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닐수도텔레스 [1397568] · MS 2025 · 쪽지

2025-06-26 00:29:32
조회수 341

재수하고 유일하게 자랑스러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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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 아닐수도 있지만…


열등감이나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으면서 공부했다는거임


우리집 월수입은 200만원이 쪼금 넘음

어머니랑 둘이살고 나는 첫째이자 막내였음


당연히 재종 기숙 갈 돈은 없었지만

졸업하고 바로 알바를 시작해서

내가 듣고싶은 단과 수업 하나정도는 들을 수 있었음


주변 재수하는 친구들 소식도 가끔 들려왔었는데

알바가는 날이 많아서 따로 만나지는 못했음

나중에 나도 대학 붙으면 그때 봐야지…하고 미뤘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10월까지도 알바를 계속 하다가

인수인계 하고 그 다음 달에 수능을 치게 됨


재수를 시작하는데 서강대가 너무 가고싶어져서,

근데 나는 또 수학 4등급따리였어서…

순응하고 꺾이기엔 너무 서강대가 멋있어보이는거임 그때는

그래서 수학만 죽어라 공부했음


성적 안올라서 미치겠고 막 눈물도 찡긋 나더라…

너무 하고싶은걸 절대 못한단 생각이 드니까



그리고 꼴에 존심은 있어서 유빈아카이브는 안썼음

뭔가 아끼며 산 책이 더 열심히 끝까지 풀게 되더라 아까워서

학원일을 하니까 애들 교재 교사용을 받는데

바이블이나 고쟁이나 자이 이런걸 열심히 풀었음

가르쳐야하니까


그리고 재종다니는 애들 안한 숙제나 모고

학원밑에서 얻어와서 풀고 그런식으로..


여름되니까 집에 에어컨이 없으면 버틸수가 없어서

집 앞 대형마트 푸드코드 책상에서 실모를 풀었음

독서실 값 아끼려고 알바하던 학원 빈 교실에서 자습하기도하고




그렇게 수능때까지 여차저차 공부를 했고

현역땐 수학 지구가 4,5여서 ㅈ망했었는데

다행히도 재수땐 1,2가 나와줘서 진학에 성공함


물론 학교 붙은것도 뿌듯하고 좋긴 한데

그것보다 자랑스러운건 그 과정중에서 한번도

가정형편이나 환경을 원망한적 없었단거임


힘들때는 물론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 엄마를 미워하고싶지 않았음

사실 못해줌에 있어서 나보다 더 속상할 사람이 누군지 아니까

재종 못보내주는 형편이나 기숙 못 가는 월수입이

어떻게 누군가의 잘못이겠니


결과로 웃게해주자 결과로 자랑스럽자 항상 생각했지

그렇게 이룬 겅험이라서 나는 그게 너무 소중함




최고의 학교를 간 건 아니지만

1년 공부를 하면서 얻어간건 할수있다는 자신감같음

이겨낸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서 나에게 용기를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


표독이 가난의 대명사가 되는게 싫었지

그래서 긍정적으로 항상 대처했던 것 같음

나한테 재수는 절망보다는 다짐과 결심이었음

떠올리면 뿌듯함


나보다 더 힘든 환경인 사람도 많을거임 분명

남들보고 난 이랬으니까 견뎌~~ 라고 말하고싶지도 않고…


그치만 이 얘기가 유일하게 내 인생에서 자랑할수있는 얘기라서

해보고싶었음 

디데이가 다가오니까 다들 우울하고 예민해지는것같길래…

내 얘기 한번 해주고싶었어



어떻게 끝내야 할진 모르겠지만 다들 입시 힘내고

나같은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성적대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

도움될진 모르지만 쪽지나 댓글로 말해주면 최대한 도와줄게




다들 꺾이지말고 좌절하지 마

수능은 겨울에 치고 개강은 봄에 하는건 다 이유가 있어

너희의 봄도 분명 올거야 

봄옷 미리 사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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