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의순t [1206136]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5-08-13 2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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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행님들 인사 박습니다. 장의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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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행님들 인사 박습니다. 

(저는 BJ출신이니 다 행님들이십니다.)





 <2016년 BJ시절 장의순t 본인>



대치, 반포에서 수능국어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대치는 '그 분' 눈치가 보여서 폐업..ㅠㅠ)  


영광스럽게도 간간히 시대 재종에서 부엉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장의순입니다. 



최근 온라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오르비 꾸러기분들의 요청을 받아 사이트를 탐독하다보니 

제가 대딩때 열심히 활동했던 snulife(ㅅㅑ 폐인커뮤)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받아서 고민중에 이렇게 등판하였습니다. 

 

뭐 일단 행님들 눈가좀 촉촉하게 해 드려야 어울려주신다는 극성 오르비언 제자의 추천을 받아 먼저, 신고식으로 즙좀 짜서 진상드리겠습니다. 







 08학번으로 서울대에 입성하고 세상이 다 제 것인 줄 알고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문과가 강세였다는 것은 소심한 비밀) 홍대에 놀러갈 때도, 과잠을 입고 가고 번호를 물어볼 때에도 일부러 서울대 학생증 배경화면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어필하던 그 짜릿함! (슬라이드 폰이었다는...) 정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설레고 흥분되던 시기였습니다.(아...세월이 무상하구나 젊음이여!) 



 


 <저... 번호좀...>






 그렇게 처놀다보니 첫학기는 짝사랑 하던 여학생 쫒아다니다가 학점은 0.81(그 여학생 수업만 출석을 함) 받고 2학기는 홍대 음감에 맛들려서(요즘과는 다르게 인디 밴드가 많았습니다.) 학점 1점대..결국 울엄마는 학과장님의 샤라웃 전화를 받고 2학년은 결국 소말리아에 난파된 참치배 마냥 고향집으로 강제인양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고민하여 내린 인생의 답은 사법고시! 그렇게 황금같은 나의 20대 8년의 세월은 원피스의 포네그리프에 기록된 잃어버린 100년의 역사 마냥 소리 소문없이 지워졌습니다.





  

<2021, 23 수능기출 예약, 손해배상 예정^^> 




<3000page의 가장 좋아하던 민법책.. 그리고 기념품>




 <잃어버린 100년의 기록... 원피스 '포네그리프'>




 공부가 체질에 맞지 않은 까닭이었기도 하고, 이제와 생각해보면 ADHD기질이 있었기 때문에 특정 과목에서 자꾸 미끄러지다보니, 공부는 안 하고 불안감에 고시촌 카타콤, 어둠의 PC방에서 롤만 주구장창 했던 것 같습니다. 



 


 <2015년 첫 다이아^^>


  


마스터 사진은 스스로가 화가나서 지워버림...

 

<2016 다이아... 점점 나락으로..>



 그렇게 지나간 세월의 끝인 2016년, 저에게 던져진 잔혹한 현실, 28살에 대학교 2학년(고시 핑계로 휴학을 무한으로 즐겨버려서...), 군 미필, 120KG(다행으로 돼공..) 특히 동기들의 성공 소식들(행시 최연소도 있었고, 서울대 로스쿨, 의전, 대기업 등 동기들이 똑똑S)은 스스로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당시 좌절감은 노벨 좌절상에 응모할 정도는 된다고 보네요. 희망의 꼭대기에서 모든 것을 잃은 나락으로...



  

                     (120kg 당시 사진)



지쳤다는 핑계로 마지막 남은 휴학을 쓰고 4평짜리 고시방에서 매일 폭식하고, 게임하고, 만화책 보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원피스에서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에게 동료인 '징베'가 거칠게 던진 한마디가 제 가슴을 후벼팠습니다.



"残っているものは何ですか"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5분정도는 그냥 혼자 울었던 것 같습니다. 행님들 저는 이게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에게 제 자신을 투영했고, 고작 만화 속 캐릭터였던 "징베"는 너무 지치고 절망적이었던 당시 저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여러분 정말 공부 열심히 하세요... 학력은 원코인입니다>


 



 그렇게 120KG의 쿰척맨은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손에 쥐고 있던 만화책과 피자조각을 내려 놓고 무거운 발을 힘차게 들어 한 발씩 쿵쿵거리며 책상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변화할 '미래 사회의 전망'과 '나의 특별한 능력' 그리고 '나의 행복'이라는 서로 다른 3개 직선의 교점을 열심히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과라 직선까지만하자요ㅎㅎ양해 부탁드립니다 행님들)


