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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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이 무슨 의미인지 젊은 사람들에게는 잘 안 보입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모두 똑같은 문제를 겪게 되어 있어요. 노년연금이 없으면 사람들이 불안해지죠. 자기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한 실험은 하지 못하고 이미 다니는 직장에 붙어 있으려고 합니다. 또 나중에 직장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저축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써야 할 때도 쓰지 않으니 소비가 위축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연금이 잘되어 있는데도 그래요. 그러니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우리나라 경기침체의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가계부채의 지나친 확대에 따른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노후 불안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못 쓰는 것입니다. 노인들이 당장 굶어 죽겠다는데 지금 국민연금을 550조 원 쌓아놓고도 나중에 쓰겠대요. 그러면 그 돈을 어디에 투자하나요?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사고 이미 유통 중인 주식을 삽니다. 우리나라 주가를 받치는 셈이지요. 국민연금에서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약 25%입니다. 국내주식을 약 100조 원, 해외주식을 60조 원 정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신규 투자에 들어가는 돈이 아닙니다. 이미 누군가 갖고 있던 유통 주식을 샀을 뿐이에요. 누구에게서 샀을까요? 주식을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샀지요. 그런데 주식을 파는 사람은 대부분 돈이 많은 이들입니다.
이것 역시 우리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이상한 감옥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말하자면 자기들이 뽑은 유격훈련 조교한테 뺑뺑이 기합을 당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왜 당하는지도 모르고 당하고 있어요. 일이 왜 이렇게 잘못 돌아가게 되었을까요? 현대 산업사회에서 필요한 제도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온전히 관료에게 맡겼어요.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는 국민이 원해서 만들지 않았어요! 국민들이 요구하기 전에 관료들이 시혜성으로 만들어주다보니 이렇게 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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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건강보험이 돈 많은 사람일수록 덜 내는 구조이거든요. 피부양자가 2,000만 명이에요. 건강보험료가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는 사람이 2,000만 명이란 뜻입니다. 그중에는 물론 아이도 있지만 상당수는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부모예요. 이 사람들 중에는 돈을 낼 수 있는데도 안 내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건강보험료를 소득기준으로 바꾸면 소득재분배 효과가 큰데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처음에는 뜨악해했어요. 왜 그런가 했더니 양대 노총에서 싫어한대요. 임금소득으로 상위 10%인 사람들로서는 자기네 부모들이 피부양자 혜택을 더는 받지 못할까봐 싫어한다는 겁니다. 결국 자기 부모들이 돈을 내야 하니까요.
그럴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좀 너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밀어붙여 소득기준으로만 하기로 총선 공약을 만들었습니다.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 특위에서도 소득 기준으로만 하기로 했어요 명분이 워낙 뚜렷하니까요. 그런데 소득기준으로 건강보험을 내자는 말을 듣고 찬동하는 사람들도 ‘그걸 내가 왜 몰랐죠? 내가 그 생각을 못 했죠?’ 합니다. 정책 담당하는 사람들도 그렇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모르는 게 사실 되게 많다. 엉뚱하게 되어 있는 것들이.’ 말하자면 입법화할 수 있는 사람이 꾸준하게 이야기를 안 하다보니 상위 10%에게만 편리한 것들이 어젠다로 떠오르지 않고, 그러다보니 생각 있는 사람도 모르고 지나갔던 것이죠. 그런 일이 아주 많습니다.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