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옯단편소설] 다, 그저 꿈(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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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그럭저럭, 지나갔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또 괜찮은 것은 괜찮은 대로.
반짝이는 반지를 낀 채, 하나하나 묵묵히 풀어간다.
수학. 수학은 언제나 답이 명료해서 좋다.
어떤 숫자든 아름답다. 수학을 풀 때는, 현실과 다르게 납득 가능한 이유로 설득이 되기 때문이다..수학은 언제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험이 끝나고, 책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항상 가고 싶은 대학만을 위해 목매다가, 오히려 객관적인 시험을 통해 나의 실력을 증명하고, 실현할 수 있어서 좋다.
그렇다. 이렇게... 이렇게만 유지하면. 이렇게만 받으면... 내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의대를 갈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소명도 크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 돈, 돈이다.
갚아나가야지, 이 많은 빚더미.
살려야지, 병원에 계신 우리 부모님.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내 여동생. 지혜.
이제 12살이 되는 내 여동생은, 하나밖에 없는 오빠인 나를 무척이나 따른다. 다른 애들처럼 떼를 쓰거나 하지 않고, 어른스럽게. 성숙하게.
어렸을 때 너무 큰 일을 겪어서인지, 그 나이때의 아이들이 당연히 갖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것도 쉽게 내색하지 못한다.
항상 웃으면서 사양해도, 당연히 보일 수 밖에 없다. 너무 어린 나이에 포기를 배워버리고, 욕심 이전에 양보와 타협, 억압을 배워버린 아이.
얘만큼은 지켜내야 한다. 의사가 되면, 적어도 얘가 공부를 하고 싶은 만큼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방을 다 싸고 나가려던 찰나,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채점을 하느라 학교에서 늦게 나와서 운동장은 텅 비어버렸다. 우산을 빌릴 누군가도 없다. 혁이랑 같이 놀기로 했는데..
우리 학교에서 가장 친한 내 친구, 은혁이. 별명은 혁이.
먼저 가 있으라고 하고 밀린 시험지를 채점하지 말걸 그랬다. 지금 우산이 없는데, 혁이네 집까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일단 가방을 단단히 움켜잡고, 쏟아지는 비 사이로 달리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어보인다.
비오는 날은 좋았다. 빗소리가 근심을 잊게 해주어서. 비를 맞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축축해지는 것이 그렇게 불쾌하게 여겨지진 않았다.
단지 그런 날이 나와 은혜에게 있어서 최악의 날의 배경이 되어버렸을 뿐이다.
빗속을 그래도 걸어가야 한다. 이정도 메스꺼운은 버텨낼 수 있다. 심호흡을 하면서 헤쳐나갈 것이다.
운동장으로 이어지는 계단 앞에서 숨을 고르다가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말끝으로 올라오는 빗방울이 싫었다. 질컹거리는 비의 느낌이 싫었다. 비 냄새에 섞여서, 그날의 피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
'툭.'
떨어지는 것은 무엇일까. 내 눈에서 나는 눈물은 아닌데, 딱히 울만한 일은 아닌데.
.. 저기 멀리, 빗속에서 한 여자가 보인다.
도대체 왜. 여기에서 나타나는 것인가.
내게 슬픈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내게 다가온다.
'거봐, 다 잊을 거라고. 다 납득할 거라고. 근데 진짜.. 납득을 하니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리 학교 교복이다. 명찰색을 보니 우리 학년인데..
저런 여자애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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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2화도 쓰네
그러네요

오릅문예 등단너무 가독성이 떨어지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