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육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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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무기로서 나는, 그 무렵 알기 시작한 문학을 빼놓을 수가 없다.
똘마니 시절, 나 같은 얼치기는 흔히 사건을 처리하기보다는 사건을 키우기 마련이어서, 어느 날 건달패를 따라 노름빚을 받으러 갔다가 싸움이 벌어졌는데 자칫 겁을 준다는 것이 그만 상대방의 머리통을 깨버렸고, 나는 결국 사건이 무마될 때까지 장터를 떠나야 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다시 도청 소재지로 갔고, 거기에 있는 친척집에서 몇 달을 숨어 지냈다. 바로 거기서 나는 문학을 만난 것이었다.
친척집의 서가에는 세계 문학 전집을 위시하여 한국 문학 전집 따위가 장식용 비슷하게 꽂혀 있었는데, 지방관청의 주사 급이던 친척은 술이라도 얼큰한 날이면 나를 붙들고 서가를 자랑하며 자신의 문학 취미에 대해서 가로세로 떠들곤 하였다. 나로서는 문학이 처음이었다. 문학마저도 장돌뱅이 부류는 낄 수 없는 보다 정신적이고 고귀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던 나는 한두 권 소설을 읽어 나가는 동안에 벼락이라도 맞듯 충격을 받았다.
‘이건 바로 내 이야기 아닌가!’
어떤 소설은 나보다도 형편없는 개차반 인생이 바로 그 개차반 인생을 그것도 무슨 자랑이라고 중언부언 늘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은 바로 그 개차반 인생이 그런 이야기로 작가가 되고, 그리하여 당당하게 세상에 끼여들었다는 점이었다. 문학이 그런 식이라면 나도 얼마든지 자신이 있었다. 당시 내가 이해한 문학은 내가 세상에 끼여들 수 있는 일종의 문 같은 것이었다."
- 송기원 작. 소설 《아름다운 얼굴》. (동아출판사, 1995)
"문학을 함으로써 우리는 - 서유럽의 한 위대한 지성이 탄식했듯 - 배고픈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며, 물론 출세하지도, 큰 돈을 벌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유용한 것은 대체로 그것이 유용하다는 것 때문에 인간을 억압한다. 유용한 것이 결핍되었을 때의 그 답답함을 생각하기 바란다. 억압된 욕망은 그것이 강력하게 억압하면 억압될수록 더욱 강하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문학은 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억압하지 않는 문학은 억압하는 모든 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은 문학을 통하여 억압하는 것과 억압당하는 것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 부정적 힘을 인지한다. 그 부정적 힘의 인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계를 개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느끼게 한다. 한 편의 아름다운 시는 그것을 향유하는 자에게 그것을 향유하지 못하는 자에 대한 부끄러움을, 한 편의 침통한 시는 그것을 읽는 자에게 인간을 억압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소위 감동이라는 말로 우리가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는 심리적 반응이다. 감동이나 혼의 울림은 한 인간이 대상을 자기의 온몸으로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행위이다. 인간은 문학을 통해, 그것에서 얻은 감동을 통해, 자기와 다른 형태의 인간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하고 그것이 자기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문학은 억압하지 않으므로, 그 원초적 느낌의 단계는 감각적 쾌락을 동반한다. 그 쾌락은 반성을 통해 인간의 총체적 파악에 이른다.
(중략)
문학은 인간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으로 만들고, 그래서 인간을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를 뚜렷하게 보여 준다. 그것은 인간의 자기 기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 김현 저.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국 문학의 위상》. (문학과지성사, 1977)
2020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개념편 pp.12-13.
이걸 과연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측정하는 수능 국어 영역에 객관식 출제하는 게 합당한 지는 가르치면서도 항상 의구심이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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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작이랑 매체도 좀
전 합당하다고 보는쪽인데 문학이 사실 역사+국어를 같이 배우는 과목이기도 하고
공감과 보편적 정서에 대한 학습이라고 봐요
뭐 이건 개개인의 의견차는 있겠지만 이게 이런느낌으로 이렇게 된다라는게 결국 다른 생각을 얼마나 이해하냐인데 그게 보편적 정서를 이야기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