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연고대 사과대 펑크가 잦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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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1월에 쓴 글인데 오늘 헬린님 게시물보고 그 이유에 대해 좀 재탕해서 씀.
많이들 25 입시의 특수성 대부분 헛다리를 짚는 문제임. 25 입시는 아무거나 짚어도 먹는 판이었기 때문에 예년같으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인과를 잘못 짚는, 우매함의 봉우리에 올라선 사람들이 넘쳐남. 요즘에 글 좀 쓰는 그런 사람들 말은 좀 거르는게 맞음.
핵심은 딱 하나, 서울대 문과라는 거대한 블랙홀과 연고대 문과가 얼마나 궤도를 공유하느냐의 문제임. 이 두 점수 체계의 상관관계가 이 모든 시나리오를 쓰는 거임.
생각을 단순하게 해야함. 서울대가 올해부터 정시 전형에서 수능을 안 보고 마라톤 100%로 뽑아서 서울대식 점수랑 연세대식 점수가 아무 상관없는, 그냥 별개의 리그라고 쳐봄. 그럼 서울대 상위 1%랑 연세대 상위 1%는 거의 다른 표본들일 거임. 합치면 대충 2%짜리 최상위권 풀이 생기는 셈. 근데 만약 두 점수 체계가 복붙으로 똑같다면? 서울대 1%가 곧 연세대 1%임. 그냥 1%짜리 풀 하나로 쪼그라드는 거. 똑같은 수의 수험생이 입 벌리고 있는데 먹을 파이의 총량이 달라지는 상황이 펼쳐짐.
그럼 이 우주적 충격을 맨몸으로 받아내는 제왕이, 연세대 경영임.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자체 최상위권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면서 버텨줘야 함. 두 점수 체계가 적당히 어긋나 있을 땐, 서울대에선 광탈해도 연세대에선 제왕인 표본들이 꽤 있었음. 뭐 영어는 1을 띄웠는데 사탐 하나를 시원하게 조졌다거나 하는 표본들. 덕분에 통상적인 해에 연경 컷은 적당한 영역처럼 유지될 수 있는 것임.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님. 연경 컷이 저 높은 곳에서 성벽처럼 버텨주니까, 쫄리면 알아서 한 칸 아래인 사과대나 미디어로 기어들어감. 이 하향 지원의 물결이 사과대의 컷을 떠받치는 방파제 역할을 해줬던 거임.
자, 근데 여기서 입시기관 렉카들이라는 변수가 등장함. 실제로는 연경 컷이 생각보다 개방적일 가능성이 농후한데, 여기서 수험생들한테 "연경은 신이다" "연경은 무조건 핵폭발이다" 이따위로 가스라이팅을 시전함. 그럼 어떻게 되겠음? 벌벌 떠는 수험생 나부랭이들은 연경은 쳐다도 안 보고 대거 사과대로 빤스런을 침. 그 결과로 연경은 위로는 서울대로 쭉쭉 빨리는데, 허리 라인은 아래(사과대)로 도망가서 중간이 텅 비어버리는 거임. 이 덕분에 사과대는 빗발치는 하향 지원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컷을 방어함. 지 혼자 뒤질 뻔한 연경이 다른 과들을 살려준 꼴이 된 거.
여기서 사과대가 터지는 반대 시나리오도 가능해지는 것임. 수험생들이 하고 눈치를 까서 하향 지원을 멈춘다고 생각해보자. 동시에 원래 사과대를 쓰려던 쫄보들이 " 연경에서 내려온 애들 때문에 여긴 터지겠지?" 하고 더 아래로 도망가 버리면? 아주 기괴한 장면이 연출됨.
연경 컷은 어찌저찌 방어되는데, 중간에 낀 사과대가 대형 펑크가 나버림. 사과대가 대신 총대 메고 사회복지를 실현해준 덕에 그 아래 인문대 라인은 또 살아남는 거임.
사실 점수 되면 연경 쓰고, 좀 모자라면 사과대 쓰면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임. 근데 현실은? 입시기관 렉카들이 사과대 예상 컷을 연경 1차 추합선이랑 맞먹는 수준으로 불러버림. 전국의 학생들이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거기에 원서를 쓸 수 없음. 서울대 아깝게 못 가는 성적으로 서강대 파관에서 아침해를 보기 싫거든.
