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de [1395687] · MS 2025 · 쪽지

2025-08-03 01: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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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밤, 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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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매미




그동안 차가운 잠을 자고 있었다


지금, 살 에는 이 겨울을 불태워

뜨거운 여름을 맞아보련다


아, 축축한 땅속은 알맞게 서늘하고

내 허물은 너무나 포근하다


하지만 내가 있을 곳은 따가운 햇살 내리쬐는

나뭇잎들 후끈히 수증기 내뿜는 나무 꼭대기


가끔은 적당히 굴속에 머물고 싶지만

어젯밤 나를 물어뜯은 작은 벌레들


내 살을 파먹으려 애쓰는 저들 생각하면

나는 심장이 터질듯 타오른다


내 허물을 훌훌 털어 버리고

재까지 남김없이 태워 버리고


저 높은 나무 위에서 노래할 수 있을까

목이 터지도록, 마음껏 울부짖을 수 있을까.

rare-백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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