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하는 논술 답안의 비밀: 요약을 넘어, '비교의 틀'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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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는 논술 답안의 비밀: 요약을 넘어, '비교의 틀'을 세워라
소테리아의 길
수많은 논술 자료와 첨삭 강의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덕분에 학생들의 논술 답안 수준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습니다. 정해진 형식에 맞춰 제시문을 요약하고, 그럴듯한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은 이제 보편적인 역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립니다. 모두가 아는 그 '보편적인 방법'만으로는 더 이상 변별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제 수강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간과하는 논술 답안 작성의 핵심적인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특히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상위권 대학에서 요구하는 '비교 분석형' 논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한 학생의 연세대학교 논술 답안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은 첫 문장에서 제시문 가), 나), 다)의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한 후, 이어지는 문단에서 다시 각 제시문을 상세히 '요약 및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매우 성실하고 안정적인 접근법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 '요약 및 설명' 부분을 과감히 삭제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다수 학생이 빠지는 '요약의 덫'입니다. 각 제시문을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순서대로 설명하는 방식은, 자신이 제시문을 충실히 이해했음을 보여주는 수준에 그칩니다. 그러나 출제자가 정말 보고자 하는 것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제시문 간의 관계를 통찰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분석 기준을 세우는 능력입니다.
요약을 지우고, '비교의 틀'을 세워라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요? 각 제시문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을 과감히 생략하고, 곧바로 새로운 핵심 키워드, 즉 '비교의 기준점'을 제시하고 그 기준 아래에서 각 제시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분석해야 합니다.
복잡한 실제 논술 제시문 대신,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제시문이 주어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제시문 가) 원숭이의 식습관
제시문 나) 하마의 식습관
제시문 다) 호랑이의 식습관
[잘못된 답안의 구조]
제시문 가)는 원숭이의 식습관을 설명한다. 원숭이는 주로... (가) 요약) 제시문 나)는 하마의 식습관에 대해 말한다. 하마는 초식동물이며... (나) 요약) 제시문 다)는 호랑이의 식습관을 다룬다. 호랑이는 육식동물로서... (다) 요약)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정보 나열에 불과합니다. 출제자는 원숭이, 하마, 호랑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이들의 관계를 분석할 당신의 '사고의 틀'을 보고 싶어 합니다.
[합격하는 답안의 구조]
합격하는 답안은 자신만의 '비교점'을 추출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수분 섭취 방식'이라는 기준점을 세워봅시다.
첫째, 식사와 수분 섭취의 관계를 기준으로 볼 때 세 동물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원숭이는 식사 중에도 물을 마시는 유연한 습성을 보이는 반면(가), 하마는 주로 식사를 마친 후에 다량의 물을 섭취하는 경향을 보인다(나). 반면 호랑이는 식사 전후 상당 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않음으로써 소화 효율을 극대화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다).
또 다른 비교점으로 '식성(食性)의 스펙트럼'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식성의 스펙트럼이라는 차원에서 세 주체를 분석할 수 있다. 호랑이는 오직 육식만을 고집하는 '순수 육식(Carnivore)'의 극단에 위치한다(다). 반면 하마는 풀과 수초만을 섭취하는 '초식(Herbivore)'의 전형을 보여준다(나). 흥미로운 것은 원숭이인데, 과일부터 곤충까지 섭취하는 '잡식(Omnivore)'의 특성을 보이며 육식과 초식의 경계에 서 있는 복합적인 존재로 파악할 수 있다(가).
이처럼, 답안의 전체 구조가 '제시문 가), 나), 다)'가 아닌 '나의 비교점 1', '나의 비교점 2'로 재편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 비교점 아래에서 제시문들은 나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료'로 자유롭게 활용될 뿐입니다.
점수는 '비교점'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결론적으로 논술 점수는 얼마나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비교점'을 설정하는가에 따라 일차적으로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 비교점을 중심으로 각 제시문의 내용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가에 따라 최종적으로 완성됩니다.
많은 학생들이 논술을 잘못 배우고 있습니다. 제시문을 단순히 정리하고 옮겨 적는 것은 논술의 시작일 뿐, 결코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당신만의 날카로운 '비교의 칼'을 벼리십시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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