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유빈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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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이익…
“나 왔어… 엄마.”
“어… 옯붕아… 왔어…? 오늘 하루도 힘들었지…”
“몸 좀 괜찮아? 약은 챙겨 먹었고?”
“응… 괜찮아… 얼른 나아서 집안일 네 손에 안 얹혀야 할 텐데…”
“괜찮아, 내가 할게. 엄만 그냥 누워 있어.”
“…아들, 고맙다…”
“아빠는?”
“오늘은 안 왔어.”
“…또 와서 깽판치면 바로 신고해. 이번엔 그냥 안 넘어갈 거야.
“그런 소리 하지 말라니까…”
“…알았어.”
—
(엄마 약 챙기고, 설거지하고, 빨래 돌리고, 방 정리까지 끝내고 나니 시계는 벌써 7시)
(내 손에 있는 건 낡은 LG 휴대폰 하나)
(책을 살 돈은 당연히 없고, 탭은 꿈도 못 꾸고…)
19만 원, 몇 달을 모아 간신히 산 대성패스 하나로 버티는 나.
“교재가… 없네…”
김범준 스블은 책이랑 같이 보고 싶은데…
—
그때, 검색창에 스쳐 간 단어 하나.
유빈아카이브.
클릭.
“와… 자료가 다 있네…?”
(손가락이 떨린다)
스타팅블록 PDF 발견.
다운. 다운. 다운.
"이거..이거 찾았다노..나의 원피스다노...."
프린터, 인쇄비는 없다
그래도, 핸드폰에 폴라리스 오피스 깔고, 인강 화면 번갈아 띄우면서 푸는 문제들.
모의고사를 핸드폰에 띄우고 공책 한 권에 빼곡히 적힌 답안들.
눈이 빠질 듯 아프지만, 책과 함께 공부하는 그 짧은 순간이 너무 좋았다.
공부 할 수 있는 자체로 너무 행복했다.
(며칠 후 저녁, 밥상 차리다 잠깐 휴대폰을 집어 든 옯붕이)
“어…? 왜 접속이 안 돼…?”
(다시 새로고침)
“에이… 서버 터졌나 보네… 이런 건 몇 시간 안에 복구되잖아…”
(5분 뒤)
“…응? 아직도 안 돼?”
(검색창에 ‘유빈아카이브’)
"…없어…?”
(손가락이 덜덜 떨린다)
“…설마…”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입니다’)
“…아아… "
(숨이 턱 막힌다)
“아직 스블 미적분도 못 받았는데… 모의고사도 더 풀어야하는데… 나… 이제 어떻게 해…”
(눈앞이 캄캄해진다.)
“나… 교재 살 돈 없어… 프린터도 없고…”
(옆에서 엄마가 조심스레 묻는다)
“왜 그래 아들… 시험 준비하다가 무슨 일 있어?”
“…엄마… 나 책이랑 강의 같이 볼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없어졌어…”
“그거 말하는 거구나… 그거 없어졌다고…? 다른 건 없니?”
“없어… 다른 데는 다 유료야… 그거라도 있어서 버텼는데…”
(잠시 정적)
“…그럼… 그냥 무료 문제 찾아서 풀어…”
“엄마, 그거랑 달라… 그건 그냥 문제만 있는 거고… 나는… 강사 필기랑 해설이랑… 다 보고 싶었단 말이야…”
(유빈아카이브 사라진 후, 습관처럼 커뮤니티를 켠 옯붕이)
“…뭐야, 오늘은 무슨 글이 많네…”
『PDF 쓰는 놈들은 다 도둑놈입니다 ㅋㅋ』
“…… 뭐…?”
(다음 글)
『교재는 사야죠;; 불법 PDF ㅉㅉ 잡아 쳐넣어라 ㅋㅋ』
(심장이 쿵 내려앉고, 손끝이 차가워진다)
“아… 나 그거 없으면 공부를 못했는데…”
“너네… 내가 뭐… 좋아서 그렇게 한 줄 알아?
