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아진화시켜줘 [1325791] · MS 2024 · 쪽지

2025-08-22 19: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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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깨비의 이름에는 슬픈 이야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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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깨비는 다른 곤충에 비해 유독 몸집이 크고 뒷다리가 깁니다. 방아깨비를 잡아 뒷다리를 쥐면 방아를 찧듯 몸을 끄덕끄덕 움직이죠. 전래 동요 “아침방아 찧어라”도 있으니 ‘방아깨비’의 ‘방아’는 곡식 따위를 찧거나 빻는 기구인 ‘방아’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 물명고(18XX)에는 ‘방하아비’로 나옵니다. 이는 ‘방하(>방아)+아비’로 분석되는데 ‘깨비’와 ‘아비’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방하'는 '방아'의 옛말로 ㅎ이 약화되고 탈락하여 현대국어의 '방아'가 됩니다. ‘방하아비’의 ‘아비’는 본래 ‘부(父)’의 뜻이지만 ‘등에아비’, ‘장구아비’처럼 ‘다 자란 곤충’을 뜻하기도 합니다. 즉 ‘방하아비’는 ‘방아를 찧는 듯한 행동을 하는 다 자란 곤충’이란 뜻이죠. ‘방하아비’는 20세기 초 문헌에 갑자기 ‘방아까비’로 나타납니다. ㅎ의 탈락은 자연스럽지만 ㄲ이 갑자기 생긴 것은 부자연스럽습니다. 변화의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음운상 유사성으로 다른 무언가에 이끌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까치와 어원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원래 어원이 뭔지 불분명해져서 '아치설'을 '까치설'로 부르게 된 경우가 있습니다.


‘방아까비’는 ㅣ 역행동화로 ‘방아깨비’가 되고 현재에 이릅니다. ‘방아깨비’를 지시하는 단어로 물보(1802)에는 ‘방하아잡이’가 있는데 이는 ‘아비’가 아니라 ‘아잡이(아자비)’가 쓰인 어형입니다. 참고로 곤충이나 동물 이름에 '아비'나 '아자비'가 붙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버마재미(사마귀)'가 그러합니다. ‘버마재미’는 ‘범아재비’를 발음 그대로 적은 어형인데 '아저비'는 '아저씨'를 뜻하는 친족 어휘입니다. ‘게아재비’, ‘꽁치아재비’, ‘방게아재비’, ‘개밀아재비’, ‘벼룩아재비’ 등의 동식물 어휘에 친족어휘 ‘아재비’가 보입니다.


  • 이 ‘아재비’는 앞에 오는 동식물과 생김새나 습성이 흡사한 또 다른 동식물을 지시합니다. 아마 ‘아재비’가 아주 가까운 남자 친족을 두루 지시하는 데 쓰였기 때문이겠죠. 모양이나 습성이 엇비슷한 동식물들은 친족뻘로 간주하고 남자 친족을 범칭하는 ‘아재비’를 붙인 것 

  • 즉 ‘버마재비’는 ‘범의 먼 친족뻘 되는 곤충’쯤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이 나타나면 마치 범이 포효하며 앞말을 쳐드는 자세와 흡사하게 앞발을 높이 들어 대결 자세를 취하고 또 먹잇감이 있으면 범처럼 달려들어 잡아먹는데, 아마 이 사마귀의 특성을 보고 호랑이를 연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방아깨비를 잡아 뒷다리를 쥐면서 불렀을 노래...

    아침방아 찧어라 저녁방아 찧어라 물레방아 찧어라 쿵덕쿵덕 찧어라

  • 아침방아 찧어라 저녁방아 찧어라 연자방아 찧어라 쿵덕쿵덕 찧어라

  • 아침방아 찧어라 저녁방아 찧어라 절구방아 찧어라 쿵덕쿵덕 찧어라

  • 아침방아 찧어라 저녁방아 찧어라 디딜방아 찧어라 쿵덕쿵덕 찧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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