 그렇게 도달한 결론은 아프리카TV BJ였습니다. 1인 미디어의 급격한 발달과 자극적 콘텐츠의 확산, 어릴 때부터 게임중독으로 익숙한 마우스와 키보드, 롤에서 펜타킬 할 때의 짜릿함 이 모든 것이 가리키는 방향은 '감스트님'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고시공부를 하지 않았고, 풍족하지 않은 집 형편이기 때문에 BJ를 지속하기 위해 제가 가진 그나마 쓸만한 카드인 '학벌'로 빠르게 생활비를 벌 수 있는 대치동으로 알바를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대학생 오후에는 선생님 저녁에는 BJ로, '장선생의 은밀한 사생활'은 그때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목표지점>





 지금도 그런 저를 채용하여 생에 첫 독립적인 생활비를 벌 수 있도록 해주신 은마 4거리에 있는 생각비타민 국어 학원 원장님께는 정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학벌과 실력만으로 대치에서는 결코 수능 강의를 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셨고, 강사로서의 비전을 위해서는 대치 외곽에서 경험을 쌓고 와야한다는 것을 알려주셔서 방향성 설정에 참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강사는 생계비를 위한 수단이었을 뿐 여전히 가슴 속에는 '감스트'를 품고 있었고, 그렇게 2016년은 인생의 2회차에 대한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강사일이 점점 잘 되고 적성에 맞아 BJ는 점점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으로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반포에서 과외를 하던 학생이 성적이 많이 올라서 점점 반포에서 이름이 나기 시작했고, 마치 원피스의 주인공처럼 도전적으로 빚을 내서 구반포 지역에 자그마한 학원도 차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사진) 




 <진짜 간판 가리는 나무들 죽여버리고 싶었다는.... 자연친화 개뿔> 


 당시 학원은 정말 잘 되었습니다. 첫 졸업생 15명 반에서 13명이 의대를 진학할 정도로 정말 좋은 결과를 냈고, 지역에서 입소문도 빠르게 탔습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잘 간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대치가 엎어지면 코 닿을 반포 지역에서 간판에 당당하게 "수능 국어"만을 '원 메뉴'로 달고 시작한 자부심만큼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정말 원할머니보쌈급으로 웅장하게 느껴지네요. (지금은 대기업이 들어와서 저는 소상공인이라 입에 풀칠하고 있습니다ㅎㅎ)



 그러던 중 2021년, 시대인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맨 처음 '보이스피싱'인줄 알고(당시 한 번 당했었음). 시대인재가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이런 식으로 장난질을 하냐고 다그쳤습니다만(알고보니 찐..) 결국 시대인재와 계약을 하고, 2021년 2학기부터 시대인재와 독점적으로 수업을 하는 것으로 대치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아..내 인강 1등 플랜은..?)



 

 

 <시작이었지... 나락의....>


 하지만, 너무 섣불렀습니다. 오로지 '심플한 로직'과 '단기간의 성적상승'을 모토로 학생들의 대입만을 목표로 해 온 야전형 지역 학원의 원장이었던 저의 방식은, 오히려 '콘텐츠'와 '장기간의 짜임새 있는 커리큘럼'으로 꾸준히 학생들을 유지하기를 요구하는 대형 학원의 방향에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러한 괴리에서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해오던 저의 성향이 발동하여, 콘텐츠와 커리큘럼의 연구를 뒷받침할 '자본량이 궁극적인 문제일 것이다'라는 오답을 도출하여 수능이 끝난 11월부터 시작된 잘못된 '투자'로 스스로를 망치는 길을 택합니다.




 <지금은... 생각을 말자ㅎㅎ 껄...껄!>

                                               

 이후는 뭐,,, 많이들 아시다시피 가진 재산 모두 잃고 (당시 반포 자이급) 빚만 3억을 남긴 채 또 다시 잃어버린 3년을 보내게 됩니다. 차도 팔고, 집도 바꾸고, 다시 고시생 때의 삶으로 돌아가서 살았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상황 속에서의 잘못된 선택은 참 깊은 시련을 가져다 주덥디다. 이후 시대인재에서의 방향도 제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은 제가 부족했기에 당연한 과정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반포의 제 학원은 점점 잘 되어서 확장도 하고, 졸업생들의 결과도 점점 좋게 나오긴 했습니다. (현역 정시 서울대 의대,연대 의대 등 빅5 비율이 많이 늘어 났음) 그래서인지 제 학원에서 이룬 자존심과 괴리가 큰 경제적 상황과 대치에서의 방향이 고시생때보다 더 심각한 자괴감을 들게 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추억이 됩니다. (지금은 노장사상으로 똘똘뭉쳐서 그런 거 신경 안 씁니다^^)