책 살 돈이 있으면 샀지… 19만 원 모아서 인강 하나 사는 것도 몇 달이 걸렸는데…”
(스크롤을 내릴수록 쏟아지는 조롱 게시글들)
『PDF충 ㅋㅋ』
『그래서 실력 안 느는 거임 ㅋㅋ』
「PDF충들 공부 잘 되는 거 한 번도 못 봄 ㅋㅋㅋㅋ」
「불법 자료로 공부하는 놈들 특징 : 실모 성적 3등급에서 안 변함 ㅋㅋ」
「교재도 못 사면서 무슨 의지로 대학 가냐 ㅋㅋㅋㅋ」
「그 시간에 알바해서 정품 사라;;」
「PDF 보면서 공부하는 거 = 유튜브 보면서 다이어트 하는 거랑 똑같음 ㅋㅋ」
「양심도 없는데 성적이 오르겠냐」
「PDF 찾는 놈들 100% 공부 오래 못 함, 이미 멘탈 나가있음」
「PDF로 공부하는 애들 특징: 책 펴는 순간부터 냄새 남 ㅋㅋㅋ 거지 냄새」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머리도 없고, 결국 아무것도 없는 애들ㅋㅋ」
「PDF충은 대학 가면 뭐함? 거기서도 밥 공짜로 얻어먹고 도서관 책 뜯어가겠지 ㅋㅋㅋ」
「진짜 사회의 암덩어리. 너네 같은 놈들이 나라 말아먹는 거다」
「그러니까 가난충은 공부해도 소용 없다니까…」
「남의 피땀으로 만든 책 공짜로 보고 잘도 합격하겠다 ㅋㅋ」
「그렇게까지 해서 공부해야 되냐? 차라리 그냥 포기해라」
「교재 살 돈도 없는 찐따가 뭘 대학을 가냐 ㅋㅋㅋㅋ」
「니네는 머리도 가난충, 지갑도 가난충, 인생 자체가 가난충임」
「불법 자료 긁어모으는 거 = 쓰레기통 뒤지는 거랑 똑같음 ㅋㅋ」
「그렇게까지 해서 대학 가면 뭐함? 거기서도 불법만 찾을 거잖아 ㅋㅋ」
“…... ... ....”
“나, 하루종일 집안일하고, 알바하고, 엄마 약 챙기고…
그거 끝나면 남는 시간이 고작 몇 시간이라…
그거라도 보면서 버텼는데…”
“…아니… 왜 이렇게 쉽게 욕하는 거야…
너네는 교재 그냥 풀세트 사서 탭이랑 같이 보면 되니까…”
“…나만… 나만 이렇게 된 거구나…”
(밖에서 들리는 엄마의 한숨소리를 애써 무시한다.)
(오늘만큼은 처음으로 엄마가 원망스러워졌다.)
“아들, 오늘은 그냥 좀 쉬어…”
“…그래… 오늘은… 그냥 쉴게…”
(옯붕이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것만 같은 눈물을 집어삼킨다.)
(그날, 옯붕이는 인강 앱을 켜지 않았다. 빈 공책 위에 볼펜이 굴러다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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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바퀴에 과자 늘러붙어있었음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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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적었다가 굳이 큰 일 만들고싶진 않아서...ㅎ 메인말고 사실 다른 것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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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공 시간 알려주세요! 학원,강의 포함하실 분은 그렇게 알려주셔도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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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24수능 준비할때 오르비 ㅈㄴ 했었고 그때는 시끌시끌한 분위기+적당한 좆목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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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영탐탐 매일 하려니까 왜이렇게 힘드냐…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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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이 지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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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은 진짜 1도 모르고(그냥 웬만한 거 다 모름 작수 1번부터 못 푸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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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르릉 8
캐릉캐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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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풀수 있는 문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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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수능 보기엔 학점챙기기 바빠서 가볍게 실력테스트 겸 운 좋으면 고민해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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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내신 반영 대학이 서언고한앙대+성균관대사범대 맞죠 7
그러면 여기 대학 갈 일 없으면 설혹 정시 재수를 한다 해도 3학년 2학기 내신 안챙겨도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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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갤테스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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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으로 불리한 시기인듯 입시 커뮤니티는 진출 발판으로서 역할을 상실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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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약국에서 사놓은거 있는데 문제는... 날씨는 계속 찜통->에어컨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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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르비 고닉을 마주쳤을 확률이 최소 20퍼라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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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첫날후기 3
고쟁이오답 기생집4점오답 아무하고도 말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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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남자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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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생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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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반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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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시대인재 ATG, 수특 등을 참고해 만든 개항표입니다 특히 개항은...
정성추
현대소설을만드네ㅋㅋㅋㅋ
극임
배급문학이랑 비슷한건가
잘쓰네
애미가 잘못했네
진짜 시발 문학이네..
왜 슬프냐..

슬프다,,필력 멋있네
유빈문학 ㅋㅋㅋ
그지샛기 돈도없고 공부도못하고
나 눈물날라 그런다 ㅠㅠㅠ
?? 아 요번 현대소설은 이걸로 출제하시죠
이륙 축하요
실제 pdf쓰는 놈들은 교재 살 돈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친구들보단 피시방이나 커피사먹을 돈은 있어도 책엔 돈 쓰기 싫어하는 애들이지
불법이 맞고 정당화될 순 없지만 어딘가에 이런 분이 있을거라 생각하니 슬프네여
시의성이 적절한가? O
인물, 사건, 배경이 탄탄한가? O
시발 출제각 떳다
매우 평가원스럽다고 평가하겠습니다 ㅎㅎ
기균을 쓰고싶다 생각한 나 자신을 반성합니다.
