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오노스 [904605]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5-07-24 19:01:38
조회수 644

자이오노스의 코칭 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963335

안녕하세요,

자이오노스입니다.

저를 오래 전부터 보셨거나

제 예전 글들을 찾아보신 분이라면

제가 수능 수험생분들을 '코칭'한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동안 코칭하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썰을 풀어볼게요. 재미는 없을 겁니다.


1. 첫 번째는 역시, 친동생이죠.

제가 우울증인 상태에서

약도 안 먹고, 부산에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다가

여러 가지 사건과 이유로

인천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인천에 와보니 동생이 매일 어머니와

공부 문제로 다투고, 또 폰 중독에 빠져서

제가 그걸 어떻게든 해결해보고 싶었습니다.

수학 내신이 아주 낮아서,

그 내신으로 대학 가기가 어려울 것 같기도 해서

정시를 준비하자고 제안했죠.

고1 2학기부터 정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잘 될 줄 알았어요.

평일에 폰 사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매주 주말에 하루에 5시간씩

롤을 하게 허용했고,

매달 좋아하는 레고를 30만원어치 정도

사주며 충분한 보상을 해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어림도 없었죠.

자꾸 화장실에 폰 들고 들어가서

한참 있다가 나오고,

새벽에 몰래 롤을 하고,

국어 기출 모의고사를 보는 날,

방 안에 들어가보니 바닥에 대충 앉아서

모의고사를 풀지를 않나...

문학 기출 문제집 풀라고 시킨 뒤,

채점했는데 쉬운 지문을 다 틀려서

확인해보니 4번 지문인데 5번 지문

답안을 보고 베끼는 식으로 해서

정확히 다 틀렸더라구요...

제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했는데도

전혀 고마워하지 않고

오히려 제가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 정말 많이 화났습니다.

말은 자꾸 수도권 내에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진 대학을 가겠다는데,

그럴 성적도 안 나오면서 이딴 식으로 하니

정말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래도 때린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코칭을 했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하다 결국 입시에 실패했습니다.


동생에게 투자한 것)

-레고 약 300만원

-2024 고3 메가패스 비용 절반 부담

-이감 파이널 모의고사 약 1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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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님

코칭 받으신 분들은 다 익명으로 할게요.

저랑 나이 차가 얼마 안 나는 남성분입니다.

코칭 맨 처음에 연락을 주셨죠.

참 신기한 게,

오버더 확통이라는 교재에 대해 알아보다가

제가 만든 오버더 확통 정오표를 보시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져서

오르비를 보던 참에

제 코칭 모집 글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죠.

처음에 코칭비를 

한 달에 20만원을 제시하셔서

많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매주 월~토 하루 종일 코칭 기준)

얘기해봤는데, 저와 코드가 매우 잘 맞아서

고민을 했습니다.

어찌저찌 결국 원래 제가 글에 적은

금액대로 받기로 하고 코칭을 시작했습니다.


이 분을 코칭하면서

참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사정 때문에

코칭을 했다, 중단했다,

했다, 중단했다...가 반복되었고

올해 4월까지 코칭 받으시다가

5월 달에 잘 안 나오시다가...그랬죠.

지금은 코칭을 관두셨지만,

수능이 아닌 다른 공부를 하게 되셔서

저와 같이 만나서 공부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A님에게 투자한 것)

-19 패스 1년 전액 부담

-2025 수능 대비로 쓰시던 중고 교재들 구입

-2026 수능 대비로 쓰시던 중고 교재들 정가 구입

-일부 교재 무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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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촌동생 (최근에 죽은 친구 X)

제가 동생 고3 때 코칭을 관두고

아무런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 때,

당시 고2인 사촌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정보가 없이 공부하는 것 같아서

무급으로 코칭을 했습니다.

인천에서 빨간 버스 타고 한참 가서

월~금 같이 한 집에서 지냈죠.

제가 특별히 코칭해준 건 없고,

수능 관련 잡담 같이 하고

학교에서 돌아와서 자습할 때

옆에서 같이 공부를 했습니다.

과탐 중에서 물리를 아주 좋아해서

물리 교재를 많이 사줬고,

전교에서 물리 1등을 했다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

몇 달 하다가,

제가 다시 친동생 코칭하면서

코칭이 끝나게 됐습니다.


사촌동생에게 투자한 것)

-2024 고2 메가패스 전액 부담

-2024 물1 3순환 기출

-배기범T 물1 내신 문제집

-2024 나기출 베이직, 옛고베

-2024 피램 7개년 기출 문학, 독서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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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님

이 분은 멀리 사셔서

왕복 4시간 넘게 걸렸던 기억이 나네요.

한 2주 정도 코칭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혼공하신 분인데,

공부법만 찾다가 시간이 계속 흘렀는데,

그러다 제 글을 보고 연락 주셨어요.

가장 먼저 수학을 잡자고 제안 드렸죠.

혼자서 김성은T 중학수학을 공부하시고

저와 함께 강영찬T 무료특강과

고1 쎈으로 빠르게 고1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수1을 같이 하다가

비용이 부담되셨는지

혼자서 하시기로 하고 코칭을 중단하셨어요.

한 2주 정도? 월~토 진행했습니다.


B님께 투자한 것)

-2025 나기출 베이직

-강사 찍먹을 위한 대성패스 대여

(결국 대성패스 사서 정상모T 들으셨습니다.

불법 공유라고 하시면...할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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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님

제가 코칭해드린 분 중

유일하게 여성분입니다.

작년 파이널 기간에

제 코칭 모집글을 보고 연락을 주셨죠.

사실, 수분감 좌표를 통해

저를 알게 되셨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일요일 한 번,

만나서 같이 공부하고 대화했습니다.

작년 입시는 아쉽지만 실패하셨고,

지금은 저와 같이 수학 과외를 받고 계세요.


C님께 투자한 것)

-올해 수학 과외비 일부


최저 시급도 안 받아가며 일했지만

코칭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올해 코칭을 더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제가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코칭 받는 분을 먼저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이런 노력이 언젠가 빛을 발할까요?

저에게 코칭 받으셨던 분들 모두

잘 풀리시면 좋겠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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