<반포 본원의 입시결과^^ 내 새끼들!>

<https://www.wkddmltns.com/performance>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이 시기는 지금 우리 행님들 앞에 제가 이렇게 나서기 위해 겪어야 했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저는 그 힘든 시기 속에서 점점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당시 인력을 쓸 자본이 부족하여 교재를 스스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도 배우고, 해설지도 스스로 다 적고, 주변 동료 선생님들에게 제 로직을 알려주어 함께 커리큘럼을 발전시키고 만들어 가면서 다시금 우뚝 서기 위해 정말 피땀을 갈았던 것 같네요. 게임도 이렇게 해본 적 없는데 매일 새벽같이 퇴근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벽퇴근 사진) 






<2023년 내 곁을 지켜준 수학T 훈이와 매일 날밤까기 프로젝트>

<꼭 보은할게!(다음 생에)>



 그렇게 주간지가 하나하나가 만들어지고, 추가 자료들이 만들어져서 정말 완전히 "제 손으로" 만든 교재가 탄생합니다. 제 교재는 제가 직접 '인디자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내용을 제 마음대로 추가하고 지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고, 지금은 제 학원에 입사하는 모든 강사들은 디자인부터 교재 작업, 그리고 로직까지 제가 직접 가르쳐서 학원의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통일시켜서 가져갑니다ㅎㅎ 아마 3년간의 암흑기는 이런 결과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겪어야 했던 시기 같습니다. (진심 150만원짜리 빗물 새는 05년식 투스카니 타고 시대인재 브릿지관에 출근할 때의 짜릿함이란^^ 그래도 2도어는 포기 못 한 것은 비밀..)





<지금 무료로 카톡방에서 드리는 내 피땀을 갈아 만든 자료들!!>






<05년식 투스카니 예시>





 생각해보면 저는 정말 테토남입니다. (실제로 테토수치 11.7 사진첨부) 어떻게 박살이 나더라도 다시 일어서 왔습니다. 진정 과거에는 제가 스스로가 그냥 잘나고 자존이 높아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고 살 때마다 언제나 시련이 찾아 오더군요ㅋㅋ 결국, 현실적인 박탈감과 꾸준한 이상과의 괴리감에서 시작하여 나 스스로를 힘든 상황으로 꾸준히 몰아간 것은 오히려 그 '잘난 나' 자신이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공부 잘하는 자존이 높은 분들 중에도 살면서 겪어볼 수 있는 (겪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지리는(?) 체험이지 않을까 합니다.


 


         <타고난 회복탄력성의 이유>




 하지만, 사실 절망의 순간 제 손을 잡아 올려준 것은 그 '잘난 내'가 아니라 매주 저를 보기 위해 춥고 더운 길을 와 주는 학생 여러분들이었고, 매달 당신들의 피땀을 금보다도 귀한 자녀들을 위해 선뜻 건네 주시는 학부모님들이었습니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님들이었습니다. 적성에도 안 맞는데 자존심 하나로 고집한 고시 공부로 인해 20대를 작살낸 불쌍한 청년의 손목을 잡아준 따뜻한 손의,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오만함에 찌들어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을 간 남자의 눈물을 위로해 준 목소리의, 나에게 아직 뭔가 더 남아 있다는 기대를 걸어준 그 초롱초롱한 눈빛의 주인공들.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렇게 방황과 균형을 오가며 살고 있는 여러분과 별 다를 바 없는 청년이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ㅎ (ㅈㅅ.....89년생..씁..) 아마도 저에게 강사로서 남은 길이 있다면 감사와 보은의 길일 것입니다. 제가 쓰러지지 않도록 항상 옆에서 지지해준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제가 가진 것중에 그나마 가장 쓸만한 것인 지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 힘든 '수험의 길'에서 당신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등불'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제가 이 강사라는 직업에 부여한 소명이고, 앞으로의 의의일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이 길이 끝나면 진짜 '타고난' 것을 활용하여 헬스장을...ㅎㅎ)


 혼자만 잘난 듯 날뛰는 풍요가 어떻게 사람을 나락으로 이끌고 가는지를 너무 일찍, 너무 빠르게, 30대 내내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수험생과 제가 모두 '풍요'롭게 되는 방향을 택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행님들. 

여러분의 앞길을 비추는 은은한 등불이 되도록 검은 머리 대머리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 안녕하세요! 장의순입니다.”




P.S 이제 "감스트"의 꿈을 함께 꾸어보려 합니다. 매주 라방 오셔서 같이 고민도 좀 나누시고 스트레스도 풀다 가시기 바랍니다. ZERO-PAY특강도 자주 할 계획입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존경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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