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D-100, 수능 영어 지문 '이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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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한대산 영어입니다.
오늘, 2025년 8월 5일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D-100일입니다.
운명일까요, 마침 어제 휴가를 나와 칼럼을 쓸 수 있게 되어 다행이기도 하고 또 기쁩니다.
오늘은 '지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너무 철학적이고 실용성 없는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반드시 그 실용성을 입증할 내용임을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분류한 수능 영어 문항의 유형을 가져와보겠습니다.
수능 영어에는 오직 유형이 세 개, 1. 지문이 완전하게 제시되는 유형 2. 지문이 불완전하게 제시되는 유형 3. 그 외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형 1. 지문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유형 유형 2. 지문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는 유형 유형 3. 쉬운 거 유형 1 20, 21, 22, 23, 24, 30, 31, 32, 33, 34, 40, 41, 42 유형 2 36, 37, 38, 39 유형 3 18, 19, 25, 26, 27, 28, 29, 35, 43, 44, 45 (2025.03.10) [수능 영어 유형 정리 + 티어표] - 한대산 영어 |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문 이해 능력'은
유형 1과 유형 2에서 상당히 중요한,
혹은 심지어 문항 그 자체의 목적이 되는 능력입니다.
지문이란,
완전하게 주어진 글, 혹은 파편으로서 주어진 불완전한 글을 말합니다.
이해는, ('지문'과 달리)
완전하게 주어졌는가, 아닌가에 따라 그 정의와 기능이 달라집니다.
완전하게 주어진 글에서 이해란, '필자 혹은 글의 궁극적 메시지', 즉 '주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불완전하게 주어진 글에서 이해란, '완결성 있는 흐름의 글을 만들어내는', 즉 '글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완전하게 주어진 글에서 이해는 미묘한 차이를 가지는 각 선지 사이의 명확한 구분선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불완전하게 주어진 글에서 이해는 '매끄럽게 된 글'에 대한 감각을 길러주거나 이를 바탕으로 '매끄러운가'의 여부를 판단하게 해줍니다.
두 '이해'의 갈래는 하나의 공통 요소를 가지는데요,
바로 '맥락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맥락의 흐름을 알아야만 어떤 대상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맥락의 흐름을 알아야만 주어진 파편 다음에 어떤 것이 이어질지 알 수 있습니다.
[요약 1] [지문] ├─ 완전한 글 → [이해] = 주제 파악 │ └─ 기능: 선지 간 미묘한 차이 구분 └─ 불완전한 글 → [이해] = 흐름 완성 └─ 기능: 매끄러움에 대한 감각 또는 판단 기준 제공 → 두 이해의 공통점: [맥락의 흐름 파악] 필요 |
InDePTh 2.0에서 제시하는 '지문 이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글의 맥락 흐름에 따라 특정 대상의 성격(특성, 특징)과 다른 대상 사이의 역학 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이 어떻게 결론 혹은 다음 흐름으로 이어지는지를 논리로서 통제되는 감각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를 '지문의 부분 이해'라 한다. 주어진 정보들의 맥락적 배열(맥락적 장치를 활용한)에에 따라 그 안의 대상과 정보 요소가 작동하는 방식(역학 관계)을 논리로서 통제되는 감각을 바탕으로 '조정'하여 글의 흐름 속에서 그 의미망이 어떻게 확장 또는 수렴, 혹은 유지되는지를 구성의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지문의 완전 이해'라고 한다. (InDePTh 2.0 초안, 2025/07/12 Ver.) |
요약하자면,
부분 이해는 '어떻게 이어지는지 판단'하는 것이고,
완전 이해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고정 100점의 실력을 가졌고,
영어에 대해 원어민 수준의 이해력을 가졌을 경우
글이 완전하게 주어진 유형에 대해선
'완전 이해'를,
반대로, 글이 불완전하게 주어진 유형에 대해선,
'부분 이해'를 연속적으로 하게 됩니다.
바로 그겁니다.
여러분은 '지문이 완전하게 제시되는 유형'에서는 '완전 이해'를 목표로,
'지문이 불완전하게 제시되는 유형'에서는 '연속적인 부분 이해'를 목표로 연습하셔야 합니다.
[요약 2] [수능 영어 문항 유형별 이해 방식] [지문 이해 유형] ├─ 완전한 글 → [이해] = 주제 파악 (완전 이해) │ └─ 기능: 선지 간 미묘한 차이 구분 │ └─ 필요 능력: 구조적 의미망 구성, 정보 배열 조정 │ └─ 대응 문항: 20~24, 30~34, 40~42 │ └─ 불완전한 글 → [이해] = 흐름 완성 (부분 이해) └─ 기능: 매끄러운 흐름에 대한 감각 / 다음 흐름 판단 └─ 필요 능력: 맥락 흐름 추적, 대상 간 역학 파악 └─ 대응 문항: 36~39 → 두 이해의 공통점: [맥락의 흐름 파악] 필요 |
와닿지 않는 말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우선
'지문이 완전하게 제시되는 유형'의 '완전 이해'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절대평가 시행 이후 가장 어려웠던 24 수능 중
가장 어렵다고 평가 받았고 아직도 회자되는 기출 문항입니다.
