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오노스 [904605] · MS 2019 · 쪽지

2025-06-20 22:48:02
조회수 132

아아...(우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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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최근 상황을 보니

너무 슬프네요 ㅠㅠ

재수 때 오르비를 알게 돼서

처음에는 눈팅만 하다가

서화님 기출 선별 자료로

자료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었죠.


XBS, 수특 평가원화, 

수학 강의 러닝타임 정리 등의 자료를 만들고

국어 커리라고 구글에 치면

가장 위에 나오는 국어 공부법 글도 쓰고

그 과정 속에서 팔로워분들도

많이 생겨서

오르비 네임드 중 하나라는 게

저에게는 자랑이었습니다.


근데 지금 이대로 가면

제가 오르비에 쏟은 시간이

아무런 의미없는 행위가 될 것 같아요...



최근에 너무 힘든 일이 많았어요.

지금도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데,

친한 친구 하나가 계속 후불 결제하고

폭식하고 삶을 포기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좋아하던 여사친한테 남친이 생긴 것도

모르고 연락할 뻔 하고...


우울글을 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이렇게 금방 무너질 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정말 잘 알아요.

이 어려운 상황을 뚫고 가려면

제가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해야 한다는 것을.

합리화하지 말자고

수없이 되내이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우울이

온 몸을 타고 흐르고

한숨을 쉬어도, 가슴을 두드려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아요.


누군가가 저에게

평생 놀면서 살라고 하면서

지원해준다고 한다고 해도

매일 하루하루 자괴감에

사로잡혀서 시간이 빨리 가기를,

얼른 인생의 끝을 보기를 바랄 것 같습니다.


나는 무언가를 진심으로 한 적이 없다...

하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수능 공부도, 주식 공부도,

신앙도, 운동도, 독서도,

영어도, 알바도, 그 무엇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올 초만 해도

뭐든지 잘 될 것 같았어요.

수능판에서 아예 떠나려다가

제게 코칭받던 분이 용기를 주셔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 분이 제가 다니는 교회도 오시고,

밤에 활동적이던 제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보냈죠.


본격적으로 수능을 위해

스터디룸을 잡자마자

그분에게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와서 코칭이 중단됐죠.


그래도 제가 변화가 됐으니

제가 잘하면 잘 될거라 믿었는데...


부모님보다 더 가까웠던

외할머니 치매는 더욱 심해져가고,

동생은 따돌림 당하고,

형은 아버지와 크게 싸우고,

어머니는 아침부터 밤까지 방에서

노트북으로 넷플릭스 같은 것만 보시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몇 년째 냉전 중이고,

초1인 부산 사촌동생은 아이큐가 낮은데도

특수 학급 자리가 없어서 일반 학급에서

맨날 멍 때리고,

다른 사촌동생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그 결과로 이모와 이모부가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고,

이 모든 일을 어떻게든

버텨내는 제 힘은

점점 약해지는 걸 느낍니다.


대한민국이 참 좋은데,

점차 내리막길,

아니 가파르게 내리막길로

가는 것 같아서 무서워요.


이제 매일 우울증 약 먹는 것도

지쳤어요.

아니, 제가 더 우울해지더라도

다들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제발 누가 저를 살려주세요...

저도 살고 싶어요.

이제 절대 죽고 싶다는 말

안 할테니

누군가 저를 살려주세요 ㅠㅠㅠㅠ


제 머리 속에 항상

노래소리가 들리는데,

올 초에는 행복한 음악으로 채워서

활력이 생겼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사건 때문에

다시 슬픈 노래가 들려요.


노래 가사가 너무 아프게 해요.

'난 평생 그대를 꿈꾸며 살겠죠.'

'영원한 사랑을 찾아 헤매어도 봤지만

언제나 마음 속에 벽 때문에 모두

떠나가고'

'이젠 알아요. 너무 깊은 사랑은

외려 슬픈 마지막을 가져온다는 걸.'


히어로가 되고 싶었던 저는

이 순간에 히어로가 등장하기를

기다리게 됐네요.


냉혈한이 되어도 좋으니

다른 사람들의 비극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젠가 다시 이 글을 읽는 날에

이때 정말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래에서 온 누군가가

그렇다고 말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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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님아 · 1330712 · 4시간 전 · MS 2024

    우울한거 좋아하시나요

  • 자이오노스 · 904605 · 4시간 전 · MS 2019

    어리석게도 예전에는
    우울함을 즐겼습니다...
    슬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 주님아 · 1330712 · 3시간 전 · MS 2024

    생각은 블랙홀입니다
    저를 계속 빨아먹죠
    우울한 상태도 뇌의 중독이라고 봅니다

    어떠하든
    노스님의 앞으로의 여정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 스다먐 · 1312798 · 4시간 전 · MS 2024

    힘내요 증말..

  • 자이오노스 · 904605 · 4시간 전 · MS 2019

    감사합니다...
    더 힘들어지면
    우울글 쓸 바에
    잠시 쉬다가 공부하려구요

  • 스다먐 · 1312798 · 4시간 전 · MS 2024

    좋은 일 있을겁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 동메달 · 1372411 · 4시간 전 · MS 2025

    힘내세여...주어진 상황이 절망적인 한계 상황이지만...선생님께서는 잘 이겨내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자이오노스 · 904605 · 4시간 전 · MS 2019

    네, 극복해내야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이카와P · 1334430 · 4시간 전 · MS 2024

    선생님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신 것 같습니다… 가족의 문제는 정말 어찌할 수 없는 큰 슬픔이 되죠..
    정말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힘내라는 말조차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몰라 말하기 조심스럽네요.

    그저 한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약은 꼭 챙겨드시고, 상황을 잘 설명하고 의사선생님과 약 양 조절하시면 좀 도움이 됩니다… 우울증은 단순히 의지,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약으로 충분히 조절하고 치료할 수 있고, 자살사고도 어느정도 조절이 되더라구요(경험담)
    힘들수록 약을 잘 챙겨드셔야합니다 ㅜㅜ 중간에 약 먹는것도 지친다는 표현이 너무 마음에 걸리네요

  • 자이오노스 · 904605 · 3시간 전 · MS 2019

    약은 꾸준히 잘 먹고 있습니다.
    항상 부모님께 죄송하고 감사한데,
    그 은혜를 모르는 것처럼 살아가는 게
    너무 죄책감이 들어요.

    얼른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매일 있어야 할 곳을 지키지 못해,
    아니 않아서 자책을 하게 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