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인문 제재 분야별 기출 모음 (1) -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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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사회 인문 제재 분야별 기출 모음 (1) - 진리.PDF
안녕하세요, 디시 수갤·빡갤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국어 강사입니다.
지난번 경제 지문 정리와 법·행정 지문 정리에 이어서 오늘부터는 인문(주로 철학) 기출 지문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예상하시겠지만, 또 면피용 잡담을 조금 하고 싶습니다: 저는 철알못입니다.
제가 대학에서 인문계열(영어영문학과)을 전공하긴 했습니다만, 솔직히 원래 인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문학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상경계열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거기 갈 수능 점수는 안 되고 결국 차선책으로 소위 SKY 간판 따려고 영문과를 선택한 게 맞습니다. 그리고 전에 한 번 오르비에서 인증한 적이 있는데, 제 대학 전공 성적은 학과 꼴찌에 수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놈이 감히 철학 관련 텍스트를 분류하려니 마음이 엄청 켕기는 게 사실입니다만, 일단은 그 동안 수능 언어/국어 영역을 가르쳤던 오랜 경험을 살려서 도전을 해보겠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하는 관대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고, 부족한 부분은 쪽지나 댓글로 피드백 주시면 바로 보완하겠습니다.
우선은 '진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구분 기준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관한 기출 지문부터 모아봤습니다. 난이도가 높진 않지만, 읽다보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지문들이라고 생각해서 가져왔습니다.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시간과 문제풀이에 너무 구애받지 마시고 독해에 초점을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cf. 들어가기에 앞서 읽어볼만한 텍스트
계몽은 인간이 스스로 초래한 미성년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년 상태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자신의 오성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미성년 상태는 그 원인이 오성의 결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자신의 오성을 사용하려는 결단과 용기의 결여에 있다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감히 알려고 하라[(라틴어)Sapere aude / (영어)Dare to know]! 너 자신의 오성을 사용하려는 용기를 가져라!"
이것이 계몽의 표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이 오래 전에 그들을 타인의 지도에서 해방한 후에도 평생 미성년 상태로 기꺼이 남아 있으며, 또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그들의 후견인으로 자처하고 나서는데 그 원인은 게으름과 비겁함이다. 미성년으로 있는 것은 매우 편하다. 나를 대신하여 오성을 지니고 있는 책 한 권이 있다면, 나를 대신하여 양심을 지니고 있는 성직자가 있다면, 나를 대신하여 섭생을 판단해주는 의사가 있다면 등, 그렇다면 내가 스스로 애쓸 필요는 없다. 돈만 지불할 수 있다면 나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귀찮은 일들은 다른 사람들이 대신 맡아줄 것이다. 인류의 압도적인 다수가(여성 전체를 포함하여) 성년 상태로 나아가는 걸음을 어려울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일로 여긴다는 것, 친절하게도 그들의 감독을 자임한 후견인들은 바로 이 점을 확실히 해둔다. 그들은 우선 자신들의 가축을 멍청하게 만들고, 이 온순한 피조물들이 그들이 가둬둔 보행기에서 감히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하도록 신중히 예방해둔 후에, 혼자 걸으려고 시도할 경우에는 그들을 위협할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상 그 위험은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것이어서, 몇 번만 넘어져 보면 곧잘 걸을 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런 예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소심해지고, 겁을 먹어 그 이상 어떤 시도도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각 개인이 거의 자신의 본성이 되어버린 미성년 상태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는 심지어 그 상태를 좋아하게 되었고, 당분간은 실제로 자신의 오성을 사용할 능력도 없는데, 이는 사람들이 한번도 그에게 그런 시도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도와 형식, 천부적 자질을 이성적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오용하는 이 기계적 도구들은 영원히 지속되는 미성년 상태의 족쇄들이다. 그래도 그것을 벗어던지는 사람은, 그렇게 했다 해도 아주 좁은 도랑조차 불안하게 뛰어넘은 셈인데 이는 그가 그런 자유로운 동작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 정신의 노력을 통해 미성년 상태에서 빠져나오고, 그러고도 확고하게 걸어가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그러나 민중이 스스로 계몽될 가능성은 그보다 더 크다. 아니 그들에게 자유만 허용된다면 그것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거대한 군중의 후견인들로 자리잡은 사람들 중에도 언제나 몇몇은 스스로 사유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며, 이들은 스스로 미성년 상태의 멍에를 벗어던진 후에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 사유해야 한다는 인간의 소명에 대해 이성적으로 평가하는 정신을 퍼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특기할 점은, 애초에 그 후견인들에 의해 멍에를 짊어지게 되었던 그 민중이, 그 후에는 스스로 계몽의 능력이 없는 일부 후견인들의 사주를 받고 나면 그들 자신이 그 후견인들에게 강요해서 그 멍에 아래에 머물고자 한다는 사실이다. 편견을 심어주는 것이 그렇게 해로운 까닭은, 그 편견들이 결국에는 그것을 처음 일으킨 장본인들 또는 그 선행자들에게 복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공중은 아주 더딘 속도로만 계몽에 이를 수 있다. 혁명을 통해서는 개인적인 전제나 탐욕과 지배욕에 의한 억압은 무너뜨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고방식의 진정한 개혁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그 대신 새로운 편견이 옛 편견과 다름없이, 생각없는 거대한 군중을 조종하는 끈 노릇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계몽에 요구되는 것은 자유뿐이다. 그리고 자유라고만 불릴 수 있는 것 가운데 가장 무해한 것, 즉 바로 자신의 이성을 모든 일에서 공적으로 사용하는 자유다.
- 임마누엘 칸트 저. 강유원·정지인 공역. 《'계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 (1784)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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