일단 문항 사진을 저장하시고 풀어보신 다음,
계속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글의 정보와 빈칸 문장의 핵심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간이 다른 인간의 감정을 확정지으려면 특정 상황 아래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심리학 연구에 사용된 얼굴 그림에는 특정 상황 없이 얼굴만 나와 있었다. 피실험자들은 그럼에도 감정이 어떠하다는 것을 판단하였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즉, 일반 상식과는 조금 동떨어져,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특정 상황의 결핍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대한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추론을 한다면, 특정 상황이라는 필수적인 요소가 없이 판단을 내리는 것은 다시 말해, 그 판단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지는 것이다. 즉, 판단이 하나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명확한 판단 기준이 있다면 모두가 비슷한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하지만, 판단 기준이 없었음에도 판단을 내린 것이라면, 그 판단이 사람마다 쉽게 바뀔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을 선지와 연관시켜 보도록 하자, 5번을 보았을 때, 다른 하나와 손실 없이 대체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인 즉슨, 그 어떠한 영향 없이 쉽사리 바뀐다는 말인데, 이것이 바로 지문의 맥락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5번이 정답이 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판단을 위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완전 이해'의 영역에 도달한 사람 중에서도 소수의 인원은 그 너머를 알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위와 같은 해설자의 영역입니다.
해설자의 영역에 도달하면 보여드린 해설을 대각선으로 읽어도 '그치 그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는 수험생의 입장에선 불필요하니 '완전 이해'만을 연습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만약 '완전 이해'의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저 지문을 어떻게 이해하게 될까요?
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누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 있는지 등의 정보가 필요한데, 그림이나 사진 속의 얼굴에는 이러한 정보가 없기에 감정을 다 다르게 해석하거나 서로 바꿔도 큰 차이를 못 느낌. 그래서 답은 5번!" |
이게 바로 여러분이 도달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아직 잘 안 와닿죠?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문이 완전하게 주어진 경우,
1. 문장 이해 (=문장 속 핵심 파악)
2. 맥락 파악 (= 역학 관계 파악)
3. 주제 이해 (=완전 이해)
의 순서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게 됩니다.
문장 이해 단계에서는
'어떤 대상이 어떤 성격을 가지는지',
맥락 파악 단계에서는
'특정 대상과 다른 대상이 어떤 역학 관계에 놓여있는지',
그리고 주제 이해 단계에서는
'글이 어떻게 구성되었고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이 순서대로 지문을 분해-이해-재조립 하시게 되면,
처음에는 한 문장이 이해가 안 되었으나
나중에는 두 세 문장으로 구성된 '한 맥락'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맥락의 흐름을 알게 되어 주제가 보일 것입니다.
이제,
'지문이 불완전하게 제시되는 유형'의 '부분 이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마찬가지로 2024학년도 수능의 36번 문항입니다.
어떤 대상이 어떻게 다뤄졌고 다른 대상과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게 또 어떻게 이어질지 감각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 부분 이해였습니다.
자, 해설을 보여드리기 전에
먼저 풀고 오시길 바랍니다.
다 푸셨나요?
제가 말씀드리는 '부분 이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각 부분에서 '시점'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암시되어 있거나 명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셨나요?
왜 시점이 중요한가?
에 대한 답변을 드리자면,
글은 본디 선형성을 띠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선형성은,
글은 반드시 첫 문장에서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역삼각형 구조(이해가 명확히 안 됨 -> 이해가 명확히 됨)를 띠기에 나타납니다.
그렇기에 앞서 무언가가 주어져야만 그 뒤에 무언가가 더욱 구체화시켜주는데,
각 부분(혹은 조금 더 정교하게 말하자면, 맥락 파편) 사이의 연결고리가 '흐름‘인 셈입니다.
그렇기에 반드시 인과성이나 대립 구도를 볼 때 흐름을 잘 보고 판단해보시길 바랍니다.
이상 '지문 이해의 방법'에 관한 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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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감정은 사회적 맥락을 알아야지 표정에 따른 감정을 해석할 수 있는데?" 정도가 아니라 정확하게 지문의 맥락을 알아야겠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모든 문장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해요

저 문제 저도 읽으면서 모든 문장을 정확하게 해석하는게 아니라 아는 단어들로 대충 뜻을 추려보니까 선지에서 답을 못찾았네요 ㅋㅋ큐ㅠ 맥락 파악에서 주제까지 파악을 해야한다는 거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