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또 [613724]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25-07-25 17: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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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실모 풀어요 말아요 질문이 자주 올라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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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하위권분들이 실모 꼭 풀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시작에 앞서 제 입장을 명확히 하자면, '실모는 필요하고 중요하다'입니다.


특정 등급대 초입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실전 모의고사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제 사례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수능을 여러 번 응시했으며, 대부분 4등급대에 머물렀었습니다. 



그러나 특정 연도를 기점으로 바로 1등급으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 해에 제가 한 공부는 사실 많지 않았습니다. 



개념강의만 수강한 후 수능 기출 전개년을 1회독했고, 그 다음에는 동네 학원에서 외부 응시생으로 이감, 상상 모의고사를 응시하며 기출 분석을 병행했습니다.



제가 집중한 것은 단순했습니다. 기출 문제를 풀고 철저히 분석하며, 실전에서 활용할 전략을 수립하고, 기출에서 접했던 요소들을 실모에서 확인하고 적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중요했던 마인드셋은 전략적 포기였습니다. '만점을 받을 것도 아닌데 굳이 어려운 문제까지 붙잡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버릴 문제는 깔끔하게 버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 결과 18, 19년도 모두 안정적으로 1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실력 대비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은 대부분 실전에서 사고가 꼬이거나 특정 파트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모는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타겟팅하여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꼬일 법한 부분에서 꼬이지 않게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시간이 과하게 지체되면 과감히 넘어가는 연습에 적합하죠.



그러나 실모를 통한 근본적인 실력 향상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딱 1등급만 받아냈었기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더 점수가 오르지 않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 '도구'는 내가 가진 역량만큼 점수를 받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 내가 가진 역량보다 더 점수를 받아갈 수 있도록 돕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기출로 돌아가서 분석을 하되, 실전에서 할 수 있는 분석으로 방향을 틀었고, 맅밑딭도 추가로 전개년을 풀고 해설지 없이 스스로 고민했습니다. (저 그래서 아직도 몇 개 선지는 해설을 모릅니다. 하도 안 풀리다보니 걍 소거해서..) 또한 실전 모의고사도 구할 수 있는 것은 다 구해서 풀었습니다. 



특히 파이널 시즌에 나온 실모들(온오프회차 겹치는것들)은 다 구해서 풀었고요. 

수학이 급했던지라 대부분 수학을 했었고 남는 시간에 국어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22년도에는 백분위 99를 달성했습니다.



이처럼 제 경험을 되돌아 보았을 때, 실전 모의고사는 결국 특정 등급대의 경계를 넘어서 더 위로 도약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도구이지, 자신의 근본적인 실력을 올려주는 도구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례로 작년 제 학생 중 한 예시를 가져와 보겠습니다.



제 이야기는 이제 예전의 것이니까요.



작년 노베 학생 중 하나였습니다. 중3 이후로 공부를 손 논 노베이스였습니다.



이 친구는 4월부터 9월까지 개념과 기출(15개년)을 1회독 하고, 실전 모고(이감 선별팩, 상상 온, 한수 온)를 사서 풀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각 실전 모고에서 나온 지문들이 모티프 삼았을 법한 원본 기출들을 선별해서 과제를 줬고요.



그 결과 이 친구는 5~6등급에서 시작해서 딱 2등급을 찍고 수능을 마무리 했습니다.



중간에 많은 일이 있었고 비하인드 스토리가 몇 개 있지만, 여기는 그 이야길 하려는 것이 아니니 일단 여기까지만 언급하겠습니다.



사실 이러한 성과야말로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목표해야 할 지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만점이 이상적이겠지만, 주어진 시간과 조건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성장이라고 생각해서 굳이 이 사례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제 사례와 그 친구의 사례 그리고 다른 사례들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기출에서 실력이 올랐고, 그 오른 실력을 점수화하는 과정에 실모가 개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실모가 자신의 추상적이던 점수를 구체화해주는 도구가 아닐까 합니다.



따라서 실모는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겐 필수가 아닐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독약이 될 수 있습니다. 실력이 부족한데, 실모만 주구장창 돌리면 자신의 부족한 실력만 체감할뿐이니까요...



이맘때쯤에 많은 고민이 있으실텐데, 모쪼록 자신의 초심을 잃지 말고 학습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수능 국어가 초반에 최대한 많은 방법론(도구)을 접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골라서, 그 '도구'를 마스터하는 무형의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골라서 따라가고 있는 커리큘럼이 있을 겁니다.



골랐으면 믿고 따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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