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깎았던선변 [892689]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5-06-30 14: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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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변 : 6년 간을 회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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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변입니다.


저는 윤리와 사상을 애정하는 사람입니다.

수능도 윤사로 치렀고, 대학 역시 관련된 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제가 한창 입시를 치르던 2019년에는 윤리와 사상에 변변한 콘텐츠가 없었습니다.

늘 이것을 개탄스럽게 생각하여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가면 꼭 윤리와 사상 N제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틈나는 대로 오르비에 문제를 만들어 올리곤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너그러운 출판사와 훌륭한 동업자를 만나 출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이름을 건 책이 광화문 교보문고에 꽂혀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말로는 감히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벅차올랐습니다.


응시자도 그리 많지 않은 과목, 경력 한 줄 없는 20세의 저자였음에도

과감히 출판을 결정해준 오르비북스에는 지금도 감사의 마음이 큽니다.


제가 출판하던 당시의 오르비와 지금 오르비를 비교하면

여러모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제가 여기서 얻은 것이 너무도 많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오르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를

은연중 바라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부터 뭔가 열심히 해보아야 하는 것인데

부끄럽게도 최근 몇 년간은 열정이 쇠한 탓인지 관망하고만 지냈습니다.


거기에 곧 선택 과목이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다 식어버린 차가운 열의뿐인 제가 여기에 더 남아있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금년 7월 1일부로 오르비를 떠납니다.


참으로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오르비에서 알게 되어 지금까지 안부를 묻고 가끔 술 한 잔 기울이며 지내는 친구들이 있고

업계의 아이돌 같은 사람들과 만나 일해보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출판이라는 값진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들입니다.


‘넌 뭔데 고작 은테 달아놓고 혓바닥이 이리 기냐’ 생각하실 분도 분명 있겠습니다. 이해합니다.

다만, 조용히 사라지기에는 너무나도 큰 감정이 가슴속에서 요동치고 있기에

이렇게 몇 자라도 적고 싶었습니다. 부디 너른 양해를 바랍니다.


모쪼록 오르비의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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