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영어 선생님/과외러/고수/성적끌올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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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주제가 있습니다 ㅎㅎ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3등급 이하, 특히 4~5등급 학생들이 국어와 영어에서 크게 보이는 증상(?)인지라 이에 대해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오르비에 글을 올려봅니다.
당연히 가르치는 입장이라면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강사는 결국 모든 등급에서 적용 가능한 general한 방법론적인 부분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단편적으로 노베이스들이 겪는 어려움을 개선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통달하긴 여간 쉽지 않기도 하고, 그럴 필요도 없기도 해서 그간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이라...
그간 굉장히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오고 성적을 미친 듯이 올린 적도 많지만... 막상 학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제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으니 가불기의 단어 '케바케', '사바사'로 퉁쳐지는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세심하게 교재와 강의를 구성하고 싶어서 ㅎㅎ
이 흔한 증상을 얘기해보자면 국어를 풀 때 학생들은 말 그대로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읽다 보면 어느 정도 이해도 갑니다. 그러니 쭉 글을 읽어 내려갑니다. 그러나 3문단을 읽을 때는 1,2문단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일단 쓱 쓱 내려가면서 '아 그렇구나, 아 그렇구나' 하면서 내려갑니다. 그러나 내가 읽는 이 문단과 이 문장들을 처리하느라 머리에 남는 내용은 정작 없습니다. 그래도 문제는 풀어야 하니 문제로 갑니다. 그러나 내 머리에 남은 것은 애매하기 때문에 자꾸 지문으로 돌아가서 그 부분을 찾으려고 합니다. 위치나 내용이 잘 찾아지지 않습니다. 내 독해 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찾느라 한 참 걸리다가 겨우 찾아서 판단을 하곤 합니다.
영어에서는 학생이 열심히 단어를 외웁니다. 입시 커뮤니티를 보니 성적을 올린 사람들과 과목 전문가들이 어휘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휘 책을 매일 공부합니다. 구문 강의 몇 회독까지 합니다. 노베라는걸 알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막상 글을 읽으면 뭔 내용인지 '한국어'로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문장 구조 파악을 하고 해석을 하느라 그것까지 하기에는 너무 벅찹니다. 인강 선생님과 과외 선생님은 유기적으로 연결해라, 결국 필자의 논지 파악만 하면 된다 하는데, 나에게는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문을 읽으면 머리에 남는 것은 몇 가지 키워드와 뭉뚱그린 내용 뿐입니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선지 판단을 하려고 하니 그걸 알고 낚시를 거는 선지에 항상 당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이걸 문해력 부족이라는 넓은 개념으로 퉁치는 느낌인데, 결국 문해력의 부족은 맞긴 하지만 구체적인 능력들의 부족이 합쳐진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캐스트에 올라와 있는 문장의 명료화(저는 '후려치기'로 가르치곤 합니다)할 수 있는 능력, 넓게 퍼진 개념들을 합쳐서 구조화할 수 있는 능력, 독해 교육에서 언급되는 Top-down process의 부재, 어휘력의 부재, 내용들을 끌고 내려갈 수 있는 작업 기억 능력의 부재 등 수많은 능력들이 부재하기에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작업 기억 능력과 같은 능력은 오르비에서 꽤나 많이들 최근 언급을 하시곤 합니다만, 사실 이게 주된 문제라고 해버리면 지능 이슈로 가버리기 쉽상이고..그렇다면 너무 수험생들은 힘 빠지게 되기도 하고 노베->유베를 짧은 기간 이룬 분들은 설명하기 쉽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수능을 준비하는 1년 내에 확보하기 굉장히 어렵고, 확보하는 방식마저 천차만별인지라...특히 저 능력들을 요구하는 시험의 끝판왕이 LEET와 PSAT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단기간 확보가 여간 쉽지 않으니 리트신수설(?)과 같은 말도 나온다고 생각하구요.
1. 과연 이 증상의 주범은 접근 방법론, 지식의 부재일까요? 아니면 인지 능력의 문제일까요? 당연히 복합적이겠지만...뭐에 더 가깝다고 보시는지요? ㅎㅎ
저는 원래는 6:4(지식과 방법론이 6)이었는데 최근에 내신과 1~2학년 수업을 하게 되면서 저학년 노베이스 학생들을 많이 가르쳐 보니 4:6~3:7로 바뀐 것 같습니다.
모 강사께서 이전에 수천 만원을 써서라도 아이 트래커로 등급별 독해 과정에서의 인지 과정을 연구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하셨었는데...저도 그러고 싶은 맘이네요 ㅋㅋ
2. 후자라면 과연 정시 파이터, 특히 단기간 동안에 이 능력을 갖추기 위한 훈련을 어떻게 시키시는지요?
교육자로서의 제 경험을 공유하자면 결국 짧은 글부터 차근차근 '요약'하고 '설명' 할 수 있다면 그 글을 이해하고 구조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가르치곤 합니다. 그래서 짧은 문장 단위부터 요약, 단순화를 시킵니다. 영어 과목 특성상 더더욱 필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라...
다른 분들도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공유해주시면 수험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이외에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누실 분들은 무엇이든, 누구든 대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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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는 앞문단의 내용을 생각안하고 넘어간다는게 진짜 공감되네요 제가 3등급일때 그랬으니까요..
그 누구든 노베였던 적이 있다면 다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헉 ㄷㄷ 저 국어 증상 그냥 전데...
그리고 6모 4등급인데 ㅠㅠ
1. 2:8 정도라 생각합니다. 언월도가 사기템은 맞는데 결국 그걸로 괄목할 성과를 내려면 인자강이 들어야 하는것처럼…?
2. 문장요약+멈추기를 가르칩니다. 반복되는 어구(해석이 비슷하거나 단어가 같거나)가 나오면 앞 줄 어구랑 연결짓는다/주술관계가 복잡하면 나눠서 처리해도 괜찮으니 망나니처럼 굴지 마라 등…
+ 사실 노베들 가르칠때는 적극적태도 함양도 신경쓰는 편입니다. 맞아도 달려드는 놈은 언젠간 이긴다, 지금 틀리고 고치는게 수능때 틀리고 우는것보다 낫다 등… 자주 말해주는 편입니다. 물론 생각없이 뱉는건 좀 눌러야 하겠지만요…
국어는 솔직히, 힘 빠지는 말이지만, 재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정보 처리에도
애를 먹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재능의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성과를 내려면
수능 국어를 대하는 태도를 옳게 세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글을 처리해야 할 정보 덩어리, 분석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기 전에
우선 글쓴이가 내게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 왜 이 글을 썼는가
그것을 생각하며 흥미, 궁금함을 가진 상태로 읽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직관 적합성이 높은 정보에 대한 인지 자원 소모는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해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야 한다고 봅니다
문학에 있어서는 '수능 문학'이라는 울타리에 완벽히 익숙해져서
주제와 내용을 예측하고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조금이나마 전달해 드리고자 [국어학습총론]을 쓰고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단기간에 이러한 과정을 수행해야 하기에
더더욱 다른 곳에 눈 돌리기 전에 기출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물론 많은 수험생분들께서는 불안한 마음에 자꾸 기출을 끝내고 리트나 사설로 가려고 하시지만......
국어의 경우 단기 기억력과 정보의 유기적 연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머릿속의 기억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하는 사람일수록 뇌 속의 정보를 잘 조합해서 거짓말을 더 잘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타고나는 부분이 크겠지만 해야할 일은 분명하기 때문에 (정보를 기억하고, 기억한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훈련을 통해서 최대한 능력을 기르게 시켜봅니다.