진정한 ‘명작‘
와 필력
나 차상위계층 그지흙수저인데 이거맞다
공공부조로써 복지 혜택을 받으시길
다자녀+차상위라 수도요금을 무려 1000원정도 할인해주고 동생들 방학시즌마다 연세우유 미니팩 30x3씩 받아서 복지병 걸릴거같긴 해요
셋 째는 그래도 학교 공짜로 다니겠네 부럽디
근데 우리집에서 학교간판 욕심부리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의미가 없음 ㅠ
그럼 등본 바꿔서 동생 밑으로 ㄱㄱ
슬픈 문학이네
이상 피고의 마지막 진술이었습니다.
팩트는 하루종일 알바하면 월 200은 번다는 거임.
컨텐츠 비용 아무리 많이 잡아도 지금부터 수능까지 100정도면 살 것들 다 사지 않나?
자료에 대한 과한 집착도 문제
하루종일 알바하면 공부는 언제함?
삼수해야죠.
모두가 공평한 인생은 아니니.. 근데 본문 내용중에 하루종일 일하고 저렇게 허덕이는건 말이 안된다는 거였음요
본인은 과외로 편하게 벌면서 남보고 하루종일 알바하란 소리 하는건 아닌거같아용
그럴수도 있는데 “모두가 공평한 인생은 아니다“ 참 재밌는 말이네요
엥
누군가를 지칭한 표현도 아녔고
본문 내용 중에
'19만 원, 몇 달을 모아 간신히 산 대성패스 하나로 버티는 나.'
<- 이게 이해가 안되어서 남긴 댓글인데요.
저도 과외 잡히기 전까지는 고깃집, 설거지 알바 하면서 월 200 벌면서 재수한
흙수저 출신으로써 남긴 댓글인데..
저도 부모님 지원 못받고 공부했거든요.
학원 한번 못 다녓고, 메가패스도 제 알바비로 구매했는걸요. 고3때는 친형한테 사정해서 돈 빌리고, 성인되고 다 갚았구요.
부모지원 못 받는 애들은 입시에서 불리함이 있는게 당연하고, 저도 그걸 알기에 재수까지해서 대학 간 입장으로써 못할 말은 아닌거 같은데요..
메세지 반박을 못하니 메신저 반박을 하시는 것 같아요.
공평한 인생이 아닙니다.
선생님이야 말로 편히 자라오신거 같은데
고등학생 때 외식 한번 못해본 삶을 겪어온 저로써는
제 말 중에 어디가 불편한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흙수저들이 명문대를 가는 건 많이 힘듭니다. 남들보다 불리하니깐요. 불리한 만큼 시간을 박아서 더 공부하라는 말이 어디가 문제인가요?
저도 수험생일 적에는 과외로 돈 편히 못 벌었는데요.. 제 학생들 중에서 음식점에서 주 20시간 알바하면서 과외비 내는 재수생도 있구요.
현실적인 시선에서의 얘기를 불편하게 들으시면 할 말이 없답니다.
하루종일 알바해라, 공평한 인생이 아니다 << 보통 배부른 사람이 쓸데없이 하는 말이라 제가 날서게 이야기한거같네요. 본인 경험에서 나온 말이면 할 말 없습니다. 사과드립니다.
과외로 돈벌면 남한테 알바하라고 못하고, 노가다를 뛰면 할 수 있는 건가
맥락파악도 이상함.
월급이 200이면
상반기 3~5월정도에 하프타임으로 월 100~150정도 모으면서 공부하고
6모 이후에 모아둔 돈으로 달리면 수능까지 준비 충분히 가능한데..
걍 본문이 너무 근들갑이라서 그럼.
부모가 도박중독자라서 통장 뺏고 사채빚 갚아야하는 상황 아니라면
일하면서 수능은 준비할만한 시험이라 생각.
물론 메디컬급의 성적대를 만들기는 많이 어렵지만
제 경험상 고대까지는 올만 햇슴요.
관련없는 얘기지만
논리화학님의 칼럼 및 교재로
고등학교 2학년시절
공부하는데 도움을 매우 많이 받았습니다. ㅎㅎ
항상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싶었는데
이제야 드리네요.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 재능이 이런 곳에 갇혀있다니까요?
재미지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교과서와 연계교재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기본에 충실하게 응용/사고력을 성장시키면 충분히 수석이 가능한 대 수 능
진지하게 가능한가? 교과서랑 수특만으로 미적 킬러들을 맞출수있는 실력이 정립가능함?
결국 모든 수능 문제들과 거기에서 파생된 문제들은 교육부에서 기준을 정한 교과서, 교과과정을 바탕으로 만든 거니 적절한 수준의 통찰력과 사고력을 통해 심층연구하면 이론상 가능
슬프다
ㅊㅊ 유빈이 개같이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