야불이야’, ‘불야불야’, ‘부랴부랴’가 나오는데 ‘불야불야’가 제일 빈도가 높음. 조선어사전(1938)에도 ‘불야불야’가 표준어로 실려있었는데 큰사전(1957) 이후 사전에는 ‘부랴부랴’가 표준어로 실림. ‘불’과 관련됐다는 어원 의식이 상실됐다는 판단 때문임. 조선어사전(1938)에는 ‘불야불야’와 같은 의미로 ‘불야살야’로 있는데 1930년대의 김유정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임. 


이는 외침 “불이야! 살이야!”에서 온 ‘불이야살이야’가 준 형태임 ‘불’은 ‘불(火)’의 뜻이고 ‘살’은 ‘화살’을 가리킴. 활터에서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외치는 “활이야 살이야”의 ‘살’이 바로 그것임. 불도 위험하고 화살도 위험하니 이를 피하기 위해 다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불야살야’로 표현한 것. 현재는 ‘부랴사랴’로 남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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