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다가 먹다의 특수어휘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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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의 분류상 '들다'는 '먹다'의 높임말로 처리되는데 이 '들다'는 '들다(擧, lift)'와 다의어 관계입니다.
사실 '잡수다'와 달리 '들다(드시다)'가 '먹다'의 높임말로 활용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들다'가 '먹다'의 뜻으로 등재된 사전은 1960년 이전에는 찾아 볼 수가 없거든요. 1961년이 돼서야 국어대사전에 등재됐으니 그 이전에는 딱히 그러한 인식이 없었단 얘기입니다. 실제로 초기 한국어 문법가들의 연구를 봐도 높임말을 제시할 때 '잡수다'는 언급해도 '들다'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어학계에서도 1960년대가 돼서야 겨우 '들다'가 '먹다'의 의미로 쓰인다는 보고가 보이죠.
그렇다면 '들다'가 '먹다'의 뜻을 가지게 된 것은 1950~1960년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1960년대가 되면서 언중이 보편적으로 '들다'를 그러한 의미로 쓰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들다'(raise, lift)가 '먹다'를 뜻하게 됐느냐? 그건 간단합니다. 음식물 그중 특히 '술'을 드는 과정에서 이런 다의어로 발달한 거니까요.
'[(특정)음식물][도구] 들다' 구성에서 '도구'가 빠지면 '[(특정)음식물] 들다'가, '음식물'이 빠지면 '[도구] 들다' 이런 형식이 됩니다. 여기서 '도구'는 음식을 담는 도구를 뜻합니다. '술잔'의 '잔'이나 '밥그릇'의 '그릇' 따위입니다.
그런데 '들다'가 '먹다'로 해석될 수 있는 기록의 경우 대부분 '들다'의 객체는 '술잔'이었습니다. 즉 '술잔을 들다', '술을 들다', '잔을 들다' 등에서 '들다'가 음식과 관련된 즉 '먹다'라는 의미가 전이되기 시작했다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술잔을 들면 그것을 들고 짠을 하든 짠을 하지 않든 다시 입으로 넣죠. 아마 이러한 인식이 전제됐을 겁니다. 이렇게 의미 전이가 일어나던 '들다'가 다른 음식물과도 함께 쓰이면서 점차 '들다'에 '먹다'의 의미가 있다는 인식이 생기고 곧 1950, 1960년대에 이 의미의 전이가 완료된 것입니다.
들다(raise)의 예시ㄱ은 들다(raise)의 의미지만 ㄴ은 들다(eat)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는 예시
'술'과 관련된 어휘가 아니라 다른 음식물까지 확대된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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