결국 최상위권인 연경, 연경제, 고경에는 그냥 가보자 식의 소신 지원이 터져 나오는데, 바로 그 아래 급인 사과대에는 아무도 못 쓰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 거임. 그러니 거기에 용감하게, 혹은 무지하게 원서를 쓴 새끼들은 어떻게 됐겠음? 텅 빈 자유로를 람보르기니로 300 밟는 쾌감을 맛봤을 거임. 저 멀리 합격증이 보이는데 앞에 차가 한 대도 없는 무인지경. 이게 사과대 펑크에서 벌어진 일들의 주 요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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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길까 말까 고민좀 하다가 결국 이렇게 댓글을 남기네요. 왜 고민했냐면 이렇게 장문으로 쓰실 정도면 선생님께서 본문 내용에 대해 굳게 믿고 있을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 글은 연사과가 주를 이루는 글이며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자유로를 고속으로 달린다는 표현을 쓰신거 보니 아마 선생님께서 고속님의 예전 글을 읽으시고 이 글을 쓰신게 아닌가 싶네요.
선생님께서 펑크의 핵심은 '다른게 필요 없이' 서울대와 연대간의 상관관계식에 있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2020 때 연경에서 폭이 났는데 이 때는 서울대와 연대간의 상관관계식이 평년과 달랐던 해인가? 또는 2024 때 연경에서 빵이 났는데 이 때는 그 상관관계가 달랐나?
상관관계 물론 중요하지요. 2025 연경 추합이 평년에 비해 줄어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깐요. 근데 다른 폭/빵 요인을 다 제쳐두고 오로지 상관관계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고속님께서 그 글을 쓰셨을 당시의 분위기와 지금의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는 것 또한 간과하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는 연심리 연언홍영 연정외 등등 연사과가 연상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런 해였습니다. 17 때 연심리 추합 수와 지금 연심리의 추합 수를 비교해보시면 와닿으실겁니다.(이 분위기는 교차 지원이 허용되는 2022 부터 완전히 깨졌지만요.)
제 글솜씨가 부족해서 잘 전달되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제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년 연대 문과가 전체적으로 주저 앉은 '주된' 이유는 서울대와의 상관관계식이 아니라 평년과 비교해봤을 때 국어 반영비, 탐구 반영비가 높아졌고 수학 반영비가 낮아진 문과? 친화적 다시 말해 이과생의 교차지원을 허용하지 않는 그런 반영비에 있으며, 더 나아가 여기서 사탐에 가산을 얹어버리는 이런 반영비에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 논리대로 서울대와의 상관관계식이 주된 이유였다면 오히려 연대 문과가 폭이 났어야 했죠. 서울대식과 괴리가 생겼으니 추합이 줄어드니깐요.
서울대와의 상관계수가 핵심이라는 것을 그것이 유일한 중요 포인트라고 보는 것은 좀 글을 좁게 보시는 것이지 싶습니다. 25입시에서 사탐 가산과 교차를 쳐내겠다는 것이 누백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의 큰 요소라는 것은 대치동 어머님들도 아는 사실이고, 고속님 글을 레퍼런스로 가져온 것은 결국 반영비나 가산과 같은 여하 조건이 동등할 때, 진학사 및 여하 입시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어떤 구조로 경영대 펑크, 사과대 펑크가 일어나느냐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적용되는 사실이기 때문이죠. 다시 말하지만 교차 차단은 작년의 기본 전제가 당연히도 맞고요, 저는 원 헬린님 글을 보고 왜 꾸준히 사과대에서 펑크가 생겨왔는지에 대한 소견을 남겼을 뿐입니다
선생님께서
핵심은 딱 하나, 서울대 문과라는 거대한 블랙홀과 연고대 문과가 얼마나 궤도를 공유하느냐의 문제임. 이 두 점수 체계의 상관관계가 이 모든 시나리오를 쓰는 거임.
라고 하셨는데
이 말이 본문의 핵심이자 읽는 입장에서 연고대 정시의 모든 포인트는 서울대와의 상관관계다라고 읽힐텐데 아닌가요?
저는 분명히 헬린님의 연고대 사과가 왜 펑크가 "잦을까"라는 거시적 이슈에 대해 서울대와의 유사도라는 꾸준하고 거시적인 시점으로 바라본 것이지요. 방금도 수정하셔서 좀 애매해졌는데, 지금 마치 내륙이 해안가보다 연교차가 크다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 25입시라는 미시적인 자연재해를 들고 와서 "내륙이 해안가보다 연교차가 크다는 사실은 지구시스템의 거대한 요소의 모든 포인트를 격해도로 돌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하시는 것과 별 다름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