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바탕 꿈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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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소설의 마지막내용이 이렇게 끝남
전체 줄거리를 지배하는 사건이 마침내 해결되기 직전에 긴장이 절정에 다다른 시점에 ... 아시발꿈 엔딩
잠에서 깨서 일상적인 담소 나누고 그냥 허무하게 끝나버림
인생도 그런거라고 생각함
소설의 인물들이 서사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왜 사는지, 자기가 누군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아는지,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자신을 이끄는 운명을 의식하지 못하면서 운명에 이끌려 살아가고
책을 덮으면 소설은 기억속에 남고 사라지듯이 그저 허구일 뿐이듯이
인생도 덮으면 사라질 허구일 뿐이고
또 좋아하는 어떤 글귀에서 이런 인생을 보고 모두는 무의식적으로 살아간다, 모두는 잠자는 사람들이다, 모두는 운명의 어린아이일 뿐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정말 적확한 표현 같음
그래서 사람이니까 라는 말을 좋아함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지,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지
감정적으로는 나도 사람이니까 누군가를 미워할 수 있어도
이성적으로는 저사람도 무언가에 씌인 채로 살아갈 뿐이니까 미워하지 않음
평소엔 감정조절이 안돼서, 나도 사람이다보니까 누군가가 보기엔 이중적으로 보일수있는 삶을 사는데
감정을 억누르고 완전히 제3자의 시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그런 순간이 가끔 있는데 그럴 때가 되면
그 순간만큼은 마음속에서 그사람이랑 화해하게 됨
저사람은 그저 자기 인생을 살았을 뿐인데 저사람과 나의 운명은 이렇게 엇갈려서 멀어졌구나,
난 저사람과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저사람과 나의 운명은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이구나
그렇게 위안 삼는 때가 있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 있잖아요
솔직히 사람끼리는 미워할 수 있음
근데 철저히 이성적이어야 하는 법은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전 자유의지라는걸 눈곱만큼도 믿지 않음
누구든 그저 환경, 태생이라는 다른 이름의 운명에 이끌려 행동할 뿐
딱 사회유지라는 명목하에서만 처벌할 수 있을 뿐
자유의지를 전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함
근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음
내가 이런 생각을 갖게된건 잘못을 많이 하고 살아서
죄책감을 많이 느끼고 살아서 방어기제로 합리화한 끝에 나온 결과물 같다는 생각
부끄럽지만 맞는 것 같음
그래서 난 내가 위선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내모습을 혐오함
그치만 그래도 이 생각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 것 같음
마치 사타구니에 난 종기처럼 추하고 부끄러운 곳에 난 것 같은 생각이지만
하여튼 사람들이라는게 다 그런 것 같아요
남녀갈등 정치문제 같은걸 두고 죽일듯이 싸우지만
장난감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다투는 아기들이랑 본질적으로 똑같은 싸움 같음
모든 싸움이 다 그런 아무 의미없는 싸움..
모든 인생이 다 그런 아무 의미없는 것..
꿈이 잠에서 깨면 아침햇살에 흩어져 사라지듯이
어느순간 깜빡 죽으면 하루아침에 흩어져 사라질 의미없는 것들
인생목표 메타에 참전해서 인생목표 쓰려다가 여기까지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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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오차범위가 3센티임 이병헌도 아니고
이런말을하고싶은데글을못씀
저도 글 못씀
단지 내가 말하고싶은걸 말하고 말하려고 비슷한 내용의 글을 몇년동안 수십번 쓰니까 조금씩 다듬어졌을 뿐
눈을 떳구나. 도가로 오너라
도가는 모르겠는데 선불교가 인상깊었음
선불교 공안중에 마음에 와닿았던게 몇개 있네요

이 글로 처음 뵀는데 저도 이렇게 생각하고,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
저도 잠자기 전에 누워서 이런거저런거 생각하다가
결국에 인류가 관측 못한 블랙홀이 태양계를 조금이라도 스쳐지나가면 끝날 삶인데
이렇게 기술이 발전한 좋은 시대에도 인위적인 기준, 즉 비본질적인 허울 때문에
서로 싸우고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는 점이 안좋게 생각되더군요
이런 생각이 들 때면 겸애의 정신이 와닫는 것 같습니다
혹시 어